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뱅쿠버 공항에서 겪은 일.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당시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랐다. 심지어 "No Entry"가 무슨 뜻인지도 느낌으로만 알 뿐이었다. 환승 공항으로 들른 것이라 중간에 일단 입국용 보안검색을 받았다. 그런데 그 공항은 얼마 전 검색대에서 난동을 부리던 남자가 테이저건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로 그 공항이었다. 더군다나 당시는 비포 문재인 & 비포 BTS 시절이라 공항에서 한국인 검색이 엄격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의 작고 소중한 파우치(치약 칫솔 게비스콘 등이 들어있는)를 분실했다. 검색을 마치고 국내선 갈아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긴장이 풀린 나는 가방을 아내 옆에 놔두고 화장실에서 똥을 때린 뒤 슬슬 공항 구경을 다녔다. 그러다가 저만치 아까 그 검색대가 보였다. 나는 아까 거기서 흘린 파우치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