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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 기준으로 쓰느라고 제목을 "베릭"이라 했지만 영어 발음은 "버윅"에 가깝다.

점심 때가 될 즈음, Berwick upon tweed라는 바닷가 마을로 이동했다. Berwick 교구 교회에서 존 녹스가 2년 정도 시무했던 적이 있었음을 알아두었기에, 렌터카로 움직이다가 밥 때에 맞춰서 들를 수도 안 들를 수도 있는 마을로 계획만 해두었다. 마침 때가 맞아서 들렀는데 이곳 역시 들르기 정말 잘했다.

이곳 역시 다리가 명물이다. 세 개의 다리가 나란히 있는데 그 중에 맨 아랫쪽 다리 근처에 주차를 해놓고 움직였다. 

교회 쪽으로 걷는데, 이 도시의 비지터 센터가 있고, 바로 다음에 큰 건물이 있었다. 이거로구나 하면서 사진을 찍는데 건축 양식이 뭔가 이상... 너무 현대(?)적이다. 한참 사진을 찍다가 뒷쪽을 보니...

역시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따로 있었다.

... 누가 와도 헷갈리기 딱 좋은 듯하다. 정확한 위치는 아래 구글맵 위치 정보를 참고하자.

 

Berwick Parish Church

★★★★☆ · 교회 · Parade

www.google.co.kr

입구로 들어서자 먼저 교회 묘지가 펼쳐진다.

Berwick 교구 교회에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는데, 라틴어 폰트에 익숙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존 녹스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교회 안에 몇 분이 계셔서 물어봤으나 그분들도 존 녹스라는 말에 순간 동공지진이... ㅎㅎ 다들 잘 모르시는 눈치였다. '아 뭐 그 사람 이름 들어봤다', 뭐 그런 정도의 대답... 

존 녹스.. 아.. 그 이름.. 분명 들어봤는데....
그래도 종교개혁을 겪은 교회답게 내부는 정돈이 되어 있었다.

녹스에 대한 설명을 찾기 어려운 대신, 주위를 둘러보던 아내가 앤드류 멜빌의 조카 제임스 멜빌이 이곳에 묻혔다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발견하는 성과가 있었다.

제임스 멜빌에 대한 소개문이 적힌 플래그

그에 대해서 아내에게 잠깐 설명했더니 아내가 명패를 읽으며 그가 Diarist였다는 설명이 적혀있다고 알려준다. 그 말을 듣고 앤드류 멜빌과 제임스 멜빌이 겪었던 역사적 사실들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울컥, 눈물이 핑 돌았다.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던 시절... ㅠㅠ 그 결과물이 얼마나 온전히 남아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다. (당시 Diarist라고 하면, 굳이 직업으로 분류하자면, 지금으로 치면 기자나 역사가에 가깝다. 쉽게, '일기'를 남이 볼 수 있도록 출판용도로 적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교회 내부는 코로나 때문에 오래 머무를 수 없었고, 동선 표시된 곳을 따라 관람하다 나가야했다. 한 분이 우리를 계속 주시하며, 동선을 단속하셨다. 우리 같은 외지인은 환영받기보다 경계의 대상이 되는 기분이었다.


이곳을 떠나면서 만감이 교차하며, 괜히 감정이 요동쳤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암흑기, 바로 그 역사 속으로 잠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ㅠㅠ (특강 종교개혁사 제3~4장 참조)

그저 지나가다가 식사를 하러 들렀던 곳인데 정작 이곳을 방문하고 나니 밥 먹을 생각도 달아나버렸다. 그래도 배는 채워야 하겠기에, 일단 구글 리뷰 평점이 좋은 중국 식당을 찾아서 요리 두 종류를 주문해서 먹었다. 내부에 손님이 거의 없었고, 직원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마스크를 더 잘 쓰고 있고, 방역 조치도 수시로 잘 하고 있는 듯 보여서 용기를 내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실내에 편히 앉아서 식사를 했다.
식후엔 코스타에서 아이스 커피 한 잔을 주문해서 마시면서, 다시 길을 떠났다.

 

아래는 베릭(버윅) 구도심을 지나가면서 순간순간 찍은 사진들이다. 특별히 의미는 없고, 그냥 그 도시의 모습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얼마를 내라는 말일까 ㅎㅎㅎ
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비밀(?)의 통로
통로를 지나오면 이런 노천까페가 있다.
사람들과 새들의 동작이 순간적으로 어울려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도시를 떠날 때는 저 멀리 보이는 돌다리를 건너서 이동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도시, 베릭(버윅) 어폰 트위드였다.

 

▼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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