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문학세계 : 작품 1 - 소요리 책 쓰던 젊은이
벌써 4년 전이다. 내가 갓 부임한 지 얼마 안 돼서 평택에 내려갔을 때다. 평택역 앞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소요리문답 학습서를 쓰는 젊은이가 있었다. 마침 교재가 필요해서 책을 한 권 사 가지고 가려고 빨리 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교리교재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젊은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써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쓰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쓰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고쳐보고 저리 고쳐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교정하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