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암스테르담으로 날아간 뒤, 곧바로 비행기를 갈아타고 스위스 바젤에 도착했다.
바젤의 지리적 위치는 특이하다. 스위스에 속하긴 했지만 세 나라의 국경지대에 위치한다. 공항에서 바로 왼쪽은 프랑스, 오른쪽은 독일 ㅎㅎㅎ 나올 때 잘(?) 나와야 한다. ㅋㅋㅋ 바젤 시내버스를 탔더니, "나라는 셋이지만, 바젤은 하나!"라는 문구가 보인다. ^^
숙소는 바젤역 근처에 있는 YMCA 유스호스텔. 한국인도 많이 애용한다. 시설 깨끗하고, 저렴하고, 조식 훌륭하고, 숙박자 전원에게 시내 대중교통 1일권을 증정한다. 추천!!
부모님과 함께 뚜벅이 유럽여행~ 거리를 걷다가 거울만 보이면 단체사진을 찍는다. ㅎㅎㅎ
숙소 근처에 있는 유명한(?) 집. 퍼플 컬러가 산뜻하다.
시내 중심지(구시가) 쪽으로 천천히 걸어서 이동하는데 2~30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이 예뻐서, 전혀 지루하지 않다.
곳곳에 뭔가 사연 있어보이는 건물들이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이 건물에 중세 연도 표기가 된 곳이 많다. since. 1335 후덜덜 하다..
정감있는 돌길. 역사도 깊어 보인다. 현대적인 도로포장을 했지만 군데군데 과거의 포장도로를 남겨두었다.
토마스 플래터 탐방루트를 알리는 알림판. 칼뱅의 기독교강요를 인쇄해준 출판업자라고 알고 왔는데 이렇게 유명한 사람일 줄이야! 시내 곳곳에 이런 표식이 붙어있다. 참고로 바젤에는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총 네 코스의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다.
유명한 바젤 대학. 캠퍼스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근처의 건물들이 모여서 대학지구를 이룬다.
바젤 대학. 특히 의대 쪽이 유명하다. 첨단 바이오 어쩌구 저쩌구...
근처에 있는 개신교 예배당에 들어가봤다. 본당은 깔끔한 개신교 스타일인데, 별관이라 할 수 있는 채플실은 과거의 흔적을 복원중이다.
중세 교회의 흔적을, 종교개혁 때 지웠다가, 지금은 다시 복원하는 ... 뭐 그런 시퀀스 ^^;;
칼뱅의 기독교강요 초판 인쇄소를 찾아서 골목을 헤맸다. 미리 준비를 했으나, 막판에 주소를 잘못 기억하는 바람에 바로 앞에 두고도 헛걸음. ㅠㅠ
그래도 칼뱅 당시에 기독교강요를 인쇄했던 동네의 분위기가 대충 이러했겠구나 싶은 그런 느낌적 느낌은 받았다. ^^
이 도시는 건물을 리모델링 할 때 이렇게 건물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고 공사 개요를 공지하는 알림판을 잘 마련한다.
라인강 무동력 나룻배를 타러 간다. ㅎㅎㅎ
강변 양쪽에 줄을 묶어서, 빠르게 흐르는 강물살에 뱃전을 대면, 그 물살이 미는 힘으로 배가 줄을 따라 이동한다. 그야말로 친환경 운행도구!
상류라서 물살이 빠르다. 배는 소리 없이 강을 건넌다. 느낌상 3~4분 정도면 건너편에 당도한다.
건너편에서 바라보니 건물들이 잇대어 있는 모습과 특유의 컬러톤 조합이 멋지다.
'중간다리'라는 뜻을 가진 미틀레레 다리가 보이고, 그 뒤로 대성당 첨탑과 지붕이 살짝 보인다. 오후에 저곳에 갈 것이다.
다리를 건너서 시청사 광장 쪽으로 걷는다. 바닥 공사중인데, 트램은 잘도 지나간다. 기술의 나라 스위스 ㄷㄷㄷ
시청앞 광장에는 마침 장이 섰다. 야채, 청과물, 공예품 등을 주로 팔고 있었다.
슬슬 배가 고파서, 저렴한 길거리 음식으로 점심 해결 ㅎㅎ
묘한 표정으로 잘 드시는 부모님 ㅎㅎㅎ CCC 출신 커플이라, 배낭여행쯤이야 거뜬하시다. ^^
시청사 건물. 강렬한 색상이 인상적이다. 이 사진은 그 컬러가 더욱 돋보이게 보정했지만 실제 느낌도 큰 차이가 없다.
시청사 내부. 화려한 벽화가 관람 포인트. 실제 관공서이지만, 입구 쪽 어느 정도는 내부 관람을 할 수 있다. 무료 입장.
벽화를 보는데 현대적인 만화 느낌이다. 최근 리모델링 작품인 듯하다. ㅎㅎㅎ
광장의 분위기가 대충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시청사 정문에서 뒤로 돌아 서서 파노라마를 찍었다.
여기서 트램을 타고 바젤 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출국 전에 준비하면서 어느 다큐멘터리를 통해 바젤 미술관의 사연을 알게 되었다. 전쟁 때 독일군이 가져간 미술품을 시민들이 돈을 모금해서 되찾은 다음에, 역시 시민들의 힘으로 시립미술관을 건립했다는 스토리였다. 이 이야기에 감동해서 피카소도 자신의 작품을 몇 점 기증했다고...그리하여, 규모는 작지만 어마무시한 작품들이 바젤 미술관에 (진품으로) 보관/전시 중이다.
미술관 내부는 촬영 금지여서 사진을 올릴 수는 없다. 그러나 엄청난 곳이다. 기회 되시면 꼭 가보시길 권한다. 리 가족은 여기서 거의 2시간을 썼다.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박물관에서 나와서 대성당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걷다가 발견한 재치있는 창문 그림. ^^
바젤 대성당
이곳에서 활약했던 대표적인 초기 종교개혁자가 바로 외콜람바디우스이다.
바젤의 흑곰 문양. 그래서 칼뱅의 기독교강요를 인쇄해준 토마스 플래터의 인쇄소 간판도 흑곰이었고, 여기서 모티브를 얻어서 우리 출판사 이름이바로 "흑곰북스"가 되었다. ^^
걷다가 지친 우리는 대성당 뒷편 테라스(?)에서 강을 내려다보며 쉬었다.
보통은 사진을 찍지만 울 어머니는 즉석 스케치로 현장의 분위기를 담으신다. ^^
다시 걸어서 광장 쪽으로
바젤은 그냥... 도시 자체가 너무 이쁘다. 건물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오래된 도시를 예쁘게 가꾸고 사는 사람들의 소박한 멋이 온 도시의 정서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저녁도 간단히. 솔직히 스위스는 물가가 비싸서 식사 비용이 매번 부담이다. 내일 가게 될 제네바는 더 심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도시의 멋과 사람들의 친절. 중세와 근대와 현대의 기가막힌 조화.
바젤
특별한 것이 없는 듯하나 모든 것이 특별한 도시
배낭여행자 모두에게 강추한다!
※ 위 여행기를 토대로 국민일보에 기고했던 글 :
흑곰 인쇄소의 바젤 - mytwelve
곳곳에 뭔가 사연 있어 보이는 건물들이 가득한 도시.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이 건물에 중세 연도를 표기한 역사적인 도시. 현대적인 도로포장을 했지만 군데군데 과거의 정감있는 포장도로를 남겨두고 관광객의 ...
www.mytwel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