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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도착해서 잠깐 동네 산책을 하고 다음날 곧바로 근교 투어를 했기 때문에, 정작 파리 시내 구경을 할 틈이 없었다. 우리는 이번에 2일을 투자해서, 하루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하루는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그 뒤로 1박2일로 라호셀(프랑스 서해안 항구도시)에 다녀온 뒤 하루 더 돌아다니기는 했으나(미테랑 도서관 등), 파리 시내 중심부 주요 관광지 투어는 이렇게 이틀에 마쳤다. #글은_4회분량으로_나눠서_올린다.ㅋ

 

이번에 참여한 시내 투어는 가이드가 파리 시내를 이런 저런 교통편으로 델꼬 다니면서 설명도 해주고 맛집도 데려가는 방식이다. 혼자 알아서 다녀도 되는데 하루쯤은 이렇게 투어에 참가한 이유 중 핵심은, 루브르박물관에 좀더 쉽게 입장하고, 짧은 시간에 중요한 전시물을 빠짐 없이 보기 위함이었다. 얍삽하다. ^^;;

투어 집결지는 샹젤리제 거리였다.
영화관도 있고, 명품관도 있고 뭐 그런 곳인데... 우리 부부에게 관심 있는 동네는 아니었다.
샹젤리제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다가 다다른 곳은,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Arc de triomphe de l’Etoile)이다.
사실 파리에는 개선문이 3개 있다. 소짜 중짜 대짜. 지금 보는 것은 중짜. 소짜는 루브르 박물관 바로 앞에 있다. (위 오른쪽 사진) 나폴레옹은 처음 건설을 명령한 개선문의 크기가 왜소했기에(소짜), 큰 놈으로 하나 더 지으라고 명령해놓고(중짜), 실제로 완공은 못 보고 죽었다. 
최근에(1989) 파리 신도심 지역(라데팡스)에, 디따 큰 개선문을 지어서, 지금은 총 3개가 됐다. 저 멀리 기하학적 모양이 보인다.
어쨌든 가장 유명한 개선문은 중짜 개선문, 에투알 개선문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이름 없이 죽어간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한 성화 불꽃이 이곳에 상시 타오르고 있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아침부터 진을 치고 있고, 소매치기들의 활동도 활발하시다. (설문조사원을 사칭하며 다가왔다!)
이번엔 지하철로 1코스 가서 콩코드 광장으로 나왔다. 총탄자국부터 보여주고... 하긴 파리가 이래저래 참 사연이 많은 도시였지...
콩코드 광장의 룩소르 오벨리스크와 저 멀리 에펠탑을 한 화면에 담았다.
프랑스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 중 하나는 루이 16세 와 마리 앙투아네트 등 수많은 왕족이 이곳 콩코드 광장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것이다. 그 자리를 기념해서 동판이 설치되어 있다. 재밌는 것은 매년 그날(프랑스혁명기념일)이 되면 이곳에 프랑스 대통령의 의자를 올려둔다고 한다. 독재를 할 경우 무슨 일이 생길지(?)에 대해, 시민들이 등골 오싹한 의사표현을 하는 셈이다. ㅎㅎㅎ

 

이렇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투어 일행은 드디어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바로 연결되는 입구가 있는데, 지하철 역사 인테리어부터 심상치 않다. 루브르 박물관은 루브르 궁전 내부에 건설되었고, 원래 이 지역에는 더 일찍부터 요새가 있었다. 지하철 역을 이곳에 두려면 그 유적을 다 뭉개고 건설하거나, 아니면 지하철 노선을 바꿔야 하는데, 파리는 이 문제를 지하철 역사의 노출된 벽면으로 삼으면서 승화시켰다. 굳 아이디어라고 본다.
루브르 박물관의 유명한 "유리 피라미드"의 지하쪽 모습이 보인다. 영화 "다빈치 코드"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박물관 입장을 위한 거대한 로비 역할을 하고 있다. 유리 피라미드의 아랫 부분으로, 자연 채광 효과가 있다. 보통 박물관 입구에 사람이 몰리면 줄을 길게 서야 하고 그러다 보면 교통에도 방해가 되고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꽃피는데, 루브르는 이 문제를 지하에 공간을 넓게 마련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정말 머리가 좋다.
루브르 박물관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리슐리외(Richelieu)관, 쉴리(Sully)관, 드농(Denon)관. 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리슐리외관 입구.
루브르 궁전 내부에 이런 현대적인 조형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꼰대(?)들의 반대가 심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인 명물이다.
내부에서 주요 그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실 가이드 투어의 매력이 이런 부분이다. 수십만 점의 소장품을 1초에 하나씩 봐도(ㅋㅋㅋ) 며칠이 걸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중요한 것을 쏙쏙 집어주면서 데리고 다녀주시니 세상 편하다.
▲내 관심 분야인 종교개혁 시대와 관련된 그림들에는 특별히 더 눈길이 갔다. ▶허락을 받고 들어와서 그림을 모사하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이 그림은 아주 깨알같은 붓터치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모니터 최대창 상태에서 클릭해서 크게 보면 더 자세히 보일 것인데, 저 다리 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있다는 사실을 가까이에 눈을 대고 보기 전까지는 몰랐을 정도였다.
고대 앗수르, 페르시아 등의 유적들도 많이 가져다(빼앗아) 놓았다.
조각작품이 모여있는 전시관에서는 - 완전 식상한 표현이긴 한데 - 정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뭐 어쩔 수가 없음...
사진으로 볼 때랑은 차원이 달라서... 아아... 다들 막 살아있는 듯하다.
대망의 모나리자. 근데 이게 워낙 "작아서" 별 감흥이 없다. 게다가 이게 과거에 한번 어이없는 도난 사고가 있었던 터라, 보안을 위해 유리 차단막 안에 들어있고, 그 앞에는 기본적으로 오십명씩은 진을 치고 있어서 다가가는 것조차 어렵다. ㅋ 어쩌면 모나리자는, 집에서 사진으로 보는 것이 유리창 너머로 진품을 보는 것보다 더 나은 유일한 작품인 듯 ㅎㅎㅎ
대신에 반대쪽에 있는 가나 혼인잔치 작품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었다. 이것도 진짜 명작이다.......
사실 루브르에서 내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작품은 이것이다. 제리코가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메두사호의 뗏목".
사이즈가 커서 였을까... 책으로만 보던 그림인데, 직접 보니까 너무나도 진한 감동을 받았는지 한동안 그림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프랑스 대혁명을 그린 이 그림도 정말 놀라웠다. 표정들이 어찌나 실감이 나는지... 들라크루아의 작품,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지상과 지하로 나누어져 효율적으로 수많은 관람객을 분산시키고 또한 유통시키는 현대적이면서도 전全시대적인 놀라운 박물관. 이래서 최고 소리를 듣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루브르(Louvre: 지붕 창문)라는 이름도 참 절묘하다. 이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지은 이름처럼!!!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과거에 한 개인의 소유였던 이 공간이
전 인류를 위한 보석같은 공간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것이 바로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 아니겠는가.

 

※ 루브르 박물관에 대해 매체에 기고했던 글을 링크한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나는 종교개혁의 역사 - mytwelve

파리의 3대 필수 관광지라 하면 ‘개선문’,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을 꼽는다. 이 중에서 종교개혁 답사팀이 갈만한 곳은 루브르 박물관이다. 유럽의 다른 박물관들은 주로 과거에 쓰던 거대한 궁전 건물...

www.mytwel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