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전쟁 : 이원론이 낳은 일원론의 폭주
중세의 대(大)참사였던 십자군 전쟁을 어떤 세계관으로 해석해야 할까? 대답은 하나가 아니다. 동기와 목표를 분리해서 바라볼 때, 대답이 두 개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대답을 하나로 통합해서 말할 방법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십자군은 '이원론적 인식'으로 발화되어 '일원론적 목표'를 추구했던, 기이하고 틀려먹은 역사적 실험이었다. 십자군 운동은 흑백 논리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이분법적 사고를 동력으로 삼았다. 서유럽 기독교 세계는 이슬람 세력을 단순히 이웃나라 혹은 정치 / 경제적 경쟁자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이슬람을 '악(Evil)'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을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선'의 위치에 놓았다. 극단적 이분법은 배제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적 기반이 된다. 전쟁의 잔혹함과 약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