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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털링 구도심을 둘러본다. 한쪽에 완만한 비탈이 있는 언덕 꼭대기에 스털링 성이 있는 마을이다.

 

 

스털링 숙소에서 구도심까지는 도보 5분 ㅎㅎ 이번에도 위치가 좋고 저렴하다.

오늘은 모처럼(?) 비가 살짝 내린다. 이번 여행에서 영국의 찌푸린 날씨를 경험할 것으로 각오를 단단히 했었는데, 실제로 내가 다니는 동안에는 거의 날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여행자에겐 좋지만, 이상기온 현상이라고 한다.

구도심 입구에서 바라본 장면. 에든버러의 로열마일처럼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런데 로열마일과 다른 점은...
올라가다가 중간에 두 갈래길로 나뉜다는 점. 왼쪽은 조금 더 가파르고 오른쪽은 완만하다.
점심은 GREGGS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었다. 구매 후 포장지를 알콜로 소독하고 손을 씻고 쌩 난리를 쳐야 된다.
비까지 오는데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좋은 장소를 찾았다.
나름 이 동네 핫플레이스인데 우린 여기 들어가서 식사를...
동네 풍경이 이런 식이다. 옛 건물과 조화를 최대한 생각하며 새 건물을 짓는다. 멋진 안목과 노력이다.

 

 

왼쪽 길로 쭉 올라오면 이런 곳이 보인다. 오래된 감옥이라고 한다. 서대문형무소처럼 박물관처럼 꾸며서 유료 관람을 받고 있다.

이곳은 실내 박물관이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용기를 냈다. 아내가 가보고 싶다 했고, 비도 피할 겸... 이곳에 대한 소감은 아내의 일기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유럽 사회에서 운영되던 감옥 구경은 처음이라서 잔뜩 기대를 품고 감옥 박물관 관람을 시작했다. 스털링 Jail은 재판을 받기 전에 범죄자들을 수감해두는 기관이었다가, 스털링이 Royal burgh로 승격되면서 형벌까지 집행하는 감옥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감옥 시스템에 대한 묘사는 생각보다 수위가 낮았다. 행복과 편안함을 누리지 못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죄수들의 식사나 일과 등에도 이런 목적성을 반영했다고 한다. 실제 삶은 현대인의 상상을 초월할만큼 비참했을 것이다. 빈곤과 범죄율을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였다고 한다. 사회학자들은 18세기 이전 농경사회였을 때에 비해,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공동체성과 사회적 연대가 깨지면서 범죄, 자살, 빈곤이 급속도로 증가했다고 이야기한다.

이전의 사회는 범죄자에 대해서 어떻게 대우했을지, 종교개혁 시대와 그 이전 시대는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이것도 나중에 서치해볼 주제다. (간호의 역사를 보면, 종교개혁 시대는 간호의 암흑기로 불린다. 구교의 수도원과 수녀원이 수백년간 병원과 요양소의 역할을 담당했는데, 신교로 교체되면서 이런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도기적 특성이 감옥의 기능에도 변화를 주었을 것이다.)

좁고 짧은 테라스. 수감자들이 잠깐씩 운동하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 어느새 비는 그쳤다.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나는 피로가 쌓였는지 이쯤에서 체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ㅎㅎㅎ
드디어 출감 ㅎㅎㅎ


밖으로 나와서 성당 쪽으로 걸어갔다. 이곳 성당 묘지에도 언약도 순교자 묘비가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공동묘지 비석은 일제히 동쪽을 향해 서있는 경우가 많다. 부활의 때에 동쪽에서부터 부활한다는 믿음 때문...
순교자 묘비 및 기념 조각상 / 언덕 위에서 똥폼을 잡고 있는데 아내가 찍어줬다.
교회 묘지 전경.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잘 정돈되고 깨끗한, 교회 묘지 중에서도 아주 수준급이었다.
묘지에서 스털링 성 쪽으로 바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스털링 성 입장은 하지 않았지만 로버트 브루스 조각상은 볼 수 있었다.
다시 내려오면서... 잉글랜드 왕실의 상징이 사자라면, 스코틀랜드의 상징은 유니콘이다. 사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나. ㅎㅎㅎ

뜬금없이 대포가 전시되어 있는데, 설명문을 읽고 아내가 빵 터진다. 왜 그런가 봤더니... ㅋㅋㅋ 잉글랜드는 잉글랜드 답고, 스코틀랜드는 그걸 또 굳이 자세히 적어놓고 은근히 까고 있다. ㅋㅋㅋ

대포 옆에 있는 건물은 무려 단리 경의 집이다. 단리는 퀸 메리의 남편. 특강 종교개혁사 제3장 참조 ㅎㅎㅎ
구도심 입구 쪽으로 내려오니 빽파이프를 부는 어린 학생이 있다. 빽파이프 연주를 들으며 반나절 구도심 투어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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