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비가 살짝 내린다. 이번 여행에서 영국의 찌푸린 날씨를 경험할 것으로 각오를 단단히 했었는데, 실제로 내가 다니는 동안에는 거의 날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여행자에겐 좋지만, 이상기온 현상이라고 한다.
이곳은 실내 박물관이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용기를 냈다. 아내가 가보고 싶다 했고, 비도 피할 겸... 이곳에 대한 소감은 아내의 일기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유럽 사회에서 운영되던 감옥 구경은 처음이라서 잔뜩 기대를 품고 감옥 박물관 관람을 시작했다. 스털링 Jail은 재판을 받기 전에 범죄자들을 수감해두는 기관이었다가, 스털링이 Royal burgh로 승격되면서 형벌까지 집행하는 감옥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감옥 시스템에 대한 묘사는 생각보다 수위가 낮았다. 행복과 편안함을 누리지 못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죄수들의 식사나 일과 등에도 이런 목적성을 반영했다고 한다. 실제 삶은 현대인의 상상을 초월할만큼 비참했을 것이다. 빈곤과 범죄율을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였다고 한다. 사회학자들은 18세기 이전 농경사회였을 때에 비해,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공동체성과 사회적 연대가 깨지면서 범죄, 자살, 빈곤이 급속도로 증가했다고 이야기한다.
이전의 사회는 범죄자에 대해서 어떻게 대우했을지, 종교개혁 시대와 그 이전 시대는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이것도 나중에 서치해볼 주제다. (간호의 역사를 보면, 종교개혁 시대는 간호의 암흑기로 불린다. 구교의 수도원과 수녀원이 수백년간 병원과 요양소의 역할을 담당했는데, 신교로 교체되면서 이런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도기적 특성이 감옥의 기능에도 변화를 주었을 것이다.)
뜬금없이 대포가 전시되어 있는데, 설명문을 읽고 아내가 빵 터진다. 왜 그런가 봤더니... ㅋㅋㅋ 잉글랜드는 잉글랜드 답고, 스코틀랜드는 그걸 또 굳이 자세히 적어놓고 은근히 까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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