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낯선 나라 - 황희상
낯선 나라- 황희상 1 “예? 연희 엄마가 구조 요청을 해 오다니요?” 한 밤중에 걸려온 국제 전화 한 통은 그동안 조마조마 간직해 온 모든 희망을 무너뜨렸다. 대사관 측 약속대로라면 연희 엄마는 이미 한국으로 향하고 있어야 할텐데…. 중국 국경 지대에서 헤매다가 구조 요청을 해오다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모두가 버려졌다고요! 베트남 군대가 국경 지뢰밭으로 쫓아냈단 말입니다. 한국대사관이 우릴 속인거요! …여보세요, 듣고 있어요?” 그것은 배신감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살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북한-중국 국경을 넘어, 수만 리 중국 대륙을 필사적으로 가로질러 생명을 걸고 베트남 국경을 넘었는데, 조국 대한민국은 그들을 매정하게 내버렸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