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리치 대성당을 따로 떼어 포스팅한다.
아내가 노리치 대성당을 꼭 가봐야 된다고 해서 무슨 특별한 것이 있나 반신반의하며 가보았다가 깜딱 놀랐다. 노리치가 종교적으로 얼마나 풍성했는지를, 지정학적인 위치라든지 역사적 무게 등을 생각할 때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탁상공상(?)이었다. 직접 가보니 느껴지는 바가 확실히 달랐다. 겉모습은 영국의 다른 웅장한 대성당들에 비하면 수수하고 오히려 어설프기까지 했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가보면? 사진을 보면서 그 남다른 매력들을 발견해보자.
이곳의 특징은 노리치 1편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활용"이다. 중세 초기에 지어진 성당을 바로 지난 주에 건축한 건물처럼 자신있게 활용하는 느낌. 건물의 목적이 인간을 위함인데, 중세 천 년을 지나오면서 타락한 기독교는 인간이 마치 건물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버렸다.
지극히 보수적인 도시였던 노리치. 블러디 메리가 거병했던 도시 노리치. 격동의 세월 이후, 종교개혁의 긴 과정을 거치면서, 그 이후 밀려오는 근대사상을 마주하면서, 노리치는 어떤 고민을 했을까. 그들은 피할 수 없는 '진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디까지 품어냈을까. 그 결과가 바로 이 '활용'이라는 키워드 아니었을까... 그런 잡스런 생각들을 하면서 노리치 성당 안을 천천히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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