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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로마의 주요 관광지 몰아서 보기"를 시전하는 날이다. ㅎㅎㅎ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맥도날드. 로마의 건물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도록 어울리는 간판을 디자인해서 달았다. 굳!
버스 기다리다가 들어간 동네 서점. 규모가 꽤 크고 분야별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전문성이 느껴진다.
성 안젤로 성(Castel Sant'Angelo) 앞에서 버스를 내렸다. 베드로 대성당 광장 앞으로 길게 뻗은 '콘칠리아치오네' 대로가 보인다. 아침부터 해가 강렬하다. 관광객과 투어 버스도 바지런히 움직이고, 노점상도 분주하다.
아마도 로마 제국 시대부터 뚝방 공사를 했을, 그래서 수천 년을 로마 도심을 통과하며 그대로 흐르고 있을 테베레 강.
그리고 그 테베레 강을 건너는 세인트 안젤로 다리. 여러 조각상 장식으로 유명하다.
다리를 건너와서 뒤돌아 찍은 사진. 저 성채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다음 기회로...
사실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라서 오후 또는 저녁에 와야 제맛이다. 우린 일정상 패스... 다음 기회로...
언젠가, 로마 교황청 신부들이 모금을 위해 달력 모델로 나섰다. 그걸 또 어느 미용실에서 유리창에 붙여두었네. 길을 걷다가 발견.
갑자기 길이 확 넓어지면서, 눈이 상큼해질 정도로 멋진 건물을 만났다! 바로크 건축물이고, 알아보니 베르니니의 라이벌 '프란체스코 보로미니'의 작품이라고 한다. 현재는 대학 건물로 쓰이고, 내부에 도서관도 있는 모양이다.
그 바로 옆에 성당이 있다. Parrocchia Santa Maria in Vallicella. 누오바 광장에 있어서 누오바 성당으로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내부의 화려함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천장화를 한참 바라봤다.
거의 모든 채플실에 명화가 가득하다. 이것은 박물관인가 성당인가. 어떤 그림을 소장했느냐가 성당의 실질적 레벨을 형성하던 시절.
고해성사를 위한 박스(?)도 엄청 많다. 양쪽에 한 명씩 동시에 처리하는 듀얼 프로세스. 그만큼 신도 숫자도 많았고, 담당 사제의 숫자도 많았겠지. 한국의 성당에서 고작 한 두 개를 봤을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다시 골목길을 걸어, 외관이 이쁘기로는 최고라는 산타마리아 델라 파체 성당을 찾아간다.
찾았다. Chiesa di Santa Maria della Pace.
진짜 아름답다 ㄷㄷㄷㄷㄷㄷ 마침 문이 닫혀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는데, 들어가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지친 여행길에 휴식처"라고 ;;;
아름답고 조용한 골목길을 걷는 그 순간도 이미 '힐링'이었다.
드디어 나보나 광장에 도착했다. 로마제국 시절에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세운 경기장 터였다. 그런 유서깊은 곳이, 중세의 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 파괴되었다가, 17세기에 재개발 되면서 베르니니와 보르미니가 경쟁적으로 건설에 참여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개인 소견이지만, 아마 로마에서 가장 로마다운 곳이 나보나 광장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됐고! 배가 고프다. 점심 때가 됐다. 나보나 광장이건 뭐건,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밥집을 찾아 골목으로 들어갔다. 광장에는 비싸고 맛 없는 가게가 즐비하다고 들었다. 골목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작은 식당을 찾아서 피자와 기타 등등으로 요기를 했다. 보기엔 그저 그런데, 맛은 좋았다. 이번엔 성공!

먹거리 팁. 이탈리아의 주메뉴는 피자와 파스타. 한국에도 흔한 요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로마에서 먹는 것은 다르다. 강 건너 트라스테베레처럼 주요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동네로 건너가서 평범한 식당에 들어가 '까르보나라' 같은 평범한 메뉴를 시켜서 먹어보자. 지금까지 한국에서 오뚜기 크림소스와 함께 비벼먹던 그것은 결코 까르보나라가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ㅎㅎㅎ

그리고 어딜 가든지 중간에 쉴 때는 주위에 있는 저렴한 카페에 들러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하자. 그러면서 화장실도 함께 이용하면 일석이조. 로마의 커피는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 잔에 나오는데, 보통은 설탕을 넣어서 녹이지 않고 세 번에 나눠 마신다. 첫 모금은 쓰고 둘째 모금은 적당하고 마지막은 달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는 여행 중 피로를 풀어주고, 무엇보다도, 굉장히 맛있다!!

다시 나보나 광장으로 나왔다. 
광장, 분수, 오벨리스크,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고대, 중세, 근대 건축물들...
오후가 되자 광장은 좀더 활기가 느껴진다.
광장에는 아고네 성당(Sant'Agnese in Agone)이 있다. 찬란하게 아름다운 벽화로 치장되어 있다. 이곳의 벽화는 유독 파스텔톤이 강했다. "작고 예쁜" 성당으로 유명한 이곳은 보로미니의 작품이라고 한다. 성당 자체가 그대로 하나의 예술품이다. 꼭 들어가보시길.
성당을 보고 나오는데 광장은 이제 사람들로 꽉 찼다. 슬슬 도망칠 때가 됐다. ㅋ
조금 떨어진 피오리(Fiori) 광장으로 이동해서, 오후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졌다.
이곳엔 상시적으로 장이 서는 모양이다. 구글지도에서도 노점 천막이 보인다.
진한 커피와 빵 한 조각. 로마 최고의 맛은 커피(에스프레소)가 아닐까 싶다. 이거 한 잔으로 여행자의 피로를 확 풀어준다.
골목길을 자유롭게 거닐었다. 작은 오페라 극장도 보이고 ...
작은 동네 미술관도 보이고... 안드레아 성당 두오모도 보인다.
골목에 이런 원주 기둥도 그냥 막 덩그러니 서있다. 주위엔 차들이 막 주차하고 ㄷㄷㄷ 문화충격. 나중에 검색해보니 Colonna dell’antico teatro.라고 뜬다. 본래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경기장 남쪽에 건설한 '오데온 극장'의 일부라고. 구글 지도로 위치를 보니 맞는 듯하다.

 

지금까지 걸은 동선을 구글지도에 표시하면 이와 같다.
이제 우리는 나보나 광장과 작별하고 판테온으로 간다.

 

※ 매체에 기고했던 관련 글 링크

 

신전이냐 교회냐 : 판테온, 아고스티노, 그리고 누오바 성당 - mytwelve

판테온(만신전)로마 구도심의 꼬불꼬불한 골목을 걷다가 갑자기 확 넓어지는 광장에서 관광객의 시야를 사로잡는 거무튀튀한 건축물. 거대한 통조림통(?)처럼 보인다. 여기가 바로 판테온. 판(모든) 테온(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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