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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피두를 나와서 허름한(?) 골목길로 접어들면 바로 마레(Marais) 지구가 시작된다. 오후 시간은 마레 지구를 싸돌아다니다가, 저녁에 오페라 보는 코스였다.

조금만 걸으면 유대교 예술과 역사 박물관이 나온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곳이라 입구에서 보안 검색을 철저히 한다.
원래 마레 지구에 유대인 거주지가 있었다.
요런 음성안내기를 나눠주는데, 잉글리쉬를 좀 해야 그나마 들고다닐만 하다. 나에겐 무용지물;;
유대 역사에 대해 아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주후: A.D.~" 시대의 유대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여러 전시물들이 있었다.
영어를 좀 한다면 꼭 방문해보자. 투자 시간 대비 얻은 인싸이트가 큰, 괜춘한 장소이다.
이제 다시 길을 걷는다. 보쥬 광장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저걸 따라갔다.
그래피티가 실용적 영역에 적용된 사례들 ㅎㅎㅎ 본격적으로 마레(Marais) 지구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가는 길에 유명한 "카르나발레 박물관"이 있다. 바로크 시절의 대 저택과 정원을 활용해서 파리의 근세 귀족들의 삶과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우린 이곳에 발을 디뎠다가는 하루를 잡아먹을 듯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언젠가 파리에 다시 올 때 이곳과 함께 오르세 미술관에 가볼 계획이다.
파리의 젊은이들이 사랑한다는 마레 지구 골목길. (지금도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다. 유행은 늘 변하므로 ㅎㅎㅎ) 저 앞에 보쥬 광장의 조경수들이 살짝 보인다.
조금 지쳐서 수퍼마켓에서 간단한 간식과 초록 콜라를 마시고 길바닥에 앉아서 쉬었다.
보쥬광장 도착
근처에는 쉴리의 저택이 있다. 바로크식 정원을 보여주는 시내 한 복판의 저택. 보쥬 광장의 아케이드와 바로 연결되어 있다.

★ 이 글을 쓴 뒤로 7년이 흘러,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올라와서 링크 걸어둠

서점에 들어갔다. 아기자기한 매력의 서점인데다가, 하나같이 갖고싶은 책들을 잘 소싱해서 디스플레이 해둔 것이 인상깊었다.
한국의 작은 서점들도 장사 안 된다고만 하지 마시고 이런 걸 좀 배웠으면 좋겠는데....
오늘 제대로 된 밥을 안 먹고 계속 간식과 길거리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저녁밥 대용으로 빵을 사들고 바스티유 광장으로 향한다.
바스티유 감옥이 있던 광장. 후덜덜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에 온 이유는 한국에서 오페라 하나를 예매했기 때문. 저번에 런던 갔을 때 오페라의 유령을 봤던 경험이 아주 좋아서, 파리에서도 하나 보자고 했던 것이다.
저렴한 티켓을 예매했더니, 한참을 올라간다. ㅎㅎㅎㅎㅎ
꼴등석에서 봤다. 확실히 감흥이 매우 떨어졌다. 그리고 오페라 자체도 난해한 현대적 재해석이 가미된 연출이었다.
무려 3시간을 꾹 참고 관람했다. 아내에게 내색하지는 않았는데, 아내도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다고 ㅎㅎㅎ 그래도 독특한 경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