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거스를 떠나 그랜드 캐년까지 운전.. 아니, "크루즈"를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시골 길처럼 한가로운 길을, 제한속도에 크루즈 속도를 맞춰놓고 달리는 기분은 운전이 아니라 정말로 크루즈가 맞다. 앞차도 나와 동일한 속도를 맞춘 듯, 거리가 줄어들지도 늘어나지도 않으니 어찌나 편한지...
구 66번 국도(루트 66)를 달리는 동안에는 아내가 1시간 반 정도 운전대를 잡아보기도 했다. 처음엔 두려움에 떨더니 이내 안정적인 컨트롤을... ㅋㅋㅋ 도로 곳곳에 루트 66 표지판이 반갑다.
아니나 다를까... 그랜드 캐년 입장하는 곳에 왔을 즈음부터는 진눈깨비까지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서, 엄청난 추위까지 몰아쳤다. 지금 4월인데!!?? 당황한 우리는 차 안에 있는 모든 가방을 뒤져서 옷을 더 껴입고, 비지터센터까지 뛰어들어갔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몰려들어 날씨 정보를 보면서 웅성대고 있었다. 인터넷 날씨 정보를 보니 기가 찼다. 계곡 전체에 비구름이 꽉 찼다. 다들 비지터센터 직원들에게 언제쯤 비가 그치느냐고 묻는데, 직원들이 뭘 알겠나... 아니, 그랜드 캐년이 뭐 쉽게 오는 곳인가? 여기까지 왔는데 비가 오다니!!?
"메이비, 원 아우어?"
"오, 리얼리?"
"오어, 원 위크??"
"ㅋㅋㅋㅋㅋ....ㅠㅠ"
어디선가 서광이 비치는 듯하더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비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위와 같은 장면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뭐라고 이걸 표현해야 할까...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ㅠㅠ
그랜드 캐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비지터센터 바로 코 앞에 있는 '마더 포인트'라고 하는 곳이지만, 그쪽이 전부가 아니다. 서쪽으로 한참을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서 그랜드 캐년의 또다른 측면을 바라볼 수 있고, 또 마음에 드는 포인트가 있으면 그 정류소에서 내릴 수도 있다.
우리는 좀 늦더라도 석양을 보고 나가기로 했다. 떠나기가 싫었다. 숙소까지 먼 길이지만, 까짓거 야간운전 좀 하면 되지 싶었다. 석양을 볼 곳으로 정한 지점은 '야바파이 포인트(Yavapai Point)'라는 곳이었다. 이곳엔 조그마한 지리 박물관도 있다.
숙소까지 가는 야간 운전은 좀 무서웠지만 어떻게든 잘 도착했다. 숙소는 플래그스태프로 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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