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여행기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코너] - 여행하면서 직접 체득한 꿀팁 대방출..

코로나 시국에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피하는 일'이다. ㅠㅠ 특히 같은 실내 공간에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행자에게 이게 쉽겠나... 우선 박물관 같은 데도 못 들어가고, 무엇보다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 여행을 하면서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니... (부들부들...) - 하지만 덕분에 예산은 엄청나게 절감되었지.. 

2020년 8월 현재 영국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세니타이저를 입구에 비치하고, 실내 입장시 인원을 제한하고 거리두기를 요구하며, 마스크를 쓰도록 요구하고, 직원들도 철저히 쓰고 있고, 손이 닿는 모든 곳을 알콜로 닦으며 수시로 방역하고 있다. 문제는, 개념 없는 손님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돌아다니며 기침을 하고 왁자지껄 떠든다는 것...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해야만 하는 특별한 경우에 처한 저와 같은 분들께 아래의 꿀팁을 제공하오니, 참고하시길...


1. Disinfectant(살균제)를 마트에서 사서 갖고 다니자.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환기를 시키면서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을 소독해야 한다. 살균제를 일회용 행주에 묻혀서, 문고리, 선반, 옷장, 옷걸이, 의자, 침대 등 온갖 것을 다 닦아낸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스프레이 형태의 알콜 세니타이저를 갖고 다니면서 평소에 뭘 만지거나 할 때마다 손에 뿌리는 것이 좋다. 마트에서 뭘 샀을 때도 포장지에 일단 뿌리면 안심이 된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티슈형 세니타이저가 있는데 이것은 식사 전후 음식 포장지나 손을 닦는 데 아주 유용하니 한 봉씩 가지고 다니자. (코로나가 피부로 감염되는 건 아닌데, 뭘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코를 후비는(?) 경우에 혹시 모르므로 주의하자는 것임)

2-1. 식사는 테이크아웃이 기본이다. 그런데 딱 봐서 만드는 사람이 마스크를 안 쓸 경우, 패스해야 한다. 맥도날드 같은 체인점은 대부분 방역원칙을 철저히 지키므로 거기서 치킨랩 같은 것을 먹으면 좋다. 테스코 까페에서도 치킨랩을 파는데 무척 훌륭하다. 

2-2. 테이크아웃을 할만한 식당을 찾기 어려울 경우, 마트에서 포장된 가공식품을 사서 숙소에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럴 때 선택 가능한 메뉴는 숙소 형태에 따라 다른데, 데워먹을 도구가 없는 경우 샌드위치나 과일류, 요플레, 빵 등이 최선이다. 전자렌지나 오븐이 있는 경우엔 선택의 폭이 확 늘어난다.

2-3. 위와 관련해서... 숙소는 그냥 잠만 자는 곳은 저렴하지만, 여행 중반에 한번쯤은 아파트먼트 형태의 숙소를 구하면, 요리를 해먹거나 밀린 빨래를 하기 좋다. 거기엔 웬만한 식기류와 조리도구가 다 비치되어 있고, 세탁기와 건조기까지 있다. 이때 M&S나 모리슨 등의 마트를 이용해서 샐러드, 소고기, 피자 등을 사다가 요리해서 먹으면 훌륭한 조식과 석식을 든든하고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M&S에서 홍합소스를 샀는데, 홍합이 미리 조리되어 있어서 그냥 끓여서 스파게티면을 넣어서 먹거나 빵에 찍어서 먹으면 딱 좋다. (아이디어를 주신 에든버러의 이재현 님께 감사)

3-1. 쟁반을 하나 갖고 다니면 숙소에서 식사를 할 때 매우 유용하다. 대부분의 저가형 숙소는 테이블이 애매하다. 과도나 포크 등도 갖고 다니면 편하다.

3-2. 작은 브리타 정수기를 갖고 다니면 매우 편하고, 매번 생수를 사지 않아도 되므로 재정에 소소하게 도움이 된다. 일회용품도 줄이고... 정말, 브리타 정수기는 사랑이다.

3-3. 숙소에 있는 전기주전자는 위생 문제가 좀 있고.. 대부분 석회가 엄청 끼어있어서 찝찝하다. 개인 전기주전자를 갖고 다니면 조석으로 커피를 즐기기에 아주 좋다. 뭐 그렇게까지 하나 싶긴 할텐데, 막상 해보면 마음이 평안하다.

3-4. 락앤락 반찬통도 한두 개 갖고 다니면 음식을 먹다 남겼을 때 유용하다. 냉장백을 하나 갖고 다니면 냉장고가 없는 숙소를 이용하더라도 하루이틀 정도는 신선한 음식을 담을 수 있다. 야채나 마요네즈, 과일 등을 보관하기에 딱이다.

4-1. 그냥 기본적으로 많이 먹는 음료수나 빵, 과자, 냉동식품 등을 저렴하게 구비하기에는 Iceland를 이용하면 정말 좋다. 묶음 판매의 저렴함에 정신줄을 놓게 될 것이다. ㅎㅎㅎ 다만, 여기는 신선식품은 좀 별로다. 한국 라면은 주로 테스코나 모리슨에 있다. (테스코의 경우 주차장이 큰 대형 테스코에 가야 한다. 동네 테스코 익스프레스에는 잘 없다.)

착한 가격

4-2. 더 다양한 한국 라면은 대도시의 차이니즈 마켓에 가면 된다. 한류 덕분이다. 여기서는 라면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 구매하기가 좋다. 단밤이나 해바라기씨 등을 사면 간식으로 괜춘하다. 전자렌지가 있는 숙소를 이용하는 분은 중국 마트에서 햇반도 팔기 땜에 적당히 이용하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 중국인들에게 불닭볶음면이 엄청난 인기라서 웬만한 마트에서는 이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번 먹어봤는데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는 조금 덜 매운 느낌이긴 하다.

5. 여행 중 화장실 이용은 정말 큰 문제다. 영국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휴게소 개념이 잘 없어서 주유소 편의점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매번 하기보다 조금 더 센스있는 방법은,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행 도중에 구글맵에서 테스코, ASDA, M&S, 모리슨 등을 찍으면 가까운 곳부터 뜨는데, 딱 봐서 주차장이 넓은 곳으로 고르면 편하다. 규모가 큰 곳에는 까페도 있기 땜에 밥때 맞춰서 들어가면 편리하다. 코로나 시국에 영국 렌터카 여행, 2~5번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먹고 싸는 문제는 대형마트가 답이다."

6. 빨래와 설거지를 위해, 가루 세제와 주방용 세제를 작은 통에 담아서 갖고 다니면 좋다. 숙소에 있는 비누를 대충 이용하면 되지 싶겠지만, 가루세제와 주방세제가 따로 발명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괜히 빨아도 빨아도 거품이 계속 나오는 옷을 헹구느라 야밤에 넉다운 되지 말고, 문명인답게 전용세제를 이용하자. 작은 수세미도 함께 지참하자.

7. 영국은 비가 자주 오므로 방수자켓이 아주 유용하다. 한국에서 가져오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하나 사도 된다. Primark에 가면 초저가에 구매 가능하다. 비가 올 때 비만 오는 게 아니라 바람도 거세게 불기 때문에 우산은 무용지물이다. 사진도 찍고 그러려면 두 손이 자유로운 후드 달린 자켓이 답이다.

8. 주차는 관광지 바로 근처보다는 한두 블럭 떨어진 곳에 가면 골목에 그냥 댈 수 있다. 단, 대도시에서는 이게 안 통한다. 많이 걸어야 하므로. 도심지 주차는 웬만하면 주차 기계에 돈을 내고 마음의 평안을 찾자. 대부분의 기계에서는 카드를 받는다. 혹은 스마트폰에 주차장 앱을 깔면 정말 편하다. NCP Park라는 앱은 약간 고급형 주차장을 안내해주고 10% 할인도 된다. Horizon Spaces라는 앱은 상당히 많은 주차장과 계약이 되어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처음 3번은 50% 할인쿠폰을 쓸 수 있다.

9. 웬만한 관광지는 요즘 예약이 필수다. 구글맵에서 찍고, 거기 소개된 홈페이지로 가서, Tickets 또는 Book를 클릭해서 예약하자. 유료일 경우 예약과 동시에 카드결제(또는 페이팔)까지 진행된다. 이때 입장 시각을 고르도록 되어있는데, 입장 인원 수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가급적 시간을 지키되, 예약한 일찍 갔을 경우엔 융통성이 있어서 - 예약하고 안 온 사람이 늘 있기마련 - 입장을 미리 시켜주기도 한다.

10. 웬만큼 알려진 맛집과 까페는 포기하자. 어딜 가나 사람이 바글바글. "With 코로나 상황"이다. 이 글의 목적 중 하나는, 코로나 시국에 여행을 해야 한다면 포기할 것은 분명히 포기해야 함을 알리고자 함이다. 맛집을 포기하고, 생명을 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