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우리가 솔리훌(Solihull)에 숙소를 구한 이유는 일단 대도시 버밍엄을 피하고, 인근에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이 있고, 코츠월드도 가깝고, 마지막으로 종교개혁자 겸 영어성경 번역자 위클리프가 살았던 루터워쓰(Lutterworth)도 가깝기 때문이었다. 즉, 솔리훌에 2~3박 정도 머물면서 당일치기로 천천히 여기저기 다녀오겠다는 계산이었다. 이렇게 하면 동선은 좀 길어져도 숙소를 매번 옮기지 않아도 되므로 몸이 편하고 안정감이 든다. / 실제로는 다음 일정이 좀 땡겨지는 바람에 루터워쓰는 마지막 날 숙소 채크아웃을 하고 나와서 노리치까지 바삐 가는 길에 오전에 잠깐 들르게 되었다.

인근 골목에 주차해놓고 움직였다.

1. 세인트 메리 교회당 - 위클리프가 사역했던 교회

 

2. 위클리프 기념비 - 교회에서 내리막 쪽으로 조금 가서 왼쪽으로 꺾어 걸어가면 원형교차로가 나오는데 그곳에 위클리프 기념비가 있다.

작은 도시지만 위클리프 관련된 명소(?)가 잘 표시되어 있었다.

 

3. 위클리프 하우스... 성경 번역을 했던 장소. 위클리프의 작업장이었다.

응? 그런데 간판이 바뀌었다. 위클리프 하우스라는 간판이 뜯기고, 사이즈도 안 맞는 다른 간판이 붙었다. 아마 건물이 팔린 모양이다..

그래도 옆에 루터워쓰 뮤지엄이라는 작은 간판이 붙어있긴 하다. 다른 박물관과 공동으로 운영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내부에 아마 한 구역을 할당받아서 위클리프 관련 물품을 전시하는 듯(확인 필요). 우리는 시간에 쫓겨 들어가보지 못했다.
이 박물관도 기관 예산이 따로 배정되지 않는 듯, 자원봉사자에 의해 운영된다고 적혀 있다.
교통 표지판에 적힌 위클리프 작업장이라는 부가설명만이 외롭게 이곳이 어딘지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은 아쉽게도 누군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나 집단에서 따로 신경쓰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예 사라질 운명처럼 보인다....

 

이 도시는 위클리프의 유골을 다시 꺼내서 화형시키고 그 재를 인근 스위프트 강물에 뿌렸던 끔찍한 일이 있었던 동네이기도 하다. 그런 루터워쓰에서, 우리는 여전히 위클리프의, 그야말로 '흔적'만 발견하고, 황망히 떠나간다.

허전한 마음을 안고 우리는 노리치로 돌아가기 위해 동쪽으로 차를 달렸다.

 

▼ 다음 글에서 계속

 

[영국] 노리치(4) - 중세의 심장이 아직 박동하는 도시

다시 노리치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의 앞부분에서 노리치 1~3편을 썼으니, 이제 4편이 되는 셈이다. 노리치는 CNN에서 인정하는 중세 도시다. (아래 링크) 20 beautiful European cities with hardly any tourists..

joyanc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