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지도를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해서 조사를 좀 해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빨간 화살표가 원래 망원동으로 흐르던 홍제천이다. 홍제천 하류가 한강과 만나는 지점이라, 툭 하면 범람해서 이 동네는 말 그대로 상시 수해지역... 일제 강점기 때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겠다고 홍제천을 직선화 했다. 그러면서 앞을 막고 있던 산을 뚫어(!) 파란 화살표 방향으로 지금의 홍제천을 반듯하게 냈다. (그래서 불광천과 만난 뒤에 한강으로 흘러간다.)
일제가 둘로 쪼개놓은 산은 윗쪽이 샛터산, 아랫쪽이 성미산이 되었다. 원래 같은 산인 셈이다. 인공으로 잘라놓은 지형이라서, 양쪽 모두 꽤 높은 언덕길에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다. 나는 몇 년 전에 성미산 자락에서 좀 살았었고, 지금은 샛터산 자락에서 살고 있다.
위의 위성지도를 클릭 확대해서 잘 보면 망원동에 과거에 흐르던 물길을 따라서 골목 모양이 이루어져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망원시장 일대와 그 주위의 골목길이 구불구불 복잡한 것은 원래 그 곳에 홍제천이 흐르던 자리였기 때문.
오른 쪽에 옛 물길이 표현된 지도의 일부를 소개했다. 지금의 홍대 사대부고가 있는 성산동(과거에 성산리)을 감싸고 강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과거에 강이 흐르던 곳이라 이곳은 이 동네에서도 지대가 가장 낮은 지역이다. 6.25 전쟁 후 고도성장기에도 그곳은 비만 오면 진흙탕이 되기 일쑤였고, 서울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오래 살았던 곳이다. 역사의 질곡이 쌓여있는 동네.
아래 사진은 해방 직후 (1947년) 항공 사진이다. 왼쪽에 한강이, 그리고 중심부를 가로질러 직선화 된 홍제천과 쪼개진 성산이 보인다. 그리고 아래 오른쪽에는 과거에 망원동 쪽으로 흐르던 강의 흔적이 보인다.
출처: 국토정보맵
다시 현재의 위성지도를 보면, 그 기존 강줄기 끝부분에 망원정터라는 곳이 보인다. 거기가 원래 홍제천의 하류라서 '망원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 지금도 가볼 수 있다. 유명한 홍대 돈가스 집 '정광수 돈가스' 바로 앞이다.
p/s. 성미산 자락에 마포구 중앙도서관이 매우 잘 되어 있으니 놀러 가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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