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공동의회나 제직회 등의 회의를 할 때 보면
가하시면 예 하시고, 부하시면 아니오 하시오.
뭐 이런 식으로 보통 진행을 하는데, 젊은 사람들 보기엔 다소 어색한 방식입니다.
거기서 "아니오" 하기도 좀 그렇고요 ㅋㅋㅋㅋ
하지만 이것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방식이며
사실상 무척 명확하고도 신속한 의사결정 방식이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 때도 그 수많은 안건 처리를 위해
(때로는 요리문답 문항 하나를 두고 며칠씩 회의를 했으니...)
효율적인 회의 진행과 시간절약을 위해 이 방식을 썼습니다.
즉, 서기가 앞에 나와서 어떤 논제를 읽어주고
이어서 찬반 양자의 근거(주로 성경)를 읽어주면
의장이 그 논제에 대해 전체에게 가부를 묻습니다.
동의하면 "aye"라 하고, 아니면 "No"라고 말하도록 하여
더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쪽으로 의견을 받되
만약 목소리가 서로 엇비슷해서 분간이 안될 때는
먼저 aye라고 말한 사람을 일어서게 해서 서기가 숫자를 세고
그 다음 No라고 말한 사람을 서게 해서 역시 숫자를 세어
최대한 신중하고 공정하면서도 신속하게 표결했습니다.
즉, 이견이 없는 간단한 문제는 의장의 귀로 판단하여 신속 처리하되,
애매하면 그때 투표로 표결하는 겁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반드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참석자들은 아무 준비 없이 모여서 대답만 했던 것은 아니고
각 논제에 대해서 이미 소위원회 차원에서 연구한 보고서나
메모를 받아서 읽은 상태로 참석했으며,
매일 저녁 올바른 판단을 위한 스터디와 토론을 했고
중요한 논제일 경우 성급한 표결로 가지 않고
회의를 중단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하기도 했습니다. (기도회를 하기도...)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도 교회에서 무슨 회의에든
참석해서 좋은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미리 뭘 좀 알고 가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오늘 무슨 안건을 다루는지도 모른 채
광고 시간에 갑자기 남으라니까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예산안 같은 것도 당일날 유인물을 나눠주기 보다는
적어도 1주일 전에 살필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어떤 교회는 그것조차 빔프로젝터로 휙휙 넘기고는
"이대로 받기를 동의하십니까" 한다고 합니다.
교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회의 방식에도 개혁이 필요합니다.
(참고 글 : "동의와 재청" https://joyance.tistory.com/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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