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래블 메이커/2018 미국 서부 - 봄 | 가을

[미국] 시애틀 - 역사산업박물관(MOHAI: Museum of History and Industry)

이전 글에서 엘레이 똘레랑스 박물관을 소개하면서, 이번 미국 여행에서 경험한 박물관 베스트3를 소개할 때 언급했던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할 모하이(MOHAI: Museum of History and Industry)이다. 물론 미국에는 더 훌륭한 박물관들도 많이 있다. 내가 가본 곳만 해도 뉴욕의 MET라든지 엘레이의 게티센터 등은 지켜보는 이가 절망스러울만큼(?) 훌륭하다. 선정 기준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모하이는 그만의 특유한 매력과 가치가 있다. 이 사랑스러운 박물관에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더 주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는다.

모하이는 시애틀 다운타운 북쪽에 있는 아마존 산업단지 바로 위, 유니온 호수변에 있다. 원래 비행기 공장이었는데, 박물관으로 개조했다. 이곳은 다른 도시였다면 일반적으로 "역사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애틀은 특이하게도 '역사' '산업' 박물관이라고 명명했다. '산업'이라는 단어를 '과학 박물관'에 붙이는 경우는 있어도(ex. 시카고), '역사'에 붙이는 경우는 드물다.
시애틀은 서부 개척시대에 "서쪽 끝" 도시로서 의미가 있다. 개척자들이 이곳까지 와서 원주민들과 갈등/경쟁 혹은 협력하며 살아온 이야기들을 박물관 초반부에 잘 설명한다.
특별히 인디언들의 입장에서도 박물관의 서술이 세심하게 배려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인디언의 습격"이라고 하지 않고, 매우 적절한 수식어를 적은 것을 보라! 여기서 일단 감탄...
대륙횡단 철도건설이 얼마나 피곤한(?) 일이었는지! 저 쇠망치를 시끄럽게 두들겨야 영상이 진행된다. ㅎㅎㅎㅎ 우리도 한참을 두들겼다.
시애틀은 혁신의 도시라고들 한다. 왜 그런가. 단순히 아마존이 있고 MS가 있어서 그런가. 알고보니 이 도시의 역사 그 자체가 혁신이었다.
여느 도시처럼 시애틀도 수많은 문제들을 겪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했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노출시키고, 아이디어를 모아서 해결하는 과정을, 도시의 역사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히 시애틀은 보잉 본사와 공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잉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도시다.
박물관에는 비행기와 항공 관련 전시물의 비중이 꽤 높다. 기억할 점은, 이 박물관이 산업 박물관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도시의 확장과 신도시 건설의 역사도 충실하게 재현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보다는, 왜 그리고 어떻게에 중심을 두는 전시!! 탁월하다.
커다란 LED 스크린 앞에 서서 직접 뚜벅뚜벅 걸어야 영상이 진행된다. 아까 철도 건설을 직접 망치질을 시켰던 것과 비슷하다. 이게 무슨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것인지는 몰라도, 확 몰입이 된 것은 사실이다.
시애틀은 또 MS의 도시다. 시애틀의 신도시 벨뷰 지역에 현재 MS 본사 캠퍼스가 있다.
요즘 시애틀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아마존의 무서운 성장이다. 다운타운 전체 규모의 30%에 달하는 넓이로 아마존은 도심 사무구역을 넓혀가고 있다. 보통 구글이나 페이스북, MA 등은 시 외곽으로 넓게 빠지는데, 아마존은 저 좁은 데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시와 협상해서 건물을고층화 시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시애틀과 무역하는 전 세계 국가와 도시들...
즐겁게 일하는 박물관 직원들 몰카 ^^;; 아참, 입장료가 꽤 비싸니 문 앞에서 놀라지 마시길.
모든 길은 개집으로 통한다. ㅋㅋㅋ
1층에는 정말로  충격적인 전시관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정말 놀라버렸다.
혁신이란 무엇인지, 좋은 아이디어란 무엇인지, 더 나은 판단은 어떻게 내리는지 등을 주제로 삼았다. 이런 건 고급 경영기법에 속하는 사고프로세스에 관한 것인데, 박물관 한 층을 거의 통째로 할당해서 모두에게 '까발리고' 있다.
장난하나!? 이런 거 우리는 회사 생활 하면서 연수하고 컨설팅 받으면서 배우는 것인데!!? 애들이 와서 막 참여하고있다.
어떤 한 아이디어가 성공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와 반복되는 테스트와 인내와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지를 '체험'하게 해준다.
너네는 도대체 무슨 복이냐.......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어떻게 아이디어를 도출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현재의 삶을 어떻게 더 나은 미래로 바꾸는지......
생각을 분별하고 확신하고 공유하여 더 가치있는 무엇으로 만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아, 그래서 역사 산업 박물관이구나..... 시애틀만이 가질 수 있는, 가질 자격이 있는, 독특한 박물관...

 

 

박물관에서 받는 충격이  한동안 우리 부부를 휘감는 바람에, 밖으로 나와서도 그저 "우와.." "우어어.." "어이구" 하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너 진짜 시애틀의 보물이구나.  잊지 않겠다!!!
우리는 기왕에 삘 받은 김에 아마존 구역을 조금 걸어보았다.
세상에,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걔들은 걔들 나름의 고충과 애환이 있겠지 싶었다.
혁신의 도시 시애틀은 지금까지도 놀라웠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신생' 도시였다!

 

 

베스트3 중에서 다른 두 곳 미리보기
1. https://joyance.tistory.com/213 LA 똘레랑스 박물관
2. https://joyance.tistory.com/214 캘리포니아 과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