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관점에서 성탄절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런 제목, 참 지겹다. ㅎㅎㅎ
나는 이런 주제로 25년 전 질풍노도의 시기에 과격한(?) 글을 하나 쓴 것이 인터넷에 올라간 바람에
매년 이맘때면 검색에 걸려서 영원히 고통받고 있다. ㅋㅋㅋㅋㅋ
(1998년 12월 광주한뜻교회 대학부 황희상의 이름으로... ㅎㅎㅎ)
과거를 씻는(?)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도움말을 몇 줄 적어본다.
1. 성탄절을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 뭐 이런 논의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취합한 뒤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누가 그랬다더라 해서 따르는 건 내 것이 아니기에 갈대처럼 흔들린다. 아무리 권위있는 출처라 하더라도 그 논리를 나의 말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즉, 최소한의 논증을 갖춰야 한다. 종교개혁자 누가 이런 말을 했다더라...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2. 절기에 대한 각종 논의에서 착각하기 쉬운 점은 구약의 절기(의식법, 시민법)와 신약의 절기(교회력)을 구별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걸 혼동 및 혼용해서 찬/반 논리에 갖다 쓸 경우 오류 발생 가능성 100%.
3. 그리스도 이후 구약의 절기는 당연히 폐지되었다. 하지만 신약의 교회력은 원리적으로 가능하며, 원래 그것이 탄생한 의의에 따라 교육적 목적으로 오늘날에도 조심스레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원론적으로 그렇다.
4. 그러나 중세 카톨릭의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52주 중에서 34~38개나 되는 교회력 상의 절기가 생겨났고 이는 결국 실질적으로 '성일(聖日)'로서 지켜져 왔으니, 신약의 교회력이 또다시 절기화 되는 것을 우려한 종교개혁자들은 이것을 거부 및 폐지해 왔다. 그 결과 엄밀한 종교개혁의 전통은 오직 주일만을 성일로 규정하는 것이 되었다. 즉, 이분들의 조치에는 흐름과 배경,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5. 물론, 미신적이거나 이도교적인 축제의 의미를 담아서, 혹은 그저 놀자는 산타클로스 & 루돌프 수준의 이해는 당연히 논외로 한다.
6. 문제는 우리 주위의 기독교인들이 대체로 워낙 배경적 이해가 없다보니, 4번이나 3번은커녕, 2번조차 헷갈리는 사람이 너무 많고, 성탄절에 대해서 무슨 문제 제기를 하면 5번을 지적하는 모양이군,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
7. 부디 바라기는, 저런 지긋지긋하고 케케묵은 5나 4와 같은 단계의 논의는 이제 제발 좀 뛰어넘어서, 3번을 어떻게 좀 왜곡 없이 이루어지도록 힘쓰는 단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과연... 어디서 얼마나 그것이 제대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온갖 오해가 있을 것이고... 조금만 삐끗하면 그들(?)이 몰려올 것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부정적이다.
쓰다보니 또 현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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