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 고생을 빡씨게 했기에 오늘은 오전에 푹 쉬고 점심 때쯤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뉴캐슬의 높낮이가 심한 지형 때문에 오늘이 더 빡씬 코스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
구글평점 4.5에 빛나는 Grainger Market에 도착했다. 와서 보니 생각보다 지붕이 낮은 실내 시장이었다. (처음엔 멀쩡한 건물만 보이길래 시장이 어디 있나 한참을 찾았다..) 우리는 마스크 끈을 다시 꽈악 조이고 조심조심 다녀야 했다.
우리는 여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지도를 보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동선을 구상했다. 구 도심은 엄청나게 넓은 것은 아니어서, 당일치기 코스로 걸어다니기에 나쁘지 않을 거라고 이때까지만 해도 생각했다. 그러나.....
점심은 그리스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해보여서 시켰는데 알고보니 Gyro라는 놈이었다. 잘 모르겠을 땐 무조건 위키 참조.
시장 구경을 하는데... 뭔가 세운상가 생각도 나고,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기운이 물씬 풍겨서 안타까웠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월화수에 식당에서 뭘 먹으면 50%를 깎아주고, 정부가 대신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재난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었다. 일종의 '먹어서 응원하자' 영국판이랄까. 덕분에 우리도 여행경비에 보탬이 꽤 되었다.
여기서 잠깐 아내의 일기 인용.
그레인저 마켓 상점. Sustainable food chains 문제를 공부하면서, 현대인들은 자기가 먹는 음식의 재료와 가공과정의 출처를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체인 중 하나 아닐까? 노리치에서 보기 어려웠던, 만물 수리점, 의류 수선소 등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내가 가진 물품이 고장나면, 고쳐 쓸 수 없어서 새 것을 사야하는 시스템은 대량 생산, 무한 소비를 촉진하고 쓰레기 문제,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구조가 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통시장 애호가 정 여사는 그렇게 믿고 있다.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 근처에 찰스 디킨즈 플래그가 있다고 해서 와봤더니 이런 거였다. 이 식당이 디킨즈가 왔었다?거나 혹은 무슨 관련이 있다거나 하는 모양인데 굳이 들어가고 싶진 않았다.
비를 맞으며 계단을 올라가니 어제 지나갔던 캐슬 주변이 나온다. 여기서 우선 하이 레벨 브릿지를 건너서 남쪽으로 간다. 왜 다리를 건너냐고?? 그냥~
이번엔 타인 브릿지를 건너 북쪽으로 다시 간다. 이유는? 그런 거 없다. 그냥 좋으니까~ ㅎㅎㅎ
체력 고갈로 이쯤 해서 후퇴했다. 뉴캐슬 여행은 나의 인문학적 관심과 역사적 상상력을 북돋기 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종아리와 발바닥의 고통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했다. 남편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고난의 행군을 함께 해준 아내가 고맙고, 사랑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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