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 둘째날이다. 이번 여행 중에서 날씨가 가장 좋은 날이었다.
아씨시 순례길 도로변 숙소에서 아침을 맞이하면 대충 아래 사진들과 같은 모습이다.
창밖으로 순례자들이 보인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굳이 이 길을 걷지 않고 차를 타고 아씨시 주차장까지 바로 간다.
아씨시 도시 전경. 맑은 하늘에 보니 또 다른 느낌이다. 큰 모니터에서 전체화면으로 클릭해서 크게 보자.
오늘 일정은 여유롭다. 오전에 푹 쉬고 느지막히 아점을 먹으러 나왔다.
아씨시에 가까운 도시가 있어서 렌터카 여행자라면 이곳을 편리하게 이용하면 된다. 마트나 식당은 아씨시보다 이 도시에서 해결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깔끔하고 넓고 편리하다.
그 중에서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식당이 있어서 링크 걸어둔다. https://goo.gl/maps/inHs9EzZYfvynhtAA
마트는 이곳 쇼핑타운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https://goo.gl/maps/92UqigFmVH2UrUeq6
오늘 일정은 아씨시가 위치한 언덕 꼭대기에 있는 로카 마죠레 성에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아씨시에서 어제 안 가본 골목 위주로 다녀보는 것이다. 구석구석 다닐 시간이 충분했다. 그래도 언덕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면 초장부터 지칠 듯해서, 아씨시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공용주차장까지 차로 가서 거기서부터 걸었다. (주차비 겁나 비싸지만 편리함)
올라가는 길은 한적하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전망이 좋아진다.
멋진 성벽이 보인다. 그런데 사실 코로나 시즌부터 이곳은 복원공사에 들어가서 입장은 할 수 없었다. 구글맵에도 임시 휴무라고 떠있는 것을 보고 갔다. 오늘은 주위 경치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이다.
경치가 완전...
중간계에 있는 '리븐델'을 보는 느낌이다.
저 멀리에는 아점 먹고 쇼핑했던 도시가 보인다. 가운데 공간에는 우리가 머무는 숙소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내려다보면 어제 감탄했던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보인다.
공사중이라 아쉬웠던 로카 마조레 성. 그래도 멋진 경치를 원없이 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미국인 관광객 청년 네 명이 사진을 찍어달라 해서 좋은 추억이 되게끔 최선을 다해 K-단체사진을 찍어줬는데 맘에 들지 모르겠다. ㅎㅎㅎ
내려오는 길에 까페가 있어서 들어갔다. 딱 봐도 전망으로 먹고 사는 까페 같았다.
역시나 전망이 깡패였다. ㅋㅋㅋㅋㅋ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아서 1시간 넘게 쉰 듯하다.
당 충전 및 체력 회복으로 기운이 펄펄 나서, 아씨시 뒷골목(?) 투어를 시작했다.
아씨시도 어쩔 수 없이 당일치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관광객들이 꼭 가는 곳만 가고 빠지는 전형적인 관광지에 속한다. 그래서 주요 골목 및 광장, 성당 등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지만, 한 블럭만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한산하다. 두 블럭 들어가면?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평화로운 산책이 가능하다.
이 날이 주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뒷골목 위주로 걸어다닌 우리는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씨시라는 도시의 이미지에 걸맞은 평화로움은 주로 뒷골목에서 추구하시길 바란다.
이 느낌을 살려서 생성형 Ai(인공지능 화가)에게 그려달라고 해본 아씨시의 판타직한 모습 ^^ (사진 아님 주의!)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내려오다보니 어느덧 성 프란체스코 성당 앞에 이르렀다.
저 불법 주차 자동차만 없었어도 참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었을 것인데 ㅎㅎㅎ
구글포토의 매직 지우개로는 지우기 힘들었다.ㅋ
* 라고 썼는데, 정확히 반 년 뒤, 어도비 포토샵의 Ai 기술로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해결~ ㅋㅋㅋ
이제 다시 번잡한 골목길이 나온다.
주말이라 어제보다 훨씬 복잡하다. 요령껏 군중을 피해다녀야 한다.
광장까지 어찌어찌 왔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서 다시 지쳐버렸다. 센트럴 까페라는 곳에서 당을 충전하며 쉬었다. 아내는 샤케라토, 나는 요상한 모둠 젤라또+아포가토를 먹고, 티라미슈도 함께 시켰다. 여행 막바지라서 평소와 달리 플렉스를 해버렸다. ㅎㅎㅎ
광장에서의 꿀같은 휴식을 마치고, 아씨시의 또 다른 유명한 성당, '산 루피노 대성당'에 가보았다.
이곳도 참 사연이 많아 보인다. 바닥의 오래된 유적을 투명한 강화유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아씨시의 둘째 날은 이렇게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마쳤다.
저녁 8시.
해가 저물고 달과 별이 뜨고, 아씨시의 야경도 빛을 발하는 시간이다.
찍사의 열정. ㅎㅎㅎ
이번 이탈리아 여행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이곳 아씨시였다. 경치가 좋고 볼거리가 많아서만은 아니다. 여행자로서는 돌아다닐 때 불안감이 없고 여유와 힐링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아씨시에서는 어딜 가도 정말 마음이 편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차이는 뭐라 논리적으로 설명은 곤란하고, 그냥 그 도시가 품은 정서가 그러한 듯하다.
오늘은 그러한 아씨시에서 여유롭게 보내기로 작심한 날이었다. 애초에 일정을 짜면서 아씨시에 무려 3일을 할애했다. 내일 아씨시 일정이 하루 더 있다. 내일은 도심이 아니라 야외로 나갈 참이다. 아씨시 뒷산, 신비로운 '수바시오 산'에 오르는 날이다. ^^
다음 글 : [이탈리아 20편] 몬테 수바시오 하이킹 + 로마 아피아 가도 위의 맥도날드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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