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후기
어느 소설가가 5.18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말을 들었을 때 피식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을 뭔 재주로 소설로 쓴다고... 웃기고 있네... 나중에 작가가 광주 출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저 그랬다. 나는 강의하러 돌아다니느라 바빴다. 그러다가 한참 후에, 그때 그 작가가 바로 '한강'이라는 걸 알고는, 그럼 잘 썼겠네, 어떻게 썼을까, 얼마나 가슴 죄이게 썼을까, 했다. 얼마 후 서점에서 집어들어 중간쯤을 펼쳤다가... 황급히 내려놨었다. 활자가 눈과 뇌를 거치지 않고 곧장 심장으로 직격하여 후벼 파는 듯했다. 이거 읽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러, 한강 작가가 이런 저런 상을 받더니 결국엔 노벨상을 받았다. 이제 그 소설책은 어딜 가나 굴러다니며 부지런히 눈에 밟혔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