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간하고 두 달 내로 이곳 저곳에 올라온 서평을 모았습니다. 물론 모든 서평을 다 모은 것은 아니고, 다양한 스타일을 보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평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황희상 올림. ^^
지난 1991년부터 장로교회에 출석했으니 나는 26년째 장로교회 성도이다. 그런데, 장로교회의 교리표준과 관리표준인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결과물을 본격적으로 보고 읽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구입한 G. I. 윌리암슨의 소교리문답강해를 이리저리 넘겨본 것이 최초로 접해본 기억이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출석한 교회에서 다시 “웨스트민스터”라는 이름을 들었는데, 이는 학생신앙운동(SFC) 모임 때 외치는 강령 때문이었다. 강령의 첫 번째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우리의 신조로 한다.”
대학생때에도 신조를 배우기는 했지만 개략적으로 간단하게 배웠었다. 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동일했다. 다행히, 신조학 과목의 과제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영문과 국문으로 1번 필사하는 것이어서 그때서야 신앙고백서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는 자세히 배우지 못했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로교회에 속해 있으면서도 그 신조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굉장히 많을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었다면 나도 아주 늦게 접했을 것이다.
이번에 흑곰북스에서 나온 『특강 종교개혁사』는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의 배경과 의미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왜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알아야 할까? 이 문서들은 우리가 믿는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그 믿음에 기초하여 하나님을 어떻게 예배하고 교회를 이루며 살아갈지 가장 잘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장로교회 성도는 이를 알고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아니, 다른 교파 성도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가 종교개혁의 정점에서 나온 문서라는 사실에 있다.
이 책은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만들었던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배경과 진행과정과 그 의미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다루고 있다면 『특강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되어야 할 텐데, 왜 『특강 종교개혁사』라고 했을까? 필자는 저자의 소신이라고 생각한다. 즉,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결과물이 종교개혁 사상을 가장 잘 담아내었다는 소신(필자도 동의한다)이 담긴, 모든 성도들이 함께 공유해야 할 위대한 유산이라는 소신을 반영하는 제목이다.
흑곰북스의 전작을 아는 독자들은 이 출판사가 내용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책을 조금만 넘겨보면 생소한 이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책의 문체도 딱딱하지 않고 아주 친근해서 글이 굉장히 잘 읽힌다. 독자를 위한 저자의 배려이다. 이는 저자 자신이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문서들과 자료들을 직접 읽고 자기 것으로 충분히 소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친절하게도 책의 뒷부분에는 독자의 더 깊은 공부를 위해 참고문헌까지 간략한 설명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자. 크게 ‘숲 – 나무 – 열매 – 씨앗’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있기 전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다룬다. 이 주제에 대해 많은 글과 강의를 했던 저자의 실력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서양사에서도 이 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특유의 재치로 저자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그 가운데 독자는 당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상황을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무’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시작 전에 있었던 일들을 다룬다. 제임스 1세와 찰스 1세 시대를 살펴보는 부분이다. 두 왕이 왜 교회에 대해 그런 정책을 취했는지, 배경과 의미를 쉽게 공부할 수 있다. 앞보다는 좀 더 복잡하므로 독자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그러나 문체는 전혀 어렵지 않으니 꼼꼼하고 차분하게 읽어나가면 유익을 얻을 것이다.
‘열매’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치열하게 전개된 논쟁들을 다룬다. 교회정치와 예배모범의 작성배경과 그 의미를 밝히는 부분이다. 이 책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독자들은 당시의 문제가 그때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도 여전히 해당되는 것임을 생각하고 이 부분을 읽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 저자도 필요할 때마다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말하고 있다. 역사 공부, 특히 교회사 공부는 사실만을 아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배운 사실을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연결해서 생각하고 평가하고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씨앗’은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을 다룬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이것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수많은 위험 속에서도 어떻게 보존되었는지를 볼 수 있다. 필자는 그 과정을 책으로 보면서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배경을 알고 나니 기존에 알고 있는 문서가 아주 새롭게 보인다. 독자들도 그런 경험을 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에필로그는 총회 이후를 다룬다. 안타까운 일과 그럼에도 그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부분이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결과물은 기적적으로 보존되고 전해져왔다.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저자는 이전과 다른 문체로 독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행간과 문맥을 고려하며 읽기를 추천한다. 그러면서 본문 옆의 사진자료들과 도표들을 꼼꼼히 보면서 정리하면 더욱 유익할 것이다. 특히 각 장의 도입부에 있는 12개의 삽화를 유심해서 보기를 바란다. 그 삽화는 각 장의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도 감동이 쉬이 가지 않는다. 교회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필자는 기회가 되면 저자가 소개한 다른 책들을 구입해서 읽을 생각이다. 또 총회의 결과물을 더 꼼꼼히 읽으며 정리해보려 한다. 기회가 된다면, 이 아름다운 유산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책이 나오는 과정을 보면서 조마조마했는데,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책으로 나와서 정말 감사했다. 이 책이 한국의 모든 장로교회에 널리 읽혀지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꼭 우리 때는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오직 우리 주 예수님이 다스리시는 교회들이 멋지게 세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특강 종교개혁사는 장로교회를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 유재현
나는 교회를 다니면서 내가 어떤 교회를 다니는지 잘 모르고 다녔다. 누가 물어보면 “아~나 ○○교회 다녀”라고 얘기하거나 “나 ○○○목사님 교회 다녀”라고 얘기했지 내가 어떤 교단에 속해 있는 어떤 노회 소속의 교회인지를 잘 모르고 다녔다. 관심도 없었고 별로 머가 다른지도 몰랐다. 조금 성경을 알게 되면서 좋은 교회를 찾아다니게 되었을 때도 내가 속해 있는 교단 노회보다는 내가 출석하는 교회만을 생각하고 다녔다.
내가 만나본 많은 목회자들도 그랬었다. 바른 신학 바른 말씀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내가 있는, 내가 시무하는, 내가 개척할 교회를 많이 말씀하셨다. 나는 대한예수교 장로회(○○)의 ○○노회의 목사라고는 잘 생각하시는 않는 듯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또 당연했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 때문에 교회는 어느덧 '개교회중심주의'에 물들었다. 우리 교회, 우리 목사님만 생각했고 장로교회에 다닌다는 생각은 어느덧 잊혀져갔다. 말씀과 신학을 약간 알게 되면서 바른 말씀을 전하는 교회를 찾았지만 ‘지금 출석하는 우리 교회만 괜찮으면 되었지이 정도면 괜찮지’를 반복하고 있었다. 내가 나름 성경에 근거한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성경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장로교회가 무엇인지는 정작 잘 몰랐다
‘특강 종교개혁사’는 이런 나에게 장로교회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너무나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며 선배들의 노고를 통해 한국에 세워진 아름다운 장로교회를 사랑하게 되었다. ‘특강 종교개혁사’는 장로교회를 다니면서도 장로교회를 잘 몰랐던 나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선물이다.
지금 장로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일독 아니 최소 10독을 권한다. 그러면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셔서 16~17세기 영국의 선배들을 통해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이끌어가시고, 또 시간이 흘러 이 멀리 대한민국에 장로교회를 세우시고 지금 나를 이 자리로 부르셨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장점:
1. 일단 쉽다.
복잡한 종교개혁을 알기 쉽게 서술했다. 역사를 보통 서술하는 책들은 많은 등장인물과 복잡한 사건의 전개 때문에 주의 깊게 읽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알기쉽고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설명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삽화가 들어있고 내용의 요약이 잘 되어 있어서 머릿속에 쉽게 그 당시를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가독성이 아주 좋다. 중학생 정도라면 책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내용이 아주 깊다
보통 책이 쉬우면 내용이 얕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치밀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작가는 마치 한땀한땀 수를 놓아 만든 것처럼 책을 만들었다. 자세한 사료 문헌을 일일이 조사하여 본문을 한줄한줄 쓴 듯한 인상을 받았다. 중간중간에 삽화나 그림도 정말 꼭 필요하면서도 정교하게 문헌을 연구하여 만들었다. 런던지도에 예배당 위치를 찾아내어 색깔을 입힌 그림은 정말 압권이었다. 이런 자료 하나하나가 작품이 되어 책이 완성되었다.
3. 신앙고백에 근거하여 역사를 기술했다.
역사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이 책은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 신앙고백에 근거하여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 책의 문제제기와 인식과 해법은 성경을 가지고 고민하는 신자라면 누구나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을 때 동의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4. 현장감 있게 서술했다.
그 시대로 돌아가 그 장소에 있고 싶게 기술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인상을 많이 주게 책을 만들었다. 내가 웨민총대들과 같이 숨을 쉬고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게 책을 썼다. 나 또한 그 장소에 가고 싶었다. 영국에 간다면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들고 이 책에 나온 곳을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가서 헨리 7세의 예배실도 가고 예루살렘 챔버의 벽난로도 꼭 보리라.
단점:
1. 같은 주제에 대한 차기작이 반드시 필요해보인다. (특강 종교개혁사 시즌 2,3)
이번 책은 영국 특히 웨스트민스터 총회로 국한되었다. 동시대에 대륙에서의 종교개혁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서술이 약한 것은 다음편이 반드시 있기 때문일거라고 확신한다. 저자는 이미 충분한 역량으로 지금의 작업을 해냈다. 다음편(ex>16세기 제노바의 종교개혁, 도르트신조를 중심으로 한 도르트 총회 등)도 최대한 빠른시간안에 충실히 작품을 구상하여 저술할 것으로 기대한다.
2. 단번에 읽기에는 시각적으로 좀 어지러운 면이 있다.
글이 쉬워서 가독성이 아주 좋으나, 삽화가 많고 중고등학교 참고서 같은 느낌 때문에 연속적으로 책장을 넘기면 시작적으로 좀 어지러운 느낌이 든다. 천천히 한장한장 곱씹으면서 읽을 것을 권한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눈이 아파서 좀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3. 좋은 내용에 비해 너무 쉬운 글로 인해 가볍다는 인상을 줄수 있다. 이게 진짜 실력인데 말이다.
그동안 16세기의 루터와 칼빈등의 종교개혁자들을 중심으로 한 책은 많이 있었고, 전문적인 책들도 많이 번역되어 왔지만 영국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에 대해 초점을 맞춰 저술된 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책은 현재 한국에 출판된 책 중에 영국에 종교개혁에 대해 가장 정확하며 깊이있게 서술한 책이다. 그런데 문제는 글을 너무 쉽게 썼다. 그래서 아주 좋은 내용에 비해 책의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고 착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리고 다 읽고는 독자 자신이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착각할 가능성이 많다. 이책을 읽기 전까지는 아는 것이 전무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4. 무엇인가 더 말하고 싶은 것을 약간 감춘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히 저자는 더 말하고 싶은 무엇이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다 기술하지 않은 듯하다. 연약한 독자들을 배려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시원하게 내질러 주면 어떨까? 그런다고 저자가 한국 교회에서 쫓겨나지 않는다. 재판 삼판때는 다하지 못한 말을 조금 넣어주면 어떨까. ◆
추천도서 입고 소식 : [특강 종교개혁사] - 구재원
'개혁주의' 또는 '교리'라는 말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학교 다니는 동안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듯한 무력감이 자주 들어 선택했던 '제임스 패커'님의 몇 권의 책(아시죠?)을 보다보니, 나름 근래들어 따끈따끈하다던 황희상님(그분은 바빙크님처럼 수염이 따끔따끔하기로 유명하시다죠!)의 ([지금시작하는교리교육])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압도적으로 간결한 핵심을 파고드는 정리, 역사를 모르는 이들을 배려하면서도 애잔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서술, 나름 역사신학도인 내가 보기에도 그 책은 애장도서 1위가 되어도 충분할 내공을 응축하고 있었다. 왠지 '리차드 뮬러'님의 글들을 읽는 것 같은 시원한 면이 있었다.
'장로교'에서 자라고 '소요리문답' 주요내용을 세례문답 때 실제로 외웠던 나였지만, 중학교때 침례를 받은 이후 대학교에 와서 침례교 신학을 접하면서 더욱 그 보다 깊고 아우라가 넘치는 '제2차 런던 신앙고백'을 최종 교리의 보스로 모셨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 동명 저자의 완판저서 [특강 소요리문답]은 지인들에게 권하기만 할뿐 공부하지는 않았었다. 재미있어 보였고 고생스러운 작품이구나 싶어 그 책으로 입덧하고-배아파하고-힘겹게 출산하고-아직까지도 애정하는 저자를 뭉클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그으..르언..드에...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글쎄 이 양반이 역사책을 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종교개혁사]를 특강한다는 것이었다. 책 겉 표지라도 만져보고 싶었다. 아니 맨투맨 영어같은 나름의 똘끼와 친절하다못해 해설이 짖궂던 신앙서적계의 '데드풀'저자의 글을 읽어보고 싶었다. 거의 2-3년 이상의 강연에서 다져진 합리성과 노련미가 장착된 그의 글을 맛보고싶었다. 흑. 그래서 동네에 아직 소리소문도 없던 책을 강제 주문하며 '노원말씀사'를 괴롭히고 얼러서 겨우 손안에 포옥 안아보게 되었다 T-T
그 칼라풀한 색채와 입체적인 현장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 뜨거운 아메리카노 위에 빙산처럼 견고하던 차가운 바닐라 아스크림이 순식간에 녹아나는 듯한 구체적인 설명... 재기발랄한 깜짝 퀴즈와 머리에서 가슴으로 아주 제대로 꽂아주시는 정리 도표 그리고 믿을수 없을만큼 아낌없이 즐겁게 역사속으로 들어가도록 구현된 게임(이건 정말 명물!), 저자의 위트에 웃다가 저자가 속상해하는 대목에서 따라 숙연해지는 스토리에 전작의 향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솔직히 [지금 시작하는 교리교육]이 얼마나 요약적으로 출판한 책인지 이제사 깊이 와닿은 것이다. 나 나름 TH.M 나온 남자인데 저자의 애정묻어난 역사관에 홀딱 반했다. 내가 해온 사역은 무엇이었던가 아련해졌다.
책이 정말 재미지다. 나이들어 뭐하나 제대로 변변하지 않다는 자괴감이 드는 분들, 이 책 한번 들춰봐. '필립샤프'님의 교회사 전집을 확뒤집어 단번에 관통하는 듯한 필력이 고스란히 읽는 이에게 실력처럼 다가온다. 성경이면 되지 뭐 역사인감~ 역사도 보는 사람 뉘긴지 그 관점 다 믿을수 없응게~ 로 일관하시는 분들도 이 마법같은 '종교개혁사 (단권 주석)'에 엄지 척하게 될 것임은 자명할 것이다. 어쨌든 시리즈로 나올 대작을 열번은 꽉꽉 한 권에 눌러 담아주신 '흑곰북스' 대표님께 더더욱 감사드리며 또 읽어보려한다. 마르고 닳토록, 엄지 척!! ◆
오직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시는 교회를 소망하며 - 이응주
며칠전부터 열차를 예매하였다. 빨리 받고 싶은 마음에 3곳의 서점에서 인터넷 예약을 하였다.
화요일 점심 나에게 기다리던 열차표가 생겼다. 그리고 곧장 역으로 달려가 열차를 탔다.
벌써 많은 분들이 열차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두근두근
열차는 타는 플렛폼에는 아는 얼굴들도 한 둘 보이기 시작하였다.
기차에 들어가 갖 내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의자에 내 몸을 맡겼다.
푸~~ 욱~ 이제 열차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어느새 그 움직임따라 내 마음도 움직인다.
전에도 이와 같은 설레임을 경험한 적이 있다. 바로 "특강 소요리 문답"열차를 탈 때였다.
그 이후에 그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기 시작하였다.
바로 뒷조사이다. 그 이후 설교준비가 더 맛있어 진다!! 으흐흐
열차의 첫번째 칸에는 Why 라는 문이 있었다. 이제 열차의 첫 번째 문을 열 시간이다.
첫 번째 문은 나에게 수 많은 도전을 던져주었다.
그 이슈들은 사역을 하는 우리 안에 숨겨져있는 보이기 싫은 씨앗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아무도 모르게 키운다. 그리고 우리도 모르게 그 열매를 취하기 까지 한다.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들을 다시금 열차속에서 발견한다. 바로 300~400년전에서 말이다.
"사제주의". 특별함이라는 함정에서 몸부림치치 않으면 우리는 어느새 이 늪에 빠지게 된다.
그 늪은 견고하다. 그리고 세월을 지나 점점 강력해진다.
아무도 그곳에 손대면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늪에 손을 댄 자들은 또 다른 사람을 오염시킨다.
그리고 아무도 탈출하려고 하지 않는다. 넓은 길이다(마 7:13).매혹적이고 달콤하다. 그리고 치명적이다.
이것으로 인해 루터는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보호하신다.
작센 지방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를 통하여 그를 바르트부르크의 성에 숨기신다.
그리고 그 성에서 1년동안 독일어 성경번역의 일을 하게 하신다.
그 바람은 제네바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 큰 틀을 이룬다.
그리고 가장 잘 개혁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준다(The Best Reformed Kirk)
이제 열차는 웨스트민스트 총회를 향해 달려간다.
그 가운데 수업시간에 들었던 잉글랜드의 헨리 8세, 에드워드 6세, 메리 튜더(블러드 메리), 엘리자베스 1세가 등장한다.
끊임없는 힘의 싸움이 시작된다. 하지만 개혁자들은 함부로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그리고 때가 왔다. 제2차 주교전쟁으로 인하여 의회가 소집되었다.
"두 나라의 교회가 '하나의 신앙고백, 교리문답서, 예배모범서 그리고 동일한 형태의 교회조직'을 소유하자"
찰스 1세의 도발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 그 때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열린다.
역시 하나님은 사람을 준비시키셨다.
이제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만만치 않은 그룹들이 등장한다.
스코트랜드 총대들의 지지를 받은 장로교회파, 군부의 지지를 받은 독립파(대표적 인물: 올리버 크롬웰),
이들을 통해 총회는 긴장가운데 치열한 논쟁이 계속된다.
이제 그들은 "사제주의"에 빠져버렸단 늪을 다 파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뿌리까지 들어 새롭게 아니 처음 우리에게 주셨던 것을 말씀을 따라 정리해나간다.
말씀으로 바로잡고, 성례로 살찌우고, 권징으로 튼튼하게 만든다.
그리고 천국의 열쇠를 베드로가 아닌, 그 고백도 아닌, 제자들(사도들)의 모임에 주셨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 총회는 5년 7개월 22일이라는 대장정가운데, 1163번이라는 회의를 통해 신앙고백서, 교리문답서, 예배 모범을 만들게 된다.거기에는 깊은 은혜가 있다. 바로 배려와 양보이다. 그리고 섬김이다. 그래서 우리가 걸어가는 개혁주는 따뜻하고 인격적이다.
그곳에는 수 많은 눈물과 기도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어떤 이는 피도 흘려야했다.
기차는 종착역으로 다가선다. 그곳에는 이렇게 쓰여져있다.
이제 "오직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시는 교회를 소망하며"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각자 우리에게 주어진 기차에 올라탄다.
이제 여행자로써가 아닌 승무원이 되어 수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그들이 고민했던 그곳,
왜 이렇게 설레이지.......
자랑스러운 책 - 최정복
날마다 새롭게 터지는 뉴스들로 정신이 얼얼하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막장이 펼쳐지고 있으니, 그 충격과 분노 속에서 누가 지금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으랴. 그래도 우리 각자의 삶에는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것이 어느 영역이건 소중하지 않은 영역은 하나도 없다. 기사와 국정 돌아가는 꼬라지 때문에 울분에 휩싸이거나 우울해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래도 무언가 사이다 같은 기분전환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우리 선배들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 아래서도 기도하며 묵묵히 자기들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갔다. 그 열매가 바로 웨민 문서들이다. 그들을 따라 오늘도 묵묵히 자기 사명을 수행한 분의 수고의 열매가 이 책이다. 주일 사역 마치고 보통은 지쳐 쓰러져 자야 할 시간에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이 서평을 기쁘게 썼다.
1. 디자인: Fantastic!
택배기사로부터 책을 받아 들자마자 "이거 참!" 하는 너털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이유는 바로 표지디자인 때문이었다. 삼총사에나 나올 법한 수상쩍은 검은 옷의 사람들 그림으로 어지러이 뒤덮인 이 표지디자인이 참으로 재미있다. 월리를 찾아라 였던가? 그림책 표지디자인이라고 해도 될만하다. 그러나 이 그림 하나 하나 구성들을 보자! 연신 “이거 대박이군”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심오하고, 심오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유쾌하고 재기발랄하다!
정면에 날라다니는 저 의자! 유쾌한 웃음이 터져나온다. 세 집이 나란히 그려진 저 배를 보라! 그 험난한 여정을 풍랑이 이는 항해로? 용기있게 일어나 발언하는 저 사람은 누구인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거만하게 홀을 들고 서 있는 저 사람은 누구지? 아하! 왕자와 거지? 숨은 그림 찾듯 책을 읽어가면서 표지를 한번씩 들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 보니 각 페이지 안에 있는 그림 하나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의미가 담겨 있다. ‘10화에서 공개합니다’라는 삽화를 보면서 황작가님 혹시 아침드라마 작가 출신인가 싶다. 끝까지 흥미를 유발하는 작가님의 인문학적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렇게 각 장마다 나오는 그림을 눈여겨 살펴보다보니 어느새 이 책에 내용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만화책보다 더 그림언어처럼 기억에 남는다. 사진들도 직접 여행가서 발로 뛰며 찍은 것들이다. 이러한 의미심장한 디자인을 본 적 있는가? 누가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진, 그림, 표, 삽화, 말풍선들로 구성된 풀 컬러!...특답이, 하답이에서 보여준 디자인 팀의 실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듯 하다.
2. 책의 완성도: Two thumbs up!
이 책의 완성도는 표지디자인에서 이미 결판났다고 할 수 있다. 정가 2만 5천원은 놀라운 가격이다. 뭐 너무 칭찬 일색으로 책 서평을 쓰면 안될 것 같은데, 일단 이와 비슷한 완성도는 가능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완성도가 높을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이다.
3. 구성: Gooooood!
사실 구성은 주욱 읽어나가야 할 책이라고 하기에는 산만한 감이 없지 않다. 영어회화 수업시간에 사용하던 외국 교재 비슷하다. 매 화마다 첫페이지에서 한 장으로 보여주는 주제 표현, 키워드, 특별자료, 심화학습, 배경지식, 중간정리, 생각해보기..신개념 학습 교재 답게 구성이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이 책의 특징과 활용법을 따라가야 한다. 좀 귀찮을 수 있다. 일단 책을 읽어댈 뿐 아니라, 신개념 학습 교재에 익숙하지 않은 아날로그 같은 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성이 산만하긴 하다. 특답이와 하답이를 통해 이미 익숙해졌어도 이런 느낌은 여전하다.
개념을 분명히 하자. 이 책은 교재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려는 목적만 가진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신개념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우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당장 많이 팔아서 열매를 거두려는 것이 아니다. 20년, 30년 후에 교회를 생각한다. 아! 머리가 숙여진다. 독자를 확실히 정했다. 그리고 치열한 고민을 했다. 분명히 특답이와 하답이와는 다른 구성진 맛이 존재한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다 보면 저자의 강의가 왠지 음성지원하는 듯 하다는 것이다. 와! 이 책은 나같은 독자들도 흡수해낸다. 나는 이 책을 전 교인과 함께 읽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단지 20년, 30년 후만 바라보고 청소년들 교육용으로 읽어야 할 책이 아니다. 오늘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책이다. 마음이 뜨겁다.
4. 문장 Best!
필자는 이미 특답이, 하답이로 교리교육을 하면서 그 진가를 맛보고 있다. 황작가님의 글은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진다. 청소년들과 어른들 모두를 흡수하는 공감능력이 있다. 조금만 어려워지면 이내 등장하는 표와 그림들. 그 심정, 감수성을 표현해주는 문장들은 작가님께서 수많은 강의를 통해 다듬은 것이 분명하다. 음성지원 되는 듯한 강의식 표현들, 수시로 등장하는 구어체식 표현들. 그러나 이내 그 스토리 라인의 핵심을 제시해 내는 이분의 문장력은 도무지 어떤 책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별식’ 같다.
5. 내용 Excellent!
하드웨어를 살펴보았으니 이제 남겨진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일 것이다. 이 책은 그 내용에 있어 흥미와 대중성을 겸비하고 있다. 단지 재미있기 때문이 아니다. 이 역사서가 보여주는 역사적 사실과 가치들이 오늘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을 비추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먼나라 이웃나라\'보다 더 흥미롭다. 당장 이웃이 아닌 나와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기 때문이다. 물론 너무 질리지 않게 슬쩍 슬쩍 끌어가는 전개방식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종교개혁가들의 심장소리를 느끼는 지점까지 인도된다.
이 책의 대중성이란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충격을 느낄 만한 내용들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역사서들과 달리 추론과 가정이 자주 등장한다. 그 추론과 가정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 작가님의 역사관을 배울 수도 있다. 작가님께서 이미 나와 함께 고민하는 동시대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사관은 참 적실하다.
추론과 가정, 역사관을 통한 해석이 있다면 신뢰도는? 이 책에 나오는 사료가 대략 얼마나 될까? 그 사료의 방대함을 세어가는 것도 흥미 진진한 일이다. 방대한 사료를 모았을 뿐 아니라,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지도에 노회 그림 칠하는 일, 각 월별로 교회정치, 예배모범, 신앙고백서, 교리문답에 대한 일정표를 정리하는 일, 오래된 그림들을 자세히 살피고 분석하는 일, 넓은 유럽 대륙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의미를 캐내는 일...‘이 작가님 도데체 누구지?’하는 신비로움까지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방대한 사료들을 정리하여 문맥에 맞게 배열하는 솜씨가 놀랍다.
여기서 놀라움은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이 다루는 교회개혁의 시급한 과제들의 범위와 깊이 또한 대단하다. 물론 황작가님 개인이 가진 관심의 범위와 깊이만은 아닐 것이다.그 근원적인 범위와 깊이는 역사 그 자체라는 점이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웨민 문서들 스스로 말하게 한다고나 할까? 이 한권의 책을 통해 웨민 문서들의 범위와 깊이를 따라가고자 했으니, 여러모로 놀라운 책이다.
6. 결론
이 책에 대한 나의 결론은...“자랑스럽다!"는 것이다. 이런 교재를 엮어낸 작가님께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가장 성경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장로교 원리대로 교회를 세우고 개혁해 나가고 싶은 피끓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
<특강 종교개혁사> -종교개혁의 정점, 웨스트민스터 총회편 - 윤태일
10월의 끝 무렵, 페이스북 뉴스피드는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드래그가 무색하게 쏟아져 나오는 분노와 한탄. 작은 가슴으로는 이를 다 담아내기 힘들어 매스꺼웠다. 잠깐 동안 무력함을 느끼고 있을 때, 새로고침된 페이지가 황희상 교수님의 신간 소식을 알려주었다.
종교개혁'사'
필자는 내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임을 알고 있었으나 실상 종교개혁사에 대해서 무지했다. 이내 부끄러움이 엄습했다. 이는 '광복 70주년'은 알고 있으나 실상 일제강점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에는 어떤 정신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은 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했고 죽음을 불사했다. 우리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진보하든 퇴보하든 부흥하든 쇠퇴하든 그들에게 감사해한다. 그들의 한과 눈물이 '애국정신'을 계승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으로서 현재의 교회로 살아가는 나는 종교개혁가들의 '개혁정신'을 계승하고 있는가? 아니, 그 이전에 그들이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여러 가지 고뇌 속에 필자는 <특강 종교개혁사>발매일을 달력에 적어놓았다.
표지에 나와있는 그림들은 학습서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어디로부터 시작된 개혁인가
종교개혁가라 하면 루터, 칼뱅 밖에 몰랐다. 그런데 이 책은 종교개혁의 역사 속에-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만 해도-이렇게 많은 종교개혁가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어떠한 노력-말도 안되리라고만 치 대단한-을 했는지 알기 쉽게, 그리고 다각도로 보여준다. 중세가톨릭시대와 절대왕정시대를 살았던 이 종교개혁가들은 그 수모와 핍박을 뛰어넘는 '진리수호'라는 가치를 위해 싸웠고 보존하여 물려줬던 것이다. 비록 시대는 어둡고 참된 교회는 연약해 보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교회를 친히 보호하셨다.
5년, 7개월, 22일의 땀방울
교회 역사상 이런 일은 전에도 없었고 그 뒤로도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 싶은 초대형 프로젝트 '웨스트민스터 총회'. 총회에 들어간 자금 규모만 해도 수백 억인데 총회 멤버도 사기급-사무엘 러더포드, 조지 길레스피, 필립 나이 등-이었던 '웨스트민스터 총회'는 총 1362일 중에 1385여 회 모였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 기록에 대한 제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총회를 열었던 신앙의 선배들이 겪은 역경과 고뇌, 합의를 찾아갔던 방법을 아주 잘 묘사했다. 우리는 그들이 물려준 좋은 '유산'-열매-과 거기에 담겨있는 '정신'을 꼭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서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개혁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읽자, 새기자, 나아가자
역사는 어차피 반복된다고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 아니라 역사는 반복되기에 역사에서 주어진 교훈과 은혜를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 따라서 역사를 알아간다는 것은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며 현재에서 조망하듯 '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미래를 관측하고 '소망'을 얻는 과정이다. 종교개혁사는 주께서 친히 보존해주시는 '보이지 않는 교회'의 역사이며 <특강 종교개혁사>는 그 은혜를 추적하는 신개념 학습서-읽기 쉬운 문체와 적절한 그림사진도표 자료, 그리고 확인과제을 두루 갖춘-이다. "25,000원에 이 퀄리티, 이 두께, 이 내용을 담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질 '좋은' 종이로 400페이지. 성경 두께에 버금간다.
특강 종교개혁사를 읽고… - 변무영
1 쉽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종교개혁사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영어 단어를 암기하거나, 한자를 외울 때면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황희상 선생의 특강 종교개혁사는 한 번 읽었는데, 흐름이 머리에 거의 다 들어와 있다. 한두 번만 더 읽으면, 책 없이 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신기한 점은 책 내용이 영국의 종교개혁사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간 여러 권의 종교개혁사를 읽었다. 덕분에 독일과 스위스의 종교개혁에 대해서는 대강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영국의 종교개혁은 별로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영국에서의 종교개혁사는 복잡하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 독일과 스위스의 종교개혁사에 비해 덜 중요한 듯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니 별로 기억에 남을 것도 없었다. 그런데 황희상 선생의 종교개혁사는 영국에 집중되어 있는데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혔다. 흐름이 머릿속에 분명히 남아 있다. 중요성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필력이란 이런 것인 모양이다.
2 오늘과 대화하는 종교개혁사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생각했다. “이거 역사책 맞아?” 교회정치, 예배모범, 신앙고백서, 교리문답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계속 내가 지금 목회하고 있는 우리 교회를 말하는 것 같았다. 옛날 이야기가 아니었다. 옛날에 교회가 개혁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오늘 교회를 개혁하자는 말이었다. 16세기와 17세기가 아니라, 21세기를 이야기하자는 거였다. 루터와 칼빈이 아니라 나를 보자는 말이었다. 그래서 아프기도 하고, 들뜨기도 하고, 미안해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생각이 많아졌다.
3 생각을 바꾸는 종교개혁사
나는 장로교 목사다. 그런데 장로교의 뿌리인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에 대한 이해는 저급한 수준이다. 개혁주의 하면 화란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하나 되는 세 고백서’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했다. 더 나은 것이 있다고 믿었으니,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을 깊이 보지는 않았다. 이 책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역사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 때문이라고 알려주었다. 저자의 목적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보게 하는 거라면, 적어도 한 사람에게만큼은 목적을 달성한 것 같다. ◆
교리교사로 이미 널리 알려진 황희상 선생의 새로운 책이다. 교리교육에 불을 붙인 저자의 공헌으로 한국교회에는 교리교육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뭐~ 황 선생, 말고도 수고한 분들이 허다하게 많겠지만, 신개념 교리교육으로 한눈에 쫙~ 전체를 조망하는 탁월한 방법론에 큰 변화를 불러와 교리교육에 크게 공헌한 것을 부인하기를 힘들 터. 이번에 출간한 특종(특강, 종교개혁사) 역시 꿰뚫어 내는 시원함이 있다. 숲과 나무, 열매와 씨앗, 이렇게 4부의 큰 구성과 세부적으로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경으로부터 역사의 줄거리와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꼼꼼한 결과물들까지 한 눈에 들어오도록 장을 배치시켰다.
몇 번의 강의를 들었던 입장에서 책으로 나오기를 고대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정리되어 묵직하게 손에 들려지니 뿌듯하다. 섬세하고 꼼꼼하게 다듬고 또 다듬어가는 땀방울과 진한 수고가 배여 있는 작품이다. 날밤 새우며 흰머리 늘어가는 수고가 더해진 만큼, 복잡하게만 보였던 장로교회 형성의 역사는 쉽고 선명하게 정돈되었다. 목차를 펼치는 순간 이미 시작과 끝이 훤하게 보인다. 몇 번 들었던 강의의 영향도 있겠지만, 읽어내면서 확실하게 정돈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장로교회사가 한 번에 제대로 명료하게 정돈되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그런데 읽어 가면 어느새 그렇게 된다. 교회사도 이렇게만 배워갈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교리교육의 일반화에 큰 몫을 한 것처럼, 교회사교육의 새로운 방법론의 길을 열어내는 사건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역사를 알아간다는 것은 정체성을 알아가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람은 한국의 역사 공부를 통해서 소속감을 가지게 되고, 선조들의 역사를 자기의 역사로 받게 된다. 신앙 역시, 성경의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받아,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소유로 굳게 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사 교육은 사활적이다. 특종은 장로교회 성도로 산다는 정체성을 세워주는 근본을 튼실하게 세워 줄 좋은 책이다. 특종의 방식으로 초대교회사, 중세교회사, 근대교회사를 다루어낼 수 있다면, 더 없는 한국교회에 공헌하는 일이 될 것이라 본다.
이 시대가 끝나지 않은 종교개혁의 시대가 되길 - 원동연
까만곰돌이 출판사의 신간이 나왔다. 책을 배달 받기 전까지 나는 책 안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상상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미 많은 독자들이 서평으로 도서에 대한 상세한 리뷰를 남겨주셨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대강의 그림을 그려놓고 참 많은 기대를 품고 있었다. 대망의 오늘. 우여곡절 끝에 택배 상자를 뜯어내고 비닐포장지에서 책을 해방시켜준 그 순간, 정말 말 그대로 경악했다.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훨씬 훠얼씬 완벽한 책이다. 왠만한 독자평을 다 읽어 봐서 한껏 높아져 있던 기대치를 장대높이 뛰기 선수마냥 그냥 넘어버린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책인 이유를 설명하고 싶다.
1. 정말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유럽 역사나 신학 공부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이 책을 봐도, 그러한 사전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이 봐도 별 차이 없을 정도이다. 독자들이 생소할만한 인물, 사건, 단어, 개념을 정말 이해하기 쉬운 말투와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준다.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개그요소도 책을 술술 읽히게 하는 요소이다. 책이 구성되는 목차의 순서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배열한 전체 내용의 흐름 모두가 탁월하다. 이제 갓 교회에 들어온 새신자나, 성경학교에 출석하는 초등학생도 뒤떨어지지 않고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
2. 탁월한 디자인과 풍성한 자료들.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고 해도, 글자만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자칫 눈이 피로해지고 정신을 놓게 될 때가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로운 부분이 한 페이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 하나, 도표 하나, 그림과 사진 자료 하나하나가 눈에 쏙쏙 들어오고, 글자로 설명하는 포인트를 머리에 찰칵찰칵 입력하는 수준이다. 전작들에 나온 봉제인형 곰돌이가 나오지 않은 부분이 약간 아쉽지만, 그림도 깔끔하고 매우 귀엽다. 계속계속 다음페이지가 보고 싶어져서, 무조건 펼치면 한번에 읽을 수 밖에 없다.
3. 복습과 적용파트가 독자를 참여시킨다.
백날 읽어도 까먹으면 소용이 없다. 전작에서도 그렇듯이 이번 특강 시리즈도 군데군데 '생각해보기', '깜짝퀴즈', '어떻게 적용할까?' 등의 지문들이 등장한다. 재미있는 글쏨씨와 디자인을 감상하는데 정신이 팔려, 정작 내용을 잊어버리게 되는 위험을 방지해준다. 게다가 문제를 자세히 읽지 않으면 함정에 빠지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워놨다. 곰돌이의 올가미에 걸리지 않으려면, 확신 있게 답을 고르고서도 왠지 모르게 다시 앞을 펼쳐보아야 하는 이중설계. 그러는 사이 우리의 지식은 점점 넓어진다. 또한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종교개혁가들의 고민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4. 우리 시대 교회를 향한 내용성.
정말 좋다. 특강 시리즈를 관통하는 하나의 대주제를 나보고 고르라고 한다면 '개신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왜 교회를 나가야 하나',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실종되어 해답을 몰라 방황하는 21세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앞의 책들이 서신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이 책은 단연코 사도행전과 같이 그 고백문들이 나타나게 된 역사적인 흐름과 교회가 어떻게 돌이키고 성숙하여졌는지를 알려준다. 약간 가벼운 문체와 담백한 그림체로 인해서 읽는 내내 미소띄며 즐거워 하면서도, 속으로는 왜 이렇게 마음이 울컥하고 중간중간 눈물이 흐르는지. 이 시대 개신교를 만들어낸 그 역사적 흐름 가운데에서 분투한 신앙의 보배들과 교회를 품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졌다. 지금가지 이 리뷰를 재미있게 쓰고 있다가, 책 내용을 다시 회상하니 눈물이 너무 나서 이만 후략. 내용 정말 좋다.
5. 개인적으로 내가 느낀점과 배운 점.
충격받았다. 개인적으로 종교개혁사와 신앙고백문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많이 했는데, 문헌을 통해 공부할 때는 은혜롭기도 하지만 딱딱하고 왠지 거리감있게 느껴지던 그들이, 여기선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내가 그 동화속 이야기에서 함께 숨쉬며 놀고 있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책장을 넘기는 순간 그들의 고민, 생각, 인생의 옆에서 함께 걸어가며 개혁의 단계를 이루어가는 듯한 기분. 그리고 오백년 전에 시작되었던 그 개혁이 끝나지 않고 이 어두운 시대에도 이루어지겠다는 확신이 든다.
이런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문득 이 분들이 얼마나 많은 날들을 고민하고, 머리 싸매고, 끙끙 앓았을지 생각해 봤는데 다 상상이 안 간다. 조금이라도 더 쉽게, 재미있게, 유익하게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셨겠지. 요새 한국 교회의 여러 부분이 많이 아프다. 국가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고, 오늘날 한국 개신교의 여러가지 사건 사고들은 더 이상 일부의 일탈이라 핑계할 수 없는 전체의 문제라는 사실도 변명할 수 없다. 이런 시대에 우리 성도들은 돌이킬 것인가 망할 것인가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한국 교회의 미래에 답이 있을가 하고 고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들어 다시금 많아지고 있는 양질의 신앙서적들과 교리에 대한 재조명, 아직은 소수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점점 개혁을 실천해나가는 많은 성도들의 모습을 볼 때, 참 많은 은혜를 느낀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종교개혁시기를 준비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반성할 것이 있다. 나는 장로교인이고 노회와 총회도 교회라는 말을 인정했지만, 솔직히 총회와 노회에 대한 기대감이 별로 없었다. 어차피 서로 방해만 될 일, 노회를 버리고 개교회주의로 가는게 차라리 더 희망차겠다는 그런 생각을 은연중에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중후반부에 나오는 장로교회파와 독립파의 논쟁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미련하고 교만한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그분이 다스리신다. 불완전한 나와 너가 모여 이루어진 불완전한 우리이지만, 예수님이 함게 계실 때, 교회는 완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속한 교단의 총회와 지역노회를 위해서 더욱 기도해야겠다.
p.s. 나는 책을 두 권 샀다. 책값이 좀 나가서 마음이 찌릿했지만, 한 권은 나와 함께 사는 친구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다. 이 친구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데, 한 때 제발로 교회로 몇 번 찾아온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당시에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복음 비슷한 내용도 전혀 들을 수가 없었고, 그 뒤로는 실망을 했는지 교회엔 나오질 않는다. 이 친구와 만날 때 마다 내가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같이 살게 되면서는 종종 먼저 기독교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아마 이 친구가 먼나라이웃나라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는 책 출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편집장님, 디자인과 사진 담당자님들! 다음에도 유익한 책 만들어주세요! ◆
쇼윈도가 아닌, 거울 같은 책
1.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거울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현실을 직시하기 싫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런 사람들일수록 화려한 쇼윈도 너머의 멋지고 이상적인 세계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모습이 지금 자신의 모습이라고 끊임없이 자기 암시를 걸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거울을 직시하고 그 속에 비치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문제는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자신 스스로가 원인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아프고 괴롭겠지만, 그것만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방법입니다.
2.
그런 면에서 한국 개신교회의 교회사 이해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전형적인 쇼윈도형 이해입니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윤색(潤色)된, 더 심각한 경우에는 왜곡된 역사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저는 [종교개혁]에 관한 역사이해를 그런 잘못된 역사 이해의 사례의 가장 첫 손가락에 꼽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신교회에서 [종교개혁]은 [부패한 가톨릭 교회에 맞서 올바른 성경적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개혁자들의 위대한 혁명이요, 이들을 통해 교회의 순수함을 보전하신 하나님의 은혜의 사건] 이라는 개념으로 보통 설명됩니다.
그럼 여기에 질문을 몇 개 던져보겠습니다.
- 개신교가 진리의 종교라면 종교개혁 이전의 신자들은 다 지옥에 갔을까요?
- 종교개혁 이전의 가톨릭 교회 역사는 하나님께 버림 받은 무의미한 것일까요?
- 가톨릭 교회는 교회가 아니라 마귀, 사탄의 집합소인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답변이 뭔가 아리송 하다면 그것은 바로 여태껏 [종교개혁]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하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종교개혁을 구교(가톨릭)와 신교(개신교)의 대립과 투쟁의 결과로, 그리고 악(?)의 세력인 가톨릭을 정의(?)의 사도인 종교개혁자와 개신교인들이 물리친 것으로 이해해 왔기 때문에 저런 질문이 석연치 않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상당수의 개신교 역사책들은 저런 뉘앙스에 가깝게 종교개혁사를 서술해 왔습니다. [로마 가톨릭은 악의 무리였고 우리는 정의(진리)의 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3.
종교개혁은 선과 악의 싸움, 혹은 거짓과 진리의 싸움이 아닙니다. 종교개혁은 간단히 말하면 그동안 소수의 사람들에게 독점되었던 교회의 권력과 성경 해석의 권위가 성도들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물꼬가 터진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이 벽이 단단했는지 이 물꼬가 터지는데 자그마치 두 세기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종교개혁은 단회적 사건도 아닙니다.
종교개혁은 새롭게 형성된 개신교 진영에도 큰 영향을 끼쳤지만 그에 못지 않게 기성교회(?) 였던 가톨릭 교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부분의 개신교회 성도들은 종교개혁 시대(16-17세기) 이후의 가톨릭 교회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현대에 들어서는 어떤 부분에서는 가톨릭 교회가 개신교보다 더욱 [종교개혁적 교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관점에서는, 도리어 오늘날의 개신교회들이 바로 과거(종교개혁 시대)의 [가톨릭 교회]와 유사한 모습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할 정도입니다.
이것은 그동안 개신교회들이 [종교개혁]을 개신교의 투쟁과 승리의 산물(전리품)로 이해하고(그렇게 믿도록 가르치고), 개신교회만이 유일하고 합법적인(?) 종교개혁의 계승자이자 수혜자라고 가르쳐 온(혹은 그런 뉘앙스를 풀풀 풍긴) 결과입니다. 밑도 끝도 없는 근거없는 자신감의 비참한 결과이자 현실입니다.
한마디로, 그동안 개신교회(특히 한국 개신교회)들은 매우 오랫동안 착각 속에 빠져 긴 잠을 잤고 그 결과 세상은 다시 한 바퀴를 돌아 오히려 과거의 상황이 역전되어 [종교개혁]의 바람이 오히려 개신교회를 향하고 있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4.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종교개혁이 어떤 것이고, 특히 그 가운데 한국 장로교회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이하 웨민) 총회가 어떤 것인지를 [똘이장군] 류의 역사 이해를 넘어 올바르고 적실하게 이해하는 작업은 매우 필요한 시대적 사명입니다. 왜곡되고 윤색된 역사이해는 불필요한 자긍심을 넘어 조작된 우월감을 만들어내고(가만, 이게 요즘 어디서 많이 보는 폐해인데...) 그로 인해 자신을 바르게 돌아보지 못하고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차별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데 한국교회는 그 부분에서 이미 임계점을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누군가가 이렇게 질문하실 것 같습니다.
“종교개혁사나, 웨민 총회에 관한 좋은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있는데 왜 없다고 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문제는 책과 자료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교회사를 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종교개혁 및 웨민 총회의 배경과 과정과 결과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복잡한 전공서적은 아무리 많아봐야 어차피 일반 성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요, 모니터 속의 뷔페일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종교개혁이고 웨민총회고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일 뿐이지요.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당신]이 존재하는지 조차도 몰랐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에게 한 아기가... 아니, 한 책이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바로 [특강 종교개혁사] 입니다.
5.
제 서재에도 상당히 유명한 신학자들이 저술한 교회사 책이 꽤 쌓여 있음에도 저는 일반 성도님들과, [똘이장군] 식 교회사 이해에 익숙한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에게까지 이 책의 일독을 기꺼이 권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책은 사실 웨민 총회에 관한 내용을 쓰겠다고 해 놓고서 책의 절반 이상을 웨민 총회가 아닌 웨민 총회 이전의 종교개혁사의 배경과 원인에 대해 쓰고 있는 핀트가 좀 나간(?) 책이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그 배경사도 틀에 박혀 있는 [은혜로운] 내용이 아니라 종교개혁을 둘러싼 당시 세계의 급박한 상황과 역사적 사건들을 함께 포괄하여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흔한 교회사 책에서는 보기 힘든 매우 고급진(?) 정보들과 분석들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온갖 알록달록한 삽화들과 컬러풀한 편집을 내세우고 있다 보니 잘 부각되지 않는 면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한데 이 책은 상당히 중요한 1차 자료들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 무서운(?) 책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쉽고 친절한 말투 속에 비수를 감추고 있는 책입니다. 생각없이 읽다 보면 거기에 여러번 아프게 찔리게 될 것입니다. 사실, 그것이 이 책의 저자의 노림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제 성도님들은 종교개혁과 웨민총회라는 중요한 교회사(특히 장로교회)의 역사적 분기점을 쇼윈도가 아닌 거울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빡빡하고 장황하고 난해한 연표와 지명과 사건들로 범벅이 된 데이터화 된 역사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우리의 교회의 모습을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하나하나 찾아 낼 수 있고 그로 인해 현실의 교회의 모습을 고민할 수 있게 해 주는 살아 숨쉬는 이야기(narrative)화 된 역사로 말입니다. 이것 만으로도, 이 책은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책입니다.
6.
게다가, 이 책은 더욱 훌륭한 내용까지 독자들을 위한 선물로 담고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회의 과반수가 장로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성도는 고사하고 장로와 목사들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한 [장로교 교회정치]의 본질과 내용에 관한 부분을 이 책의 3장 전체를 통해 할애하여 자세하게(무려 126페이지에 걸쳐) 소개하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존직]이 무엇인지, 장로교회의 직분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각각의 직분의 역할이 무엇인지, 장로교회에서 말씀(설교)과 성례와 권징(치리)은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노회가 뭐하는 곳인지, 목회자는 장로교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선출해야 하는지, 장로교의 정치원리와 구조는 무엇인지, 공예배는 무엇이며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확실하게 할 수 없다면 이 책은 아주 좋은 길잡이이자 개괄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특히 길레스피( George Gillespie)의 [아론의 싹 난 지팡이] 소개는 정말 좋은 자료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읽으면서 애통해 하고 회개하면 더 좋겠습니다. 저 위에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면 그것은 내가 여태껏 [무늬만 장로교인]으로 살아 왔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주일예배에 빠지거나 십일조를 못한다고 장로교인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내용들을 모르면 장로교인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듣고 있나요 어딘가에서 십일조 안내면 교인 자격 박탈하자고 결의한 목사님들과 총회들아...
7.
우리는 정의의 사도도, 장자 교회도 아닙니다. 우리는 여전히 부족하고 흠 투성이의 사람들일 뿐입니다. 다만, 우리는 끊임없이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있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잊지 않고 다시금 이 세대에 그 의미를 적용하고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개혁교회]의 일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특강 종교개혁사]는 특정한 종파의 우월함을 선전하는 책이 아니라 무엇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가에 대한 역사적 질문에 대한 저자의 오랜 고민이 녹아 있는 답변이고, 이 엄중한 시대적 고민을 게을리 하는 교회는 다시금 역사의 심판대 앞에 서서 [종교개혁]의 칼바람을 맞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무섭게 일깨워주는 교훈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독자들이 이 책을 [교회사]가 아닌 [역사적 교훈서]로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성경의 역사서(특히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 열왕기)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진지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곱씹으며 읽고 나시면 분명 오늘의 교회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몇 단계쯤은 업그레이드 되어 있으실 것이라고 약속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성도들이 많이 늘어나서 오늘의 한국교회가 부끄러운 과거사를 털어내고 올바른 역사 인식과 이해를 통해 하나님과 사람 앞에 조금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건강하고 올곧은 교회가 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완전한 교회가 아니라 상식적이고 건강한 교회를, 겸손하고 정직한 교회를 이 세대에 [특강 종교개혁사]를 통해 함께 꿈꾸었으면 좋겠습니다. ◆
올해, 즉 2016년도에 제 마음 깊이 와 닿은 책들은 꽤 많이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거의 쓰지 못했지만 말이죠. 그 중 소개하고 싶은 책 중 하나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바로 특종이, 즉 『특강 종교개혁사』입니다. 일단 기분 전환 삼아서 그려본 만화 형식의 소개부터 보고,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림]
물론 위의 그림은 웃자고 만든 픽션입니다. 하지만 농담이 아닌 것 중 하나는 교회에서 직분을 맡으신 분, 혹은 앞으로 맡으실 분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책이라는 것이죠. 이 책은 단순히 종교개혁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종교개혁이 지향했던 목표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중심으로 잘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가톨릭 교회와는 달리 목사, 장로, 집사라는 직분이 존재하는 교회가 갖는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예배 형식이나 교회 정치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정말 그려냅니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하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많은 서평들이 이 부분을 다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마치 매거진, 즉 고품질의 잡지 같은 느낌이 더 강합니다. 굵직한 헤드라인으로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고, 사이드 라인에는 사진과 각종 자료들을 이용한 보충 설명을 실어놓았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규격을 벗어난 스타일은 이전에 출판된 저자의 책인 『특강 소요리문답』보다 오히려 이런 종류의 책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들었습니다. 다소 지루해줄 수 밖에 없을 내용들을 기발하게 전달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책이 “이래도 흥미롭지 않을 수 있니?”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역사책과는 다르게 생각할 거리, 적용할 거리들을 굉장히 많이 던져줍니다. 물론 역사 책이라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풍성한 생각 거리들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과거에 있던 역사를 보면서 현재와 비교하며, 고찰하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마치 역사 적용 주석 같네요. 게다가 단순히 역사 서술을 따라가다보면 이 사람은 착한 사람, 저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판단하고 구별하기 쉬운 점들에 대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는 균형도 잡아주는 친절(?)을 베풉니다.
깨알 같은 책
보면서 가장 감탄한 것 중 하나는 이 책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소위 “노가다”를 했을지에 대한 질문이 들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사진 자료들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별의 별 그래프를 다 그려서 이해를 쉽게 하도록 돕고, 심지어 과거의 자료를 찾아가며 런던 지도에 어떤 노회들이 시범 운영되어있는지를 교구를 일일히 표시한것, 그리고 옛날 그림과 자료들을 요즘 식으로 비슷하게 그려서 더 쉽게 설명하려고 한 것 등을 보면 갑자기 책 값이 싸게 느껴집니다. 그뿐 만이 아니라 교회의 건축 양식 같은 것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설명해주고, 예배모범에서 찬송을 다룰 때에는 시편 찬송 악보도 실어주고, 각 장마다 배운 것들을 점검할 수 있도록 만든 자료들도 친절하게 챙겨줍니다. 거기에 다른 사람들은 왠만하면 관심을 갖지 않을 것 같은 “총회에 참석한 스코틀랜드 총재들의 숙소, 그리고 그들의 출퇴근 경로”까지 깨알같이 실어 놓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종교개혁사를 공부하거나 가르치기에 유용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역사를 관심을 가지고 풍성하게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다양한 시각 자료들은 독자들을 역사에 더 쉽게 접근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어떤 사건의 주변에 둘러쌓인 다양한 문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지식들을 이렇게 풍성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이 책이 가진 강력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특별히 장로 교단에 속한 이들에게 이 책은 매우 유용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장로 정치 제도가 가진 의미와 장점이 무엇인지를 잘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장로회 정치를 따르는 교단에 속한 목사인 저 같은 경우만해도, 가끔씩 이 정치 체제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외에도 많은 성도들과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생들이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이 책은 이 체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이 의미를 잘 살려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과 성찰을 제시합니다.
많은 것들을 더 말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이 갖는 장점 중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개혁의 바람직한 자세를 제시”해준다는 것입니다. 잘 준비되고 지원을 받은 것처럼만 보이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회의 기간 속에서도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내하고 겸손히 개혁을 끝까지 추진한 선배들의 모습들을 소개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기질과 약점으로 인해서 자주 변질되고 추진력을 잃어버리는 ‘개혁’을 어떤 자세와 모습으로 추구해야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이 책을 보면 분명, “왜 우리 교회는 이렇지 못하는가!”라고 의로운 분노가 일어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것은 교회의 회복에 좋은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잘 보여줍니다.
단점
물론 이 책이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괴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물론 농담으로 하는 얘기입니다). 저만 해도, 이 책을 보면서 “아, 내가 신학대학원 때 뭘한걸까?”라는 탄식을 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아무튼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은 풍성한 적용을 이끌어내려다보니 저자의 관점이 많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대체로 저자의 관점이나 해석에 동의하며, 반기는 편이지만, 읽으면서 혹시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럴 때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고 넓은 마음으로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삼으면 되겠지요.
결론
전 이 책을 누구보다 신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총신을 다니는 후배들에게 권하고 싶네요. 교단과 교회와 학교의 상황을 보면서 아파하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노회 정치 체제를 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면서 위로와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 듭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이유식’ 수준에 불과하다고 겸손히 말하지만, 이 책이 저자의 전작들보다 더 풍성한 기여을 한국 교회의 개혁과 회복을 위해 남길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소망하고 응원합니다. ◆
특강종교개혁사를 다 읽었다. - 오도환
좋은 책이다.
그리고 균형이 잡힌 책이다.
특히 급진적인 사람들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을 줄 아는 그 지혜에 감탄한다.
그것은 쉽지 않다.
불을 일으키기는 쉽지만 불을 끄려고 시도하는 것은 좀처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개혁된 교회를 지향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질서이다.
질서있는 개혁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른다.
완전 판을 엎는 것은 완전한 악일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 가운데 웨민이 들어있고, 수많은 책들이 번역되고 있으며, 현재 좋은 분위기들이 조성되고 있다.
질서있는 개혁, 온유하고 겸손한 개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할 줄 아는 개혁이 필요하다.
이제 사역자로서 이 책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본다.
일단 내년에 2청년회가 한다고 하니 지혜를 얻어야겠다.
모르면 배우라!
새상 어느 곳에서도 배울 것은 있다.
그리고 배운 것을 반드시 남주라.
그래야 내 것이 되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머리에
다음에는 가슴에
마지막에는 전인에 남는다. ◆
나는 유행에 민감하다. 남들 다 읽고 서평까지 쓰는 책을 나만 모르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게다가 보니 이 책 서평쓰는 분들 클라스가 보통이 아니다. 나도 독후감 쓰면 그분들과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소망이 깃들었다. 읽고 느낀 허접한 소감은 다음과 같다.
1. 장로교회의 안경으로 본 교회개혁 이야기
역사는 해석한 사실들인만큼 과거는 먼저 자신을 해석할 사관의 선택을 우리에게 종용한다. 종교개혁의 후손, 그 가운데 장로교인된 우리가 어떻게 그 때 거기를 이해해야할 지 이 책은 잘 가르쳐주고 있다. 세계사 속에서 펼쳐진 각각의 이야기들을 장로교인의 눈으로, 장로교회의 신학에 입각해 해설해준다. 굳이 신채호 선생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나의 뿌리, 우리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과 호의를 갖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중고등학교 역사 시간을 지나면서 대충 들었던 사건, 인물들(수장령, 제임스 1세…)이 우리 교회와 어떤 연결점을 지니는지 술술 실마리가 풀린다.
2. 지금 여기를 말하는 역사서
희한하게도 이 책은 그 때 종교개혁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우리교회를 떠올리게 만든다. 책이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섹션은 ‘열매’이다. 중세교회의 문제점인 사제주의가 개혁되어 어떤 열매로 나타났는지 소상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지점에서 다루는 교회 직분, 정치(다스림), 예배, 찬송 등의 주제들은 지금 우리네 교회를 건덕하는데 가장 긴요한 부분들이다. 직분의 역할 상실과 계급화, 목양 없는 당회, 사람의 만족을 위한 요소들로 채워진 예배.. 쉽게 말해 신앙생활 어떻게 할지, 교회 생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냥 다 말해주고 있다. 현대 교회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고발은 익숙하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생각했던 대안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한군데 모아서 제시한 책은 처음이다. 언제가 본인이 하려고 했던 작업을 미리 해준 작가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3. 무지한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함
황희상 작가의 책은 하나 같이 따뜻하다. 옆집 형님 내지 작은 삼촌이 조카의 질문에 대답하듯 차근차근 하나하나 부드럽게 대답한다. 이 책도 예외가 아니다. 신학관련 도서들은 왕왕 도대체 “왜” 이 말을 하는지 독자로 하여금 감을 못잡게 할 때가 많다. 물론 독자의 수준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맥락, 앞 단락과의 논리적 연결성, 사용하는 용어와 문체의 친밀감이 생각보다 떨어진다. 저자가 공부는 열심히 해서 주제에 정통할지 모르지만, 주제에 관해 잘 모르는 독자가 가질 의문과 당혹감에 대해선 전혀 무지하기 때문이다. 황작가는 교회 개혁 이야기, 영국 역사, 장로교 신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민망해 하지 않고 꼿꼿이 따라 올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있다. 책을 읽어가며 독자 내면에 일어나는 이해, 정보 습득, 당황함, 질문 등을 마치 옆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걱정말라 다독이고 격려한다. 어쩌면 교회를 개혁하기 원하는 수 많은 독자들을 향한 바램을 저자는 이렇게 행간에 숨겼는지도 모르겠다.
에필로그에 저자는 이 아름다운 저작에 ‘이유식’이라는 겸양의 비유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 말을 바꿔말하면 이유식 다음 단계의 단단한 식물이 필요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교회를 사랑하는 한 성도의 노력을 보면서, 이제 단단한 음식을 지어 먹이는 일은 목사에게 지워진 사명이라 생각했다. 곧 내 과업이라는 말이다. 책을 덮으며 교회가 내 애인이라던 친구의 고백이 뇌리를 스쳤고 그 아름다운 신부를 단장할 지혜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 차오르는 기쁨으로 충만했다. ◆
책. <특강 종교개혁사> 마지막장을 넘기며 - 윤상희
주께서는 교회를 통해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길 원하시는군요.
저에게 교회를 통해 진리로 보호받는 자로 자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배우게 하셔서 막연했던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단련받은 보석과 같은 신앙고백서로 교리문답으로 최상의 결과물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게됩니다.
믿음의 선진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만을 바라며 그것을 기뻐하는 그들을 보게됩니다.
너무나 오래 힘겹게 다듬어진 총회의 결과물을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귀한지도 모르는 선물로 받은 세대이군요.
받아도 알지못하는 우리의 무지함을 용서하시고
못난 저희가 망가뜨린 법과 진리를 회복하시리라 믿습니다.
주님이 택하신 자들에게 알게하시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나게 하여주시고
늘 겸손하게 엄밀한 하나님 말씀 앞에 서는 자 되게
오직 주께서 머리되시는 교회를 소망하며
사랑과 겸손과 배려와 기다림을 소유하는 자 되게
아주 작은 죄성에 민감하게 통감하고 회개하는 자 되게
제 자신부터 개혁되는 삶이 되도록 계속되는 배움을 멈추지않도록
성경을 가감하는 자가 되지 않도록
성경을 감정대로 해석하는 자가 되지 않도록
복음과 분리되는 자가 되지 않도록
계속되는 주의 은혜를 구합니다.
언제나 저를 긍휼히 여겨주시는 주님께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특강_종교개혁사 간단 서평...이랄까...
1. 이 책의 가격은 25,000원이고 인터넷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는데, 투입된 노동력에 책의 가격이 비례해야 한다고 치면 이 책의 가격은 최소한 두세 배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책에 영혼의 한 부분을 갈아넣으신 듯한 정도의 정성. 비닐을 뜯자마자 탄성이 터져나온다. 타임라인은 그렇다치고 주사위 게임판은 도대체... 뒤이어 쓸 다른 설명은 몰라도 이건 확실히 장담할 수 있다. 받고 나면 진짜 돈이 하나도 안 아깝다.
2. 어떤 대상을 설명하기 위한 집념으로 가득차 있는 책. 챕터를 읽다보면 책 너머로 작가님께서 '이래도 이해 안할래? 이래도? 이래도?' 하고 말씀하시는 환청이 들린다. 우리나라 중등교육과정 참고서 시장에서도 이 정도 퀄리티의 학습서는 단언컨대 없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버겁지 않도록 문장의 호흡이 길지 않고, 강약이 확실하며, 피드백을 위해 몇 겹의 장치들을 밀푀유처럼 깔아놓으셨다. 이렇게 피드백에 집중하는 책들은 흔히 통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책은 그냥 통독함으로써 요지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끝낼 수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하면 그냥 슥슥 넘어가면서도 두어 번 읽은 효과를 낸다는 소리. 미묘하게 헐렁한 일러스트와 '와... 이렇게까지 해야돼?' 싶도록 샅샅이 껴넣은 그래픽마저도 이러한 목적에 적극적으로 부합한다.
3. 탄복하며 읽다가 중간중간에 작가님의 견해가 등장하는데 (정교분리라든지 교회정치 등 설명하시는 부분에서) 그 부분도 명료하면서도 상식에 입각해 있음. 흐름을 거스르거나 끊지 않을 정도로 견해를 연착륙 시키시는 부분에 있어서도 실로 탁월하다. (다르게 말하면 '적용'이 실로 나이스하다.) 개인적으로 이 점을 이 책의 숱한 미덕 가운데 가장 큰 미덕으로 꼽고 싶다. 종교적 명제를 설명하는 책에서 사견을 끼워넣고 싶을 때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방법론적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무방한 책.
4. 어떤 내용이건 전반적인 정리가 지나칠 정도로 깔끔하여, 참고도서를 찾아볼 의욕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정도가 굳이 꼽을 수 있는 이 책의 단점이라면 단점. 그만큼 단행본 자체의 완성도가 너무나도 높다. 기독교에 큰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장로교회가 뭐지?' 정도의 의문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사볼 만함.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랜선으로나마 작가님과 제작진님들께 큰절을 올리고 싶다. ◆
<특강 종교개혁사> 이 책은 제목을 통해 역사책임을 표방하고 있다. 물론 역사를 다루고 있다. 영국의 종교개혁사를 다루며, 특별히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분명, ‘역사 그 이상’을 말하고 있다.
책의 목차를 보자. 크게 ‘숲-나무-열매-씨앗’으로 구성했다. ‘숲’은 총회의 역사를 다루기 위한 일종의 도입 부분으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간략히 다룬다. ‘나무’에서는 본격적으로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배경사를 다룬다. 이 책의 전반부라 할 수 있는 ‘숲’과 ‘나무’에서는 저자는 특유의 재치와 말빨로 세계사와 교회사를 연결하면서 아주 흥미롭게 서술한다. 독자는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자신도 모르게 이 책에 빠져든다. 독자가 그렇게 이 책의 흐름을 타서 빠져나오지 못할 상태가 됐을 때 비로소 저자는 본심을 드러낸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열매’를 들고 와서 독자에게 비수(어쩌면 감히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슈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하고자 했던 말)를 던진다.
처음부터 ‘열매’만을 들이댔다면 현실과의 거리감에 거부감이 있었겠지만, 독자들은 이미 책의 전반부에서 무장 해제가 되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저자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귀여운 척하는 동물 캐릭터들이 특유의 멍한 표정으로 독자들에게 친근히 다가와, 우리 안에 은밀하게 자리 잡고 있던 공로주의, 아르미니우스주의를 훅 찔러버렸던 ‘특강 소요리문답’의 기법과 비슷하다. 여기에 책 전체에 녹아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 해석과 이를 제시하는 저자의 겸손한 자세는 이 책의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게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 이 책의 절정은 단연 3장의 ‘열매’인데,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여기 집약되었다. 책 전체에서 종교개혁의 배경과 목표를 특이하게도 ‘직제’를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여기서 특이하다는 말은 직제의 개혁이 중요하지 않아서 하는 말이 아니라, 통상의 설명과는 차별된다는 의미이다. 저자의 이러한 시도(주장)가 다소 과장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해본다. 개혁된 교회를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는 교회 혹은 그리스도께서 머리되시는 교회라 했을 때, 우리는 교회를 어떻게 개혁해 나아가야 할까? ...라는 다소 추상적인 질문에 대해, 저자는 다소 협소해보이지만, 그러나 많은 사실을 함의하는 ‘직제의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대로’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십계명 제2계명과 관련지어 보았다. 십계명 제1계명이 사랑할 대상에 대한 계명이라면 제2계명은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계명이라 할 수 있다. 제1계명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자주 속을 수 있겠지만, 제2계명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섬기는 방식은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거의 없다. 더욱이 두 계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눈에 똭! 보이는 ‘그리스도께서 지정하신 방식’인 직제의 개혁을 통해 교회를 세워가지 않으면서,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는 - 그리스도를 위한 - 교회를 세운다고 말하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 되고 만다. 최소한 이 책을 읽은 이들에겐 말이다. 이 책이 ‘직제의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그 내용적의 중요성 면에서나 전략적인 면에서 우리 시대에 탁월한 시도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저자가 제시하는 개혁의 지향점을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우리가 도달하기 힘든, 이상적인 것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로 인해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개혁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지향해야할 목표점만큼은 분명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우리가 이 땅에서 십계명에 완전히 순종하는 삶을 살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먼저는(!) 십계명이 무엇을 가르치는지를 분명히 하고나서야, 그 지향점을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책은 마지막으로 ‘씨앗’을 제공한다. 여기서는 웨스터민스터 총희의 결과물이 어떻게 완결되었고, 보존되어, 우리의 손까지 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얼른 생각하면 씨앗에서 시작해서 열매에서 끝나야 할 듯한데, 이 책은 오히려 씨앗으로 마무리한다. (사실 씨앗과 열매는 다른 것이 아니지만^^) 이는 종교개혁 당시의 열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때를 기억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열매가 다시 우리 시대의 씨앗이 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녹아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종교개혁의 결과물(열매)들은 그 당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가 풀어가야 할 문제에 대한 해답이며, 그로부터 배운 사실이 오늘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살펴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것이 저자가 시종일관 강조했던 내용 아닐까!
종교개혁을 기념한다면서 각종 상품이 나오고, 온갖 수식어가 찬란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요즘이지만, 개혁은 그런 것들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가벼운 것들은 본질은커녕 개혁의 수단도 될 수 없다. 개혁은 좁고 분명한 길이지만 거기엔 명예와 기쁨이 있다. 그러나 개혁은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의 전(全) 생애를 요구한다. 개혁은 연약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먼저는 우리가 지향할 개혁의 지점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위해 주께 은혜를 구하며 겸손히 나아가야 한다. 주께서 허락하신다면, 그때 개혁을 ‘선물’로 주실 것이다.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개혁을 외치는 이 시대에, 이 책이 개혁의 첫 걸음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
개혁정론 서평 - 손재익
교회사, 그 중에서도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
교회가 가르쳐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성경, 교리, 교회사.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 교회는 없다. 교리도 많은 교회들이 가르친다. 그런데 교회사를 가르치는 교회는 드물다. 교회는 교회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마치 모든 국민들이 자기 나라의 역사, 즉 국사(國史)를 배워야 하는 것과 같다.
개신교회는 특히 종교개혁사(16~17세기)를 가르쳐야 한다. 개신교회의 뿌리가 종교개혁에 있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면 종교개혁사 중에서도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를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통해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을 교리표준으로,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과 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을 관리표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돕는다. 교회로 하여금 교회 역사를 가르치게 하고, 교인들로 하여금 교회 역사를 배우고 관심을 갖게 만든다. 더 나아가 루터, 칼뱅 정도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만들며, 종교개혁의 큰 흐름과 물줄기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책의 구조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숲, 나무, 열매, 씨앗.
‘숲’은 1643년 7월,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열리기까지 루터에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우리가 잘 아는 루터, 칼뱅의 역사,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정리한다. 특히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역사는 사람 이름도 어렵고 내용도 복잡해서 난해한 면이 있는데, 이 책은 최대한 쉽게 잘 정리하고 있다. 물론 그 역사의 복잡한 특성상 쉽지 않긴 하다.
‘나무’는 웨스트민스터 총회로 모이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쉽게 읽힌다. 장로교회파, 독립교회파, 에라스투스파의 특징들을 잘 설명하면서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일어날 논쟁을 미리 예상하게 해 준다.
‘열매’는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비중 있게 다룬 교회정치와 예배모범을 다룬다. 이 부분을 읽으면 책 서두에서 다룬 ‘사제주의’, 나무에서 다룬 장로교회파, 독립교회파, 에라스투스파의 특징들이 왜 나왔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예배모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웨스트민스터 총회 하면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교회정치와 예배모범’도 다루었음을 알게 해 준다.
‘씨앗’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을 다룬다. 이미 ‘특답’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특강 소요리문답’의 저자답게 결국 우리의 관심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장점
첫째, 주제 자체가 장점이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를 쉽게 해설하였다는 점이 이 책의 최고 장점이다. 추천인들의 말처럼 이제까지 이러한 해설서는 없었다.
둘째, ‘신개념 학습서’ 다운 면모가 장점이다. 이 책은 활자만 가득한 여느 책과 다르다. 캐나다 록키산맥 사진, 로마 바티칸 성당 사진, 종교개혁지 사진 등을 수록하고 있고, 중간 중간 쉬어가는 코너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해 준다는 점, 구글지도, QR코드, 부록의 연표나 주사위 게임판까지 다채롭다.
셋째, 기발하다. 69페이지에 실려 있는 그림, 카카오톡 채팅창을 배경으로 한 설정 등은 기발하다.
넷째, 현장감이 있다. 저자가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경험을 통해서 종교개혁지로 우리를 초청하기도 한다. 가보고 싶도록 하고 갈 수 없는 사람들도 다녀올 수 있게 한다.
다섯째, 친절하다. 이 책은 지루하기 쉬운 역사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여섯째,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개혁되지 않은 교회의 모습을 잘 지적해 준다.
일곱째, 디테일하다. 예컨대, 237페이지에 실려 있는 신학교 그림을 자세히 보면 치킨과 축구공 그림이 있는데 오늘날 신학교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독자가 눈치채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세심한 작업을 기울였다.
아쉬움
이 책의 아쉬움은 좀 더(?) 친절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아주 친절하다. 그런데 더 친절해야 한다. 왜냐하면 평범한 독자들 대부분은 너무 모른다. 한국교회의 그리스도인들 상당수가 교회 역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상식적인 내용에 무지하다. 그래서 좀 더 친절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아쉬움일 뿐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강조점
서평자가 느끼기에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은 과거 종교개혁 이전의 교회와 많은 면에서 닮아 있다. 그래서 종교개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종교개혁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어느 한 사람의 노력에 의해서 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한 두 번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때로는 뒷걸음질 쳤다가 때로는 몇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역사요 개혁이다.
셋째, 개혁은 싸움이 아니다. 개혁은 대화와 타협이요, 이해와 사랑이다.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했던 사람들, 양보하고 인내했던 자들, 교회의 하나 됨을 열망했던 이들에 의해 개혁은 이루어졌다.
넷째, 개혁은 오늘날에도 계속되어야 하고 계속될 수 있다.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해 가는 교회다.
다섯째,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남겨준 유산인 신앙고백서, 요리문답, 예배모범, 교회정치에 관심을 가지자.
누가 왜 읽어야 하는가?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하는가? 장로교회에 속한 성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특히 고신교회의 성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왜 읽어야 하는가?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신교회 성도들은 어려서부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우리의 신조로 한다.”는 말을 고백한다. 고신교회의 교육이념은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Westminster Standards)을 따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을 양성한다.”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장로교회, 그 중에서도 고신교회가 고백하는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가 어떻게 작성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결론
판형도 크고 400페이지 분량이지만 금방 읽을 수 있다. 책 앞부분에는 3개월 학습, 6개월 학습 플랜이 실려 있는데, 서평자는 하루(6시간 정도)에 다 읽었다. 그만큼 쉽게 쓰여 있고 술술 읽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되어 있다. 책을 펼치면 볼 수 있는 첫 글귀 “오직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시는 교회”를 저자와 더불어 소망하며 서평을 마친다. ◆
특강 종교개혁사 서평 - 김예찬
본서는 반드시 최대한 빨리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학기 중에는 읽기가 버거웠고, 방학때, 알바해서 돈모아서 사 읽어보려고 했다. 그런던 책이 뜻밖의 선물을 통해서 손으로 오게 되었다.
필자는 『특강소요리문답』을 공부하면서 몇가지 궁금증이 생겨서 메시지를 주고 받았던 적이 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어리고 답답한 한 학생의 질문일 수 있지만,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었다. 이번에 본서를 읽으면서도 저자에게 메시지를 했었는데, 최선을 다해서 답변해 주셨다.
본서를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먼저는 저자는 교회를 참 사랑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회가 성장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본서를 읽으면서, 내용보다도 이 사실이 내게 만족을 주었다.
그렇지만 내용은 사실 더 최고였다. 그의 글들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과 웨스트민스터 총회와 그 유산을 아끼는 마음으로 쓰여져 있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대, 소요리문답을 만든 사람들이 교리문답 작성에 최적화된 최고의 교리문답 작성자들이라고 하였는데, 저자는 현대의 최고의 교육방법론을 탑재(?)한 분인 듯 하다. 그의 글은 지루하지도, 따분하지도 않다. 읽고싶다. 그의 글을 읽으면, 빠져든다.
그는 먼저 교회사와 함께 유럽의 역사를 묶고 있다. 그러면서 큰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종교개혁 초창기에 집중하기보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알려주고 싶은 곳으로 이끌기위해, 짧지만, 정확하고, 간단하게, 이해하기 쉽게 웨스트민스터로 넘어간다. 그러면서 칼뱅파가 스코틀랜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그는 세계사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잘 풀어냈다. 그러나 그것은 세계사가 아닌 교회사였다. 교회의 역사를 풀기위해 세계사의 필요한 것들을 부분부분 가져왔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소요리문답 외에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대해 아는 바가 전무했는데, 저자의 책을 통해서 좀 더 폭넓게 알게 되었다. 그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섰다. 저자는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웨민총회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그들에게 본받을 것이 무엇인지 소개한다는 점에서 정말 ‘열일’했다.
책을 읽으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의 부족하고 연약한 현실을 보면서, 참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 사실 이 아픔은 신학을 공부하면서 점점 내 마음에 깊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아픔이 어디서 무엇에서 오는지 어떤 아픔인지 구체적으로 내 자신도 알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아주 조오금~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이것을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스코틀랜드 총대가 가졌던 마음을 회복하자고 말한다. 우리도 그들처럼 겸손과 또 용납할 수 있는 마음을 갖자는 것이다. 이것은 필자에게 최대의 어려움이다. 아직도 필자는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운 나날을 계속 보내오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깨닫는 것은 실력과 겸손을 키우고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과 같이 교회와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실력을 가졌으나 겸손함으로 교회를 위해 섬긴 그들과 같이 성숙하고 싶다. ◆
결제하라 - 김병재
고등학교 시절, 필자의 학교엔 수재같은 수학선생님이 계셨다. 소문에 의하면 학창시절 한번도 1등을 놓치지 않고 당당히 S대학교 수학과를 입학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신 교사였다. 이과였던 필자에겐 수학이 중요했다. 하지만 필자는 그분의 수업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선생님은 언제나 자신의 수준(?)에서 가르치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내가 대표적이다-을 순수한 눈망울로 보며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이 쉬운 걸 왜 모르니?"
그 때가 미분을 처음 배울 때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필자 자신이? 아니다. 그 선생님이 안타깝다. 무엇인가를 가르치기로 되어 있는 자가 가르치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특강 종교개혁사'(이하 '특종이')는 위와 같은 경험을 한 필자에게 그 때를 회상하게 해주었다. 그 시절 그 선생님이 학생을 위해 수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특종이는 그랬다. 특종이는 나를 위한 책이고, 독자를 위한 책이며, 교회를 위한 책이다. 루터의 저작은 독일문학을 빛나게 했으며 칼빈의 저작들 또한 프랑스산문 분야에서 빛을 발했다. 그렇다. 종교개혁의 대표적인 두 인물은 그 귀한 기독교의 유산을 잘 정리한 아름다운 자신들의 모국어를 통해 쉽게 전달할 줄 알았으며 그렇게 했다.
필자가 처음 신학에 관심을 갖고 '평신도'(이런 단어 쓰면 본서의 저자에게 혼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겠다.)로서 이런저런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한 그 때, 필자는 필자가 정말 한글을 못하는 줄 알았다. 같은 문장을 몇 번을 읽어도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경험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 신학이라는 건...어려운 거구나' 싶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일단 내용은 차치하고 한글 문장 자체가 이상했다. 번역서가 소위 ‘번역체’로 쓰인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번역서가 아닌데 번역체로 쓰인 건 이해하기 어렵다. 특종이는 그렇지 않다. 일단 특종이의 문장은 짧다(물론 말은 짧지 않다). 당연히 한글답다. 그래서 쑥쑥 들어온다. 어려운 단어도 많지 않다. 간혹 나오게 되면 어김없이 설명이 있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본서를 읽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럼 증명은 끝난 거다. “특종이는 짧은 한글 문장으로 쉽게 쓰였음.”
특종이가 다루는 주제는 ‘역사’이다. 본 글을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마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학창시절 역사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역사에 대한 인상이 어떤 지 살짝 떠올려보라. 필자는 역사가(수학에 이어..역사도…) 재미없었다. 외울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역사가 재미있어서 보고 또 보고 계속 봐서 외워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외우기 시작해서 재미없었다.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데 도대체 왜 알아야 하는지 모르고, 그렇게 필자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다음과 같은 문구는 누구나 알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하지만 역사가 정말 대화인지 느끼며 공부했던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특종이는 이 부분에서 대화를 건넨다. 지금 내가 서있는 신앙의 자리가 어디인지, 이 자리가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생겨났는지 역사 속에서 다룬다. 그리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를 바라보게 한다. 이게 대화이다. 이게 역사 공부의 참 의미이다. 신기한 건 년도나 인물의 이름을 외워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대충 외워진다는 것. 세번 읽으면 아예 외워질 거 같다(‘라 로셀’이라니…필자가 여기가 어디인지 관심이나 있었던가! 근데 라 로셀이 친근하다.).
세상엔 엄밀하며 고도의 학문성을 요구하는 소수의 책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소수를 위한 책이다.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수많은 성도들에게 1차적인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특종이는 엄밀하지도 않고 학문적이지도 않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특종이를 잠시라도 보라. 그 속에 담긴 방대한 자료. 그런 자료를 맛나는 요리로, 때론 가보고 싶은 길로 만들어내는 저자의 능력은 참으로 탐난다(직업적 욕심이다. 어쩔 수 없다. 갖고 싶…다…). 이게 필요하다. 수많은 자료와 이미 편만한 어려운 단어들은 누구나 수집할 수 있고 누구나 소개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수집하고 나열하며 소개하느냐가 관건이다. 솔직히 책을 보면 저자가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소위 ‘어려운 단어’나 ‘어려운 내용’들이 보이는 듯하다. 그만큼 독자와 교회를 위해 잘 다듬은 책이라는 말이다.
다른 서평들이 본서의 내용을 다뤘겠거니 싶어서 필자는 그 내용을 전달하는 저자의 도구에 집중했다. 기독교는 진리를 가지고 있다. 즉 전달할 내용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참 안전하다. 하지만 안전함에 눌러앉아버린다면 더욱 위험하다. 역설적이지만 그렇다. 고립된 안전함. 우린 다음 세대를 위해 이 진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개발해야 한다.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세대도, 교회도 안전함 가운데 머물 수 있지 않은가. 특종이와 같이 진리를 ‘전달’하는데 탁월한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간절하다. 그래서 본서를 읽기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이제 본 글을 읽는 당신은 결제할 일만 남았다. ◆
'위즈덤 프로젝트 > 히스토리(h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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