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세종의 반어법
"내가 만년에 날(日)을 보내기가 어려워서 서적으로써 벗을 삼았을 뿐이니, 어찌 옛 것을 싫어하고 새 것을 좋아해서 하는 일이겠느냐." 이는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최만리가 한글을 가리켜 "새롭고 기이한, 일종의 재주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데 대한, 세종의 뒷끝 쪄는 답변이다. 얼핏 보면 "심심해서 해봤는데 너무들 하네.." 정도로 해석되지만, 그런데 이 문장은 세종의 재치 넘치는 반어법으로 봐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즉, 이를 풀어 쓰면 이런 말이 된다. "뭐? 일종의 재주?? 그러니까 너는 내가 뭐 늙어서 한가해서 그렇게 수많은 시간동안 그 엄청난 고전을 다 읽고 파악하고 분석해서 이 작업을 해낸 걸로 아는 거냐?? 새로운 걸 제대로 만들려면, 그만큼 오히려 옛 것을 얼마나 제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