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고속도로는 무료다. 하지만 특정 구간에 유료도로가 있는 경우가 간혹 있다. 문제는 이 유료도로를 통과할 때 톨게이트가 있는 게 아니고 따로 유료라고 알려주거나 돈을 어디서 어떻게 내면 된다고 적혀있지 않다는 것. 이런 시스템이 익숙치 않은 여행자로서는 잘못해서 큰 벌금을 물게 될까봐 걱정될 수밖에 없다. 천만다행으로 구글맵이 유료도로 안내시 미리 알랴줘서 피할 길을 주시기는 한다. 하지만 빙 돌아가면 엄청난 거리에 시간소모를 해야한다.
돈을 내려면 그날 “자정이 되기 전에” 특정 홈페이지에 가서 카드로 결제를 해야 한다. 늦으면 벌금이다. 벌금도 늦게 내면 엄청난 과징금이 떨어진다. 실제로 이런 시스템을 잘 모르는 여행객들은 독박을 쓰는 경우가 꽤 있다.
나도 이 도로 중 하나를 지나갈 일이 있었다. 켄터베리 답사를 마치고 프램링험 캐슬을 보러 북쪽으로 템즈강 하류를 건너가려면 “다트퍼드 크로싱”이라는 거대한 다리(남에서 북으로 건널 땐 터널)를 건너는데, 이걸 돌아갈라 치면 막히는 길로 거즘 1시간은 더 걸리므로 이 길을 타는 게 합리적이다. 문제는 돈을 내려고 보니 페이팔이 안 되고 무조건 카드 결제인데 한국에서 가져온 카드는 한국 결제 시스템으로 넘겨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해외 ip가 어떻고 하면서 문제가 된다. 다른 방법이 없나 살펴보니 무슨 동네마다 Payzone이라는 데가 있어서 거기서 결제가 된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좀 어이가 없었다. 다리 한 번 건너는데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찾아가서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우끼기도 하고.. 여기 사는 사람들은 그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은지 당연하게 만들어놓고 쓰고 있는 모양이 황당하기도 하고 ㅎㅎㅎ 한국의 대중적이고 보편적이며 합리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을 외국 여행자들이 극찬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
여튼 결론은, 영국에서 운전할 때는 유료도로를 주의하자는 것. 구글맵 경로안내시 유로도로가 뜨거든, 그날 자정이 되기 전까지 내가 어딜 지나왔는지를 꼭 기억했다가, 구글에서 결제 페이지를 검색하고 들어가서 반드시 결제하자 ㅋㅋㅋ. 혹시 카드가 안 되걸랑, Payzone이라는 명패가 붙은 가까운 동네 담뱃가게나 구둣방 같은 구멍가게를 찾아가자. 문 여는 시간이 집집마다 다르다는 것은 함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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