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도쿄의 중심부를 걸어서 돌아다녔다. 도쿄에 와서 그동안 일부러 외곽부터 훑으며 다녔는데, 이제 본진(?)으로 들어간다. 다만, 일왕 궁전 내부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그나마 평소에도 예약이 꽉 차는 편인데다가, 이번 여행에서 내가 굳이 내부까지 볼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둘레길(?)만 돌아봤다. 그 과정에서 근처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들러보기로 했다. 이곳은 우리에게 아주 민감한 감정의 장소인데,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곳인지 직접 보고 싶었다.


















야스쿠니 신사















야스쿠니에서 나와서 조금 걸으면 국립 쇼와 기념관(National Showa Memorial Museum)이 있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와 그 이후의 일본 일반 시민들의 삶과 고난을 기념하는 박물관이다. 쇼와 시대라고 하면 '쇼와 왕'이 재위했던 시기에 사용한 일본의 연호이자 시대 구분으로, 일본 역사상 최장 기간 사용된 연호이다. 1926년~1989년까지로, 그 사이에는 2차 대전과 전후 복구, 고도 경제 성장, 버블 시대까지의 일본 현대사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이 시대의 일본에 대해서 궁금하고 관심이 많았기에, 일본 취재 기획 단계에서부터 찜해놓았던 박물관이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의 중요한 제약요인 중 하나인 '신용카드만 쓴다'는 조건 탓에 입장이 불발되었다. 입구에 두 명의 안내자가 있는데도 오직 키오스크로 결제를 하도록 했는데, 키오스크는 신용카드가 먹히지 않았다. 방법이 없겠냐고 묻는데, 대단히 친절한 표정과 말투로 '다른 방법은 없다'고....
아직 오전이고, 이곳에서 2~3시간은 보낼 요량으로 하루 일정을 잡았는데, 아쉬움과 난감함을 뒤로하고 '이제 어쩌나' 생각하며 구글맵을 열어보니 가까운 곳에 또 다른 박물관이 보인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가게 된 장소는 조금 특이한 곳이다. 안내 직원에게 번역기를 돌려서 물어보니, 일본의 자위대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알려준다. 자기들 말로는 '군 Army'에서 운영한다고 표현했다. 구글맵에 Shōkei-kan しょうけい館 (戦傷病者史料館)라고 표기된 이곳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고민해봤는데 그냥 상이군인 역사관(혹은 사료관)이라고 쓰는 게 좋을 듯하다. 2차 세계대전으로 아시아 전역을 침략했던 군인들의 실제 자료와 증언들을 모아서 전시한 곳이다.

https://maps.app.goo.gl/4FCDwjD3ALb7XT9c9
Shōkei-kan · 일본 〒102-0073 Tokyo, Chiyoda City, Kudankita, 1 Chome−11−5 Greenoak Kudan, 2階
★★★★☆ · 전쟁 박물관
www.google.co.kr








필자의 할아버지도 일본군에 징용되어 - 다행히 살아 돌아오셨지만 - 엄청난 고생을 하셨다.. 생전에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전시물들 하나하나를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확실히 전쟁의 참상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좋은 장소였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일본은 전범국으로서, 그들의 고통은 선택의 결과였다면, 아시아의 수많은 국가와 국민들의 고통은 결코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 부분을 상기할 때, 이 뮤지엄에서 그런 반성이나 평가가 전무한 것은 여전히 씁쓸한 일이라 하겠다.


이제 일왕 궁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공원 중에서 오픈된 구역에 들어가본다. 야스쿠니 신사 쪽에서 가까운 입구는 Tayasu-mon Gate라는 곳이다. https://maps.app.goo.gl/3gjCq4W9CVVVvDsj8
에도 성 다야스 문 · 2-5 Kitanomarukoen, Chiyoda City, Tokyo 102-0091 일본
★★★★☆ · 역사적 장소
www.google.co.kr


















이제 이 빌딩단지를 지나서 도쿄역 앞으로 가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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