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 빈치 코드"에는 주인공 커플이 현금수송차를 탈취(?)한 뒤 빌레트 성으로 티빙 교수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관객은 티빙 교수의 나레이션을 통해 "뜻밖의 교회사 특강"을 듣게 되는데, 물론 아주 씨니컬한 내용이다. 특히 니케아 공회에 대한 설명 중에는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니케아 공회'의 현장 상황이 중계(?)되는데, 상상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대단히 경멸스럽게 그려진다. 사실 이것이 일반적인 현대인들이 공회의를 바라보는 시각일테다.
수많은 교파의 종교지도자들이 시장 바닥같은 성당에 모여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각자가 생각하는 교리를 주장하고, 그 사람들이 모여서 지극히 정치적인 이유로 주요 교리들을 (무려) "투표"로 결정하는 장면이 흘러간다. 복음서 종류와 부활절 날짜와 각종 의식은 물론, 예수의 신성도 여기서 투표로 확립한 결정인 것처럼 표현한다.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기서 주인공 커플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며 황당한 표정을 짓지만, 완전 똑똑해 보이는 티빙 교수는 마치 엄청난 비밀을 폭로하는 것처럼 어두운 방안에서 신격화 된 예수 이야기를 이어간다. 물론 우끼고 자빠진 내용들이지만 신뢰감 쪄는 간달프 아저씨가 진지하게 연기하는 그 장면의 설득력은 엄청나다.
결국 남자 주인공이 흥분해서 따지고 교수도 언성을 높이자 여자 주인공이 언쟁을 중단시키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되묻는다. "그런 질문 때문에 그동안 몇 명이 죽었죠...?"
바로 이것이 공회의와 교리와 제도교회를 바라보는 이 시대 정신이다. 넘어야 할 벽이 두텁고도 높다. 하지만, 분명한 팩트 위에 기반하여 정직한 소통으로 다가가면 실마리는 풀릴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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