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소개했던 박물관 베스트3에 들어가는 그곳이다. 왕년에 뮌헨에 갔을 때 세계 최대규모의 과학박물관 "독일박물관"을 가봤다고 자부하던 우리의 박을 터버렸던 곳이다. 일단 이곳은 주차장에서 입구로 걸어가는 길에서부터 이미 남다르다. 지레의 원리로, 어린 아이의 힘으로도 픽업트럭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해두었다. 기본 스케일이 이렇다. ㅎㅎ
"두려움"이라는 주제로 전시관이 있다. ㄷㄷㄷ 과학 박물관에서 이런 주제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전시가 가능하다니.. 갑자기 총소리가 났을 때 사람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슬로우모션으로 녹화해서 보여주거나, 전기가 통하는 곳에 손가락을 대보라고 하고, 거기서 손가락을 떼려는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두운 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구멍에 손을 넣어보라고 한다거나... 맹수의 습격을 가상현실로 보여주면서 내 행동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관찰하게 하는 등... 정말 놀라웠다.
과학박물관이라 해서 무슨 기계만 잔뜩 갖다놓는 것이 아니었다. 첨단 학문의 세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일상 생활의 것으로 연결지어 제시하고 경험하고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할 때, 인간에게 내재된 두려움은 제약요인이자 동시에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런 내용을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 미국의 박물관 수준에 감탄을 거듭하며 돌아다녔다.
게다가 이게 무료입장이라고?!!
생명과 생명 현상에 대해, 확대 또는 리얼 사이즈로, 또는 거대한 사이즈로, 알기 쉽게 보여주며..
이제 우리는 실제로 사용되었던 우주왕복선 엔더버 호(Space Shuttle Endeavour)를 보기 위해,
건물 밖에 별도로 마련된(얘는 너무 커서 별도 공간이 필요함) 특별전시실로 이동했다.
우주왕복선 엔더버 호와 같은 기종(?)에 장착되는 연료탱크까지 보고
우리는 이제 "지쳐서" 그만 보기로 했다.
아무리 똑똑하고 돈이 많아도 그렇지, 박물관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공짜로 풀면 한국에서 태어나서 인생의 절반을 살아버린 우리는 어쩌라는 것이냐. 부러움의 눈물(?)을 흘리며 우리는 그렇게 영혼까지 탈탈 털려 넉다운 된 상태로 사이언스 센터를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미국, 너무 부럽다. ㅠㅠ
LA의 박물관 두 곳이 이틀 연타로 우리를 뚜까패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우리를 놀라게 할 박물관은 없지 싶었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예상은 나중에 시애틀에 가서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주의 !! - 우리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2018년이었는데, 2023년 2월에 방문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내부 전시도 많이 바뀌었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변한 것인지 아니면 예산이 축소된 것인지, 작동되지 않거나 고장난 전시물이 많았다고 한다. 이점 참고하시기 바란다. 2023. 2. 20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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