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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투어를 마치면 하루가 다 가야 하는데, 하절기에 로마에 갔더니 해가 길다. 길어도 너~무 길다.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로 갔는데, 그냥 들어가자니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시간도 남고 체력도 아직 괜찮아서, 전형적인 관광지를 하나 찍고 오기로 했다. 만만한 것이 스페인 계단이었고, 그 근처에서 저녁도 먹으면 딱 좋을 듯했다.

로마의 버스는 깨끗한 편이다.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대중교통의 품질은 상향평준화 되는 듯하다. 물론 소위 선진국이나 적어도 개발도상국 축에 끼는 나라라면 말이다.
버스를 갈아타는 베네치아 광장에 우뚝 서있는 조국의 제단. 100년 전 건물인데, 로마에서 이 정도는 아주 새파란 신삥(?) 건축물이다.ㅋ
오히려 버스 정류장 뒤에 그냥 서있는 이런 애들이 역사적인 유적. Trajan's Column.
온갖 사연이 조각되어 있다. 원주 형태를 쭈욱 따라 돌면서 스토리가 이어진다. / 버스를 기다리는데 "저녁 햇살"이 비친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잘 알려진 스페인 계단에 도착했다. (계단 오염된다고 아이스크림은 못 팔게 되어 있다. 셀카봉만 무쟈게 판다.) 
그런데... 저 위에 트리니타 성당이 하필 외장 공사중이네;; 그림이 영 안나온다. ㅠㅠ
그래도 도시 한복판에 이런 공간의 여유는 정말 귀하다. 한국의 지방 소도시 도심 재개발에 이런 발상의 도입이 시급하다.
정면에 보이는 골목이 쇼핑의 거리. 루이비통, 스바로브스키 등의 매장이 몰려있다. 즉, 나는 갈 일이 없다. ㅋ
바르카시아 분수. 이것도 베르니니의 작품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놀랬다.
드디어 진짜 "저녁"이 되었다. 사실, 시간상으로는 이미 "밤"이다. ㅎㅎ
골목으로 좀 들어가서 대충 메뉴를 골랐으나... 실패! ㅠㅠ 다 좋은데 '맛'이 없었다.
대신, 디저트로, 이 동네 유명한 딸기 티라미슈를 맛봤다. 가게 이름은 Pompi Tiramisù.
다시 스페인 계단으로 돌아오니 사람이 꽤 줄었다. 우리는 숙소까지 좀 걷기로 했다.
로마의 밤거리를 걷는 것은, 마치 유적지 사이를 걷는 듯, 혹은 박물관의 전시물 사이를 걷는 듯한 기분이다.
트리톤 분수(Fontana del Tritone). 로마는 2천 년 전부터 분수의 도시였음이 실감났다. 물론 이런 작품들은 중세 이후의 것이지만 상하수도 시설은 이미 로마 제국 때 거의 다 완성된 것이다.
아, 우리 숙소는 이건 아니고. ㅎㅎㅎ #사진은내용과아무런상관이없음

 

오늘 참 많이 걸었다. ^^ 내일, 본격적인 로마 시내투어를 한다. 나보나 광장 주변과 판테온 신전, 트레비 분수 등, 대부분의 "전형적인" 관광지를 내일 몰아서 다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다음 날에는 비교적 덜 유명한, "고급 버전"의 관광지를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