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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을지면옥에서 평양냉면 먹고 세운상가에 가보기로 했다. 세운상가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관련해서 늘 귀로만 많이 듣고, 또 가보고 싶었던 곳이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 용산전자상가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뒤로는 딱히 가볼 일이 없던 곳이다. 얼마 전부터 서울 도심 재개발과 함께 세운상가도 일부 리모델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더 늦게 전에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오늘 일부러 카메라까지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을지로3가역 5번출구로 올라가면 을지면옥 간판이 바로 보인다.
평양냉면 맛을 모르는 사람은 꾹 참고 세 번까지 먹어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오늘 세 번째였고, 정말로, 맛을 깨달았다! ㅎㅎ
잠깐 청계천을 걸었다.
세운상가 도착. 광장이 정돈되었고, 상가 외벽이 깔끔해지고,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문 앞을 지키고 서있는 "세봇" - 3D 프린터로 제작한 세운상가 로봇이란다. ㅋ
엘베를 타러 올라가본다. 상가 양 옆으로 데크가 생겼다. 이걸 따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엘베를 타기 직전, 광장 앞 경치.
엘베에서 9층을 눌러서 올라가니, 옥상이 나오고, "종묘"의 기와지붕이 보인다.
깔끔한 데크와 평상(?)이 마련되어 있다.
반대쪽 경치.
상가 양쪽의 재개발 구역들... 상전벽해가 이루어질 현장이다. 이에 대한 여러가지 말들이 있다. 과연 이곳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것이 맞나, 아니면 좀 더디더라도 지역의 역사성을 살려서 개발하는 것이 맞겠나.. 나는 당연히 후자라고 보는데, 아무튼...
상가 내부를 좀 돌아다녔다. 일하고 계신 분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기 싫어서 사진이 많이는 없다.
데크에는 작은 박물관도 마련되어 있다.
내부를 돌아다닌 느낌은...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 를 아시오?"라는 문구가 생각났다랄까.... 더 자세히 쓰기에는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일단은 여기까지.
해가 조금 더 넘어간 듯해서 옥상에 다시 올라갔다.
분위기가 또 다르다.
한 낮의 뜨거움이 가시고 선선한 바람도 불어 참 좋았다. 도심 한 복판에서 힐링이 되다니... ^^
7~8시 사이에 대부분 정리하고 문을 닫으셨다.
기대했던 것만큼 뭐가 많이 바뀐 것은 없지만, 나로서는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유적지를 보존해두었다.
바로 들어가기 아쉬워서 종로 근처를 좀 걸어봤다.
역사적인 삼일빌딩과, 전태일 기념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좀 시간을 보내다가 밖으로 나오니 밤이 되었다.

 

가까운 곳에 있지만 막상 무슨 일이 없으면 나와보기 어려웠던 을지로, 종로, 세운상가 나들이... 어떤 의무도 약속도 없이 그저 자유롭게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는 시간이 꽤 즐거웠다. 종종 이런 시간을 가져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