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쉽게 망가지는가
지식과 지혜라는 것은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수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망가질 수 있다. E.M.번즈에 따르면, 로마제국이 멸망한 뒤 유럽은 거의 백 년 이상 농사조차 제대로 못 짓는 형편에 이르렀다. 모터 펌프도 없던 시절에 알프스에서 로마까지 상수도를 놓았던 기술자들의 후손이, 고작 논에 물을 댈 줄도 몰라서 대부분의 논밭이 천수답으로 전락한다. 심지어 호미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생산력은 곤두박질쳤다. 지식이 전수되지 않으니까, 순식간에 유럽인들은 야만의 시대를 경험하는 거다. 바로 옆에 어마어마한 건축물과 화려한 신전이 늠름히 서 있는데, 다음 세대의 지적 수준은 그것을 보며 "누가,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 감탄하고는.. 심지어 이건 인간의 작품일 수가 없다며, "불가사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