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에도 많은 사람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고 있다. 휴가철 + 방학 + 몇 개의 특별전 덕분이다.
그 특별전 중에서 "시대의 얼굴 - 세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라는 초상화 예술전에 가보았다.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는 내셔널 갤러리가 있는데 그 뒤에 별도로 "국립 초상화 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이라는 것이 있다. 그곳이랑 우리 국립박물관이랑 서로 어떻게 뭐 해가지고 이번 특별전이 준비된 듯하다. 유료 전시회이고, 8월 15일에 전시 마감이다. 런던에 직접 가서 보면 좋겠지만 코시국에 나가지도 못하고 답답하던 차에, 한국에 알아서 찾아왔으니 얼마나 좋은가.
참고로, 지금처럼 영화나 드라마가 흔해진 시대 이전에는, 그리고 정치인의 대국민 소통 루트가 다양해진 시대 이전에는, 초상화라는 장르는 굉장히 중요한 선전수단이자 표현과 통합의 수단이었다. 이걸 이론적으로 아는 거랑 현장에서 느끼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서, 유료 관람이지만 기꺼이 찾아갔다.
플래쉬 없이 사진을 찍는 것은 허용된다. 하지만 초상화 사진 촬영은 자중했다. 찰칵거리는 소리가 옆사람에게 은근히 방해된다. 이곳에 전시된 것은 죄다 진품들이니 (액자까지도 진품) 너무 가까이 들여다보거나 침을 튀기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Staff들에게 혼난다..
총 다섯 개의 방으로 되어있는데 각 방마다 컨셉이 있다. 그냥 번호 순서대로 보면서 따라가면 무난하다.
이번 전시회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시 기획에 섬세함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조명이 특히 문제였다. 액자의 프레임이 두꺼운데 빛을 위에서 아래로 때리면 저렇게 그림자가 진다. (▲초상화 윗부분이 까맣게 보인다.) 이런 기초적인 실수가 꽤 있었다. 그리고 등 뒤에 빛이 너무 밝아서, 아크릴 커버가 있는 경우 반사광 때문에 제대로 된 감상이 어려운 작품도 있었다. 국내 최고 레벨의 박물관에서 이렇게 디스플레이의 기본을 놓치는 것은, 빠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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