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이면, 서울에서 힘든 일을 겪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안성/평택으로 이사해서 살던 시절이다. 앞이 보이지 않고 답답함이 극에 달했던 어느 날, 아내가 충동적으로 그냥 무작위로 일본여행 패키지 상품을 하나 덜컥 결제해버렸다. 깜딱 놀란 내가 살펴보니 일정표가 별로 맘에 안 들었다. 꽉 막히는 도꾜 시내를 버스만 타고 돌아다닐 판... 하지만 어쩌나. 기왕 결제까지 한 것... 예약 변경을 신청해서 더 나은 상품을 고르고 골라서 결국 오사까/고베/나라/교토를 3박 4일로 떠나게 됐다.
첫째 날
오사까, 간사이 국제공항 출국장. 내부 디자인과 컬러가 독특하다. 내 스타일은 아니다. ^^;;
공항에서 오사까를 끼고 고베까지, 엄청난 크기의 오사까 항구가 쭈욱- 계속- 이어진다. 고가다리와 고속도로로 이어진 길을 한참을 달린다.
고베는 우리에게 고베 대지진으로 알려져 있다. 고베항에 도착해서 보니, 항구 한쪽에 그 지진의 흔적을 보존해두었다. 지진메모리얼파크.
이 때만 해도 이런 복합 쇼핑 공간이 신기했는데... 이젠 한국에도 널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오사카 성. 넓은 해자와 수직으로 서서 기어오르기 힘든 성벽.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받는 안전한 내부 공간
대도시 한 가운데 넓게 보존되어 있어서 도시 경관과 어울린다.
거대한 돌을 성벽으로 쌓았는데 저거 그 시대에 어떻게 옮겼을까;;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엄청 크다. 저기에 어떻게 올렸나 싶...
내부 전시물은 평범했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2007년 당시엔...
성의 망루에 해당하는 부분에 올라가서 오사까 도심을 바라본 장면
저 멀리 오사까 항구가 보인다.
이렇게 보니 더더욱, 외부 침략을 막기 좋은 구조가 잘 확인된다. 3단계 방어 시스템. '반지의 제왕' 무대로도 손색이 없겠다. ㅎㅎㅎ
타코야끼.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이후로 1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에서는 이 맛을 재현한 곳을 못 찾았다.
시내 도톰보리로 이동. 도톰보리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 게 형상. 완전 신기했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사는 마포구청역 앞의 빌딩에도 이런 게가 붙어있다. ㅋㅋㅋ
저녁식사는 회전초밥. 막상 여행은 질렀지만 워낙 극빈하던 시절이라서, 돈 아낀다고 1인당 서너 접시만 먹고 말았다.
신사이바시 쇼핑거리. 사람 참 많다.
첫째 날 밤이 되었다.
둘째 날
둘째날은 오사까 도톰보리만 콕 찍어서 하루종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우리 숙소는 외곽에 있었다. 시내 진출은 지하철로... 지하철 티켓 자판기가 고풍(?)스럽다. ㅎㅎㅎ
그때만 해도 깔끔한 이런 길거리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은 서울의 어느 동네 사진이라 해도 믿겠다. 고작 10년 지났을 뿐인데...
지하철은 오사까 다운타운(?)에 접근중
환승입니다~. ㅋㅋ 한국어 안내문이 기본적으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초밥 만들기 장난감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카메라 전문 매장 비크카메라 빌딩. 이 때만 해도 디카에 관심이 많았어서, 오전 시간 대부분을 이 빌딩에서 보냈다.
어제 들렀던 신사이바시에서 라-멘 점심. 이거 시키는데 영어를 못해서 버벅거렸더니, 점원이 한국말로 "그냥 한국말로 하세요." 이랬다. -,.-
다시 도톰보리와 신사이사바 구경하기
대형서점인데... 5층까지 층별로 분야별로 전문서적이 가득 가득! 박이 터지는 느낌이었다. 정말 놀랐다.
서점 꼭대기층 미술 전시관. 작품이 너무 맘에 들어서 작가와 사진 한 방 찍고 싶었는데 말이 안 통해서 서로 눈빛만 주고받고 헤어짐.
아메리카무라. 이름처럼 미국 느낌이 나는 쇼핑거리. 홍대 분위기??
경찰서(파출소) 간판이 독특했다.
오코노미야키를 시켰다. 이때 처음 먹어봤는데, 그때만 해도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 신기했다. ^^
둘째 날 일정 종료.
내일은 교토와 나라에 다녀오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