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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상 강사, 고신대학원 여름/겨울 계절학기 교리교육 강좌 실시

 
- 설요한 기자

이제서야 신앙고백서를 보면서 장로교인으로서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있었던 한 수업의 후기를 통해 나온 수강생의 고백 중 일부다. 지난 624-28, 천안의 신대원에서 교리교육 강의가 있었다. 단순한 강의가 아닌 2학점짜리 수업, 강사는 교리교육 교사로 알려진 황희상 강사였다. 5일간의 수업을 통해 목회자 후보생들은 교리교육의 원리, 칼빈의 제네바 요리문답, 루터의 소요리문답,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의 십계명 등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이 강의와 더불어 요리문답의 구조분석 및 결과발표, 대화 및 결과발표 등 수강생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금요일 마지막 수업을 참관했을 때, 수강생들의 소감문 및 교리교육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본인의 교회 사정에 따라 교리교육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발표하며 교육 아이디어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성도들을 사역하면서 나타나는 많은 고민들이 발표되어 상호 간 사역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교회의 상황이나 교리교육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이 되었다. 황희상 강사의 강의는 대개 평가가 좋다

수강생들은 교리를 가르친다고 할 때는 막막했는데 구조분석을 하고 마인드맵을 그려 보면서 서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교회에서 상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교리교육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등 다양한 소감을 발표하였다. 한 수강생은 신대원생으로서 장로교의 정체성을 드러내 주는 교회법과 신앙고백서에 대해 새롭게 느낀다는 것이 무안하기도 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수업이 끝난 후 황희상 강사와 간단한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수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 “시작은 작년 초 목회대학원 2주차 특별강좌 때였습니다. 당시 이성호 교수님의 추천으로 한 주간 강의를 맡았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때 현유광 교수님이 수업에 직접 참관까지 해주시며 이 수업의 중요성을 인지하셨고, 교무처장 신원하 교수님의 지지로 여름 계절학기 정식 수업으로 개설되었습니다. 수강생들의 수업 반응과 만족도가 좋아서 앞으로 여름, 겨울 계절학기마다 진행될 예정입니다.” 

수업을 통해 의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요?

- “사실 이런 교리교육 수업은 신대원에 마땅히 있어야 하는 수업입니다. 수업 의도는 교리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사례를 보여 주고 교회 현장에서 실제로 실행할 수 있게끔 돕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교리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잃어버린 시대입니다.” 

기존에도 교리교육과 같은 교육이 있지 않았나요?

- “있었죠. 하지만 암기식이었습니다. 학생 입장에서 이러한 교육 방식은 그저 알겠다.” 라는 대답만을 불러올 뿐이에요. 학생의 대답이 , 정말요? 정말 감사하네요!” 혹은 , 이게 이래서 중요하구나!” 하는 반응이 나와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교회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특강 소요리문답(황희상, 흑곰북스, 2011)을 읽고 단원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요약한 이유를 묻습니다. 학생이 단순히 교의적 진술로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대답한 내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본인의 신앙고백이라고 봅니다.” 

교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것이 언제부터였나요?

- “특별한 체험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학 시절에 문서선교에 관심을 갖고 교회 회지를 만드는 일 등을 했고 이것이 발전하여 인터넷 잡지도 만들었습니다. 주제는 교회개혁이나 신앙의 고민을 풀어가는 것이었고요. 사회문제 앞에서의 교회의 책임, 개인의 도덕성, 기복적 신앙, 이원론 신앙 등을 다루었지요. 이 때 나름대로 답을 찾아 기사로 제공하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답변이 상대주의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오늘날에는 말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들릴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찾은 결론은 전제가 같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교리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신앙고백에 집중하게 된 것이지요. 특히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을 직접 읽으며 얻은 놀라움이 컸기에 기회가 있으면 요리문답을 가르치고 마인드맵 등도 만들어 왔습니다.” 

교회개혁에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텐데 교리교육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 “삶 속에서 교리가 없으면 사람이 바르게 서지 못합니다. 교리의 당위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선조의 신앙이고 교회의 유산이라 소중하다는 등의 말이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교리가 없으면 결국 사람이 이상해진다는 것입니다. 삶의 정황 속에 사람들이 보이는 신앙행위를 통해 이것을 알 수 있어요. 역사적으로 보이는 영지주의, 십자군, 면죄부, 극단적 종말론 등의 신앙행태 등이 모두 바르지 못한 교리 때문에 나타나는 것 아닙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하나님 앞에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바른 교리의 목적이에요. 요즘 욕 먹는 교회들이 일부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 있을까요? 문제가 나타나는 교회는 대개 역사적 신앙이 없는 교회들이에요. 그런데 이는 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봅니다.” 

교리를 강조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일각에선 교리에 갇힌다는 인식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 “저는 교리를 '강조'한 적이 없어요.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을 하자는 것 뿐이에요. 그래서 교리를 말한다고 해서 교조주의자등의 표현을 쓰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반응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런 반응도 일견 인정해야 하는 것은 실제 교리지상주의자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교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정말 교회에 어떤 해를 끼쳤는지 묻고 싶어요. 원래 교회에 있었던 문제가 부각될 때 책임이 전가된 측면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평소에 강조하는 교리는 삶이다라는 말을 조금 풀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교리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웠으면 그대로 사는 것이 당연한데 가르치는 사람들이 가르친 대로 살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사는 것이 바보처럼 사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좋은 신앙이라고 해서 배워 놓고 삶으로 살아내는 것은 하나의 이상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것이죠. 이것은 하나님이 계시지만 나와는 관계없다는 사고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 나라에 이런 신앙이 만연합니다. 행위구원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신앙을 가지고서도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요리문답이 익숙한 것 같지만 사실 교회 전체적으로 보면 생소합니다. 대중화할 수 있는 방안이 혹 있을까요?

- “총회나 노회 차원에서 감독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치리 등의 조치라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성도들도 요리문답 교육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원래 교회가 바르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성도들도 잘못된 교회 현실에 대해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할 바를 잘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볼 때 건물, 음향, 방송시설, 주차장 등에 신경을 쓰는데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정말 교회가 교회다운지 알아보기 위해 성도들의 눈이 깰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좋은 책이 많이 나와 깨긴 했는데, 그나마 깬 성도들은 교회를 옮기는 최악의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리교육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교리교육 강좌를 수강했던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현실론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교리교육을 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습니다. 수업 때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처럼 보입니다. 교수가 강단에서 강조하고 주위에서도 다 열심히 하려고 하고 계획서도 잘 씁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많이 부딪힙니다. 현장에서의 부딪힘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어떻게 이것을 타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교리교육을 싫어할 수도 있고 재정이 부족할 수도 있고 교회 내에서 교리교육을 할 위치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 앞에서 원리적인 부분을 금방 포기하거나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업 때 듣고 내린 판단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로교회, 신앙고백에 충실해야 

황희상 강사가 지적한 것처럼 교리는 단지 교리 자체를 수호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르게 살기 위한 기초다. 현장에서 교리교육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교회의 근간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장로교 교단은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신앙의 표본으로 삼는다. 이것은 고신도 마찬가지다. 고신총회 헌법전문은 교회의 신앙고백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의 신앙과 교리 부분에는 역사적인 개혁교회의 전통을 따른다는 문구와 함께, 종교개혁전통 중 칼빈의 신학적 입장을 받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교리문답서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수되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또한 교회정치 부분에는 웨스트민스터 표준서들을 따라 장로회 정치를 규정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교회가 과연 자신의 신앙고백에 충실한지를 교단적 차원에서 반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