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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오싹한 남영동 대공분실. 이곳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경찰인권박물관으로 쓰이다가, 리모델링을 거쳐 민주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영화의 수작이라 할 수 있는 "1987"을 감명깊게 본 터라, 그 배경으로 나온 이곳에 방문해보고 싶었다. 이곳 역시, 해설사 가이드 투어를 예약했다. 총 90분 소요.

유명 건축가에 의해, 용도(?)에 맞게 기가막히게 잘 만들어진 건물에서, 그토록 끔찍한 일이 자행되었다.
일반 창문과 다른 "좁은 창문"이 있는 층이 바로 각종 고문을 할 수 있는 수감실이다. ㅠㅠ
1987의 명장면에 나오는 곳. 기찻길 옆, 대공분실 뒷편 공간.
언제나 바람이 시원하게 불도록 설계된 곳. 고문을 "하는" 사람이 고문하다가 힘들면 나와서 땀을 식히며 쉬던 곳 -_-;;;
육중한 철문으로 바깥 세상과 철저히 차단되는 정문
서울역 쪽에서 본 모습.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좁은 창문 디자인.
민주 인권을 부르짖던 사람들이 끌려오면 눈을 가리고 이곳 뒷문으로 들어갔다. 둥그런 저 벽면 디자인이 뭔가 봤더니...
몇 층으로 끌려 올라가는지 알 수 없도록 설계된, 비좁은 회전 계단... 꼼꼼하다.
고문실. 지금은 깔끔하게 페인트칠이 되었지만 당시엔...
안에서 열 수 없는 뭉툭한 손잡이. 그리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구멍 옆에 깨알같이 섬세한 디자인... 고문을 위한 공간을 건축하면서 저런 디테일을 넣는 사람의 마음은 무엇일까?? 참담하고 복잡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휘젖고 지나간다.
심문과 고문 현장을 지켜볼 수 있는 감시창. 이쪽에서 저쪽은 보이지 않도록 되어 있다. 늘 누군가 보고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 효과는 덤.
머리를 내밀 수 없도록 좁은 창문을 달았다. 투신해서 죽지도 못한다.
물고문 현장. 욕조 시설이 보인다. 추모와 교육을 위한 재현 공간이다.
목재 벽면 내장재와 타공 설계. 정말 꼼꼼하다.
방 하나를 자료실로 꾸며두었다.
다른 층에는 박물관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꾸며진 이곳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현장을 말 그대로 "몸소" 증언하고 있다. 앞으로 더 충실한 기념관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분들이 가서 보시면 좋겠다. 남영역, 또는 숙대입구역에서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