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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국립공원 근처에는 이런 마을(?)이 많다. 차로 움직이는 여행자들은 어차피 국립공원 바로 앞까지 와서 잘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도심에서 아침에 바로 출발하기엔, 이동하면서 여행 초반부터 너무 김이 빠진다. 그래서 국립공원 근처에 작은 마을들이 관광지를 서포트 하는 형태로 발전하는데 우리가 묵었던 마을이 딱 그런 곳이다.

사실 피크 디스트릭에 가는 사람들이 많이 머무는 대표적인 장소는 앞서 소개했던 베이크웰인데, 아무래도 거긴 좀 비싸졌다. 거기서 차로 7분 거리에 있는 로우슬리라는 마을에도 숙소가 있는데 베이크웰에 비하면 가성비가 많이 좋다. 우리가 묵은 곳은 두 곳이었다. 위 지도상 1번에서 4박 5일 쭉 머물까 했는데 목/금 이틀만 예약되고 주말에 방이 없다 해서, 그 옆에 있는 다른 숙소로 나머지 2박을 채웠다. 1번은 식당 겸 게스트하우스, 2번은 전형적인 잉글랜드의 B&B 였다. (B&B = Bed and breakfast)

그리고 두 숙소 사이, 지도상 중심부에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쇼핑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기념품샵은 물론이고 마치 한국의 아울렛처럼 옷도 팔고 푸드코트도 있다. 넓은 무료 주차장도 물론 있다.

아래는 B&B와 쇼핑타운의 사진들이다. 참고로 B&B는 일반 숙소에 비하면 약간 비싸지만, 조식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만 고르면 가성비가 오히려 낫다.

두 번째 숙소, 올드 스테이션 하우스 B&B로 걸어가는 모습. 외관은 정말 올드하다.
넓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B&B. 가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주인 아줌마가 해주는 조식을 먹으며 지낼 수 있다.

 

창밖에는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다가 나무 밑에서 쉬고 있다.
주말엔 쇼핑타운에 놀러 갔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해다니느라 고생했다.
이곳에서 식사도 해결 가능하다. 가격은 좀 비쌌다. 그간 우리가 마트에서 사먹던 것에 비하면.


뭐니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 보여드릴 B&B의 조식! 정말 제대로 대접 받는 기분이었다. 코로나 땜에 서로 조심하느라, B&B의 또 다른 매력인 집주인과의 이런저런 대화와 교제는... 불가능했다. (물론 영어를 못해서 불가능한 것이 더 크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식당으로 내려가면 보이는 장면 - 에피타이저가 미리 세팅되어 있다.

원하는 메뉴를 상세하게 고를 수 있는 Sheet를 매일 주시고, 거기에 맞게 아침마다 개인별로 플레이팅을 해주신다. 딱부러지는 스타일의 키 큰 아주머니는, '이것이 바로 잉글랜드의 아침이다'를 보여주듯이 격식을 제대로 갖춰 서비스 해주셨다. 오른쪽 사진은 토스트가 식지 않도록 데우는 뜨거운 돌맹이. 토스트 밑에 깔려있었다.

아내 쪽 접시. 내 쪽에는 에그 스크램블과 요거트가 있다. 아침을 먹고 오후 3시까지 배가 든든했다. ㅎㅎㅎㅎㅎ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이런 식으로 각 지역에 유명한 B&B를 예약하고 다니면서 다양한 매력을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대면 관계로 지내는 것이 서로 민폐. 다음 숙소부터는 일반적인 모텔급 숙소나 우리끼리 식사를 해먹을 수 있는 아파트먼트로 골라서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주말에 한가로이 잉글랜드의 B&B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여행자로서는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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