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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메이커/2018 미국 서부 - 봄 | 가을

[미국] LA -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

by 황희상 2019. 7. 3.

앞의 글에서 소개했던 박물관 베스트3에 들어가는 그곳이다. 왕년에 뮌헨에 갔을 때 세계 최대규모의 과학박물관 "독일박물관"을 가봤다고 자부하던 우리의 박을 터버렸던 곳이다. 일단 이곳은 주차장에서 입구로 걸어가는 길에서부터 이미 남다르다. 지레의 원리로, 어린 아이의 힘으로도 픽업트럭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해두었다. 기본 스케일이 이렇다. ㅎㅎ

What  is an echo? What  is an echo? What  is an echo? What  is an echo? ..... 글자가 점점 작아진다. ㅋㅋㅋㅋㅋ
아이들이 바글바글하다. 무료입장이거덩!
무료라서 시시한 박물관인 줄 알았건만...
뭐, 실제로 쓰던 우주비행 장비를 갖다 놨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 했는데...
이런 것도 막 한쪽에 있고 막... 그래도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응??

"두려움"이라는 주제로 전시관이 있다. ㄷㄷㄷ 과학 박물관에서 이런 주제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전시가 가능하다니.. 갑자기 총소리가 났을 때 사람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슬로우모션으로 녹화해서 보여주거나, 전기가 통하는 곳에 손가락을 대보라고 하고, 거기서 손가락을 떼려는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두운 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구멍에 손을 넣어보라고 한다거나... 맹수의 습격을 가상현실로 보여주면서 내 행동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관찰하게 하는 등... 정말 놀라웠다.

과학박물관이라 해서 무슨 기계만 잔뜩 갖다놓는 것이 아니었다. 첨단 학문의 세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일상 생활의 것으로 연결지어 제시하고 경험하고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할 때, 인간에게 내재된 두려움은 제약요인이자 동시에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런 내용을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 미국의 박물관 수준에 감탄을 거듭하며 돌아다녔다.

게다가 이게 무료입장이라고?!!

양력의 원리를 그림으로 배운 우리는 얘네들이 부러울 수밖에... 얘들은 강한 선풍기 바람에 날개를 달고, 말 그대로 "떠오른다!" 

생명과 생명 현상에 대해, 확대 또는 리얼 사이즈로, 또는 거대한 사이즈로, 알기 쉽게 보여주며..

실제로 살아있는 생명체를 갖다놓고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게 모형이 아니라 실제로 꿈틀꿈틀 ;;;
자동차의 각 요소들에 숨어있는 과학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심지어 박물관 에스컬레이터는 오픈형으로, 내부 작동 방식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이거 다들 궁금했잖아!)
게다가 규모는 또 어찌나 큰지... 저 표지판 하나당 웬만한 소형 박물관 하나 수준의 전시관들이 딸려온다. 한 군데 들어갈 때마다 우리는 작은 비명을 질렀다. 그만! 그만 좀 해!! 이러며...
이건 또 뭐냐면... 여러 통유리 창 밖으로 공원이 보이는데...
망원경으로 봤더니 그곳엔, 그 공원에 실제로 서식하는 새 둥지가 있고;; 그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게 되려면 아예 건축 단계에서 설계하고 설치했어야 하는 공간이란 뜻이고, 그곳에 새들이 와서 살도록 어떻게든 하겠다는 박물관 측의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한 것 아닌가.
이건 구글맵에서 LA 주변의 특정 지역을 겨냥(?)하면 그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팝업되는 방식이다. "아 우리 동네에 딱다구리가 사네!"
해저 깊은 곳의 수압이 크다는 것은 우리가 "안다". 하지만 느껴봤는가?? 저기에 손을 넣으면, 그걸 느낄 수 있다!
혹시 뭐 평소에 잠수정 운전 좀 해보고 그러시냐는....?? 여기서는 해볼 수 있다! ㄷㄷㄷ
사막과 극지방의 실제 온도(!)로 조성된 전시실. 그리고 그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동물들... (다시 말하지만, 얘네는 진짜 살아있다.) 북극곰은 아무래도 윤리적인 문제로, 털만 만져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예산이 없어서는 아닌듯!!!)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의 변화들을 너무나도 알기쉽게 배울 수 있다.
벌레들이 얼마나 지구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지를 "너무" 리얼하게 보여준다. ㄷㄷㄷ
강이 어떻게 지형을 형성하는지...... 글로 배울 것 있나? 걍 하나 만들어보면 된다.
새우가 인큐베이터 속에서 부화(...) 되고 있다.
한쪽에는 거대한 풀장이 있고, 뭔가 큰 물체가 잠겼다가 떠올랐다 하면서 수조의 수위를 높였다 낮췄다 하고 있었다. 저게 뭔가 했는데, 그건 아래층에 내려가서 알게 되었고, 그 순간 우리는 경악을 했다.
이거... 윗층에서 위 아래로 움직이던 그 커다란 물체는, 에버랜드의 캐리비안 베이에서 인공파도를 만드는 것처럼 수족관 내부에 '해류'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2층 높이의 거대한 수조에는 실제 바다처럼 물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물고기들과 수초들은 그 물결에 따라 한들한들 움직이며 실제로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즉, 우리는 이날 "살아있는" 수족관을 본 것이다. ㅠㅠ

 

이제 우리는 실제로 사용되었던 우주왕복선 엔더버 호(Space Shuttle Endeavour)를 보기 위해,
건물 밖에 별도로 마련된(얘는 너무 커서 별도 공간이 필요함) 특별전시실로 이동했다.

우주왕복선 엔더버 호와 같은 기종(?)에 장착되는 연료탱크까지 보고
우리는 이제 "지쳐서" 그만 보기로 했다.

 

아무리 똑똑하고 돈이 많아도 그렇지, 박물관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공짜로 풀면 한국에서 태어나서 인생의 절반을 살아버린 우리는 어쩌라는 것이냐. 부러움의 눈물(?)을 흘리며 우리는 그렇게 영혼까지 탈탈 털려 넉다운 된 상태로 사이언스 센터를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미국, 너무 부럽다. ㅠㅠ

LA의 박물관 두 곳이 이틀 연타로 우리를 뚜까패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우리를 놀라게 할 박물관은 없지 싶었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예상은 나중에 시애틀에 가서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주의 !! - 우리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2018년이었는데, 2023년 2월에 방문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내부 전시도 많이 바뀌었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변한 것인지 아니면 예산이 축소된 것인지, 작동되지 않거나 고장난 전시물이 많았다고 한다. 이점 참고하시기 바란다. 2023. 2. 20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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