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스워스 하우스에서 나와서 일단 숙소로 후퇴해서 씻고 한숨 잤다. 마음은 놀고싶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되므로 무리해서 움직이지 않기로... 1시간쯤 자고, 더 쉬고 싶었으나, 어디 다니기에 너무 좋은 날씨가 아까워서 기어이 밖으로 나왔다. 바로 옆 마을 중에 유명한 관광마을 베이크웰이라는 곳이 있는데, 챗스워스 가는 길 반대 쪽 길로 역시 8분 거리. 아내가 숙소를 기가막힌 곳에 구했다.
마을에 도착하고 보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구도심 옆으로 작은 강이 흐르고 강 건너편에 대형 주차장이 있어서 그곳에 차를 대놓고 작은 다리를 건너면 나타나는 작고 귀여운 마을이다. 건물도 넘나 이쁘고, 골목길마다 이야깃거리가 가득해보인다.
영국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런 마을이다. 주차장도 넓고 쇼핑하기도 좋고 맛집도 많고 편의시설도 충분하다. 우선 마을을 크게 한 바퀴 휘 둘러보면서, 눈길이 가는 곳마다 카메라를 들이댔다.
마을 이름이 베이크웰인 것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지만, 이곳 마을이 유명한 것은 특이하게도 '푸딩' 때문이라고 한다. 이 지역 특산물처럼 취급되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푸딩을 가게 두 곳에서 팔고 있는데 서로가 원조라고 주장하여 싸움이 붙기까지 했다고 한다. ㅎㅎㅎ
생긴 것은 정말 볼품 없고, 비싸고, 맛도 없어 보이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엄청 맛있었다. 다만 너무 달아서 우리는 이걸 한 조각만 먹고 남겨둔 뒤에 다음 날 야외에서 점심 대신 먹었다. 역시 명은 불 허전이다.
구 도심 중심부로 슬슬 걸어가봤다.
약간 높은 지대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 동네의 핵심 관광코스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 나온다. 먼저 눈에 띄는 인상깊은 곳은 오르막길에 위치한 교회와 묘지였다.
교회 뒷쪽 골목을 조금 걷다가... 주위 간판을 잘 봐야 한다. 이 동네의 가장 유명한 박물관이 Old House Museum인데 까딱 잘못하면 진입로를 놓치기 쉽다.
다시 골목을 돌아 내려온다. 예쁜 장면이 많이 보여서 사진 찍는 맛이 난다.
저녁거리로 피쉬앤칩스를 사서 돌아오는데 주차장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길래 강가에 벤치를 하나 차지하고 거기서 피쉬앤칩스를 먹었다.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나 만족스러운 여행이라니~
숙소에 들어와서 샐러드와 푸딩으로 저녁 디저트를 하고, 침대에 배 깔고 엎드려 사진을 백업하고 하루를 회고한다. 관광지도에 우리가 오늘 걸은 동선을 표시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또 힘들게 마음 먹고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여행이지만, 막상 아내를 만나고 이렇게 둘이서 보내는 시간들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출국하기를 정말 잘했다. 끝까지 아름다운 여행이 되도록 주의하며 안전하게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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