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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은 '박물관데이'. 두 곳의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둘 다 숙소 근처에 있어서 도보로 가볍게 이동했다.

먼저 간 곳은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세상에 수많은 박물관이 있지만, 내가 볼 때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어마어마하게(?) 저평가 된 박물관이 있다면 바로 이곳 아닐까 싶다. 대다수의 한국인 관광객은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지하저수조 메두사 얼굴, 톱카프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 그랜드바자르를 보고 후다닭 다음 도시로 떠나기 때문에, 최소 2시간이 걸리는 고고학 박물관을 차분히 둘러볼 수 없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여기는 무조건 무조건이다.

https://maps.app.goo.gl/UApwKdhkAZ23CpS66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 Cankurtaran, 34122 Fatih/İstanbul, 튀르키예

★★★★★ · 고고학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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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자체도 대단하다. 한때 여름궁전으로 쓰이던 공간이라고 한다. 하필 우리가 갔을 때는 여기저기 공사중이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공개된 곳만으로도 대단했다. 공사를 마치면 앞으로 더욱 대단한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족 : 약간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다. 외국인 대상 입장료 부과 방식이 좀 애매..하다. 휴대폰 앱을 통해 해설을 듣도록 티켓값에 포함하여 싸구려 블루투스 이어폰을 강매하다시피 하는데, 관광대국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양아치 짓이라 하겠다.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입장하면 특별히 동선에 제약이 없고 내키는 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우리 일행은 각자 흩어져서 알아서 보고싶은 것을 보기로 했다.
일단 입장하자마자 놀란 것은, 3천년씩 된 유물이 그냥 덩그러니, 손으로 만지거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상태로 무방비하게 놓여있다는 점.
그만큼 가까이서 아주 자세히 볼 수 있다.
성경에 나오는 지명들이 자주 등장해서 은근히 반갑고 흥미가 돋는다.
영국 & 프랑스의 박물관은 '우리가 이런 걸 잘 주워놨어! 멋지지?' 라고 하는 느낌이라면...
이곳은 뭔가 느낌이 다르다. '이거? 아, 이거 우리 어느어느 시대에 살던 조상님들꺼야.. 우리 동네에 이런 거 많아...' 약간 이런 느낌...
어렸을 때 학교에서 미술시간에 이거를 조각했던 기억이 난다. 뭔지도 모르고 했었네......
게다가 한 공간에 몰아넣는 게 아니라, 시대별로 전시실 공간을 달리해서 넉넉히 전시하고 있다. 여유가 넘친다. ㅎㅎㅎ
어마어마한 역사가 거쳐간 거대한 땅이라서 그런지 고고학 유물이 한도 끝도 없다.
유명한 역사적 사건들도 잘 설명되어 있고, 그와 관련된 유물이 바로 옆에 전시되어 있는 구성 방식. 대단한 품격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로마제국?? 응, 그것도 우리야~
그리스 로마 신화 역시 고스란히 이 지역에서 이어받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서 일행들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원래 1시간 반 보려던 것을, 시간을 늘이기로 했다. 그만큼 볼 것이 많았다. ㅎㅎ

트로이 발굴 특별전시실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 사건과 관련된 고고학 유물 및 발굴 과정/방법 등이 전시된 곳
2층 끝방까지 갔더니 이번 우리 여행지 전체가 표현된 초대형 지도가 벽에 그려져 있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대단한 여행이다. ㅋㅋㅋ

수많은 전시실들을 거쳐왔지만 모든 사진을 다 공개할 수도 없고... 이쯤에서 멈춘다. ㅎㅎㅎ

화장실 가는 길에... 수천년 된 유물들이 막 굴러다님 ㄷㄷㄷ
밖에도 굴러다님...
이런 게 막 이렇게 마당에서 비 맞고 있어도 되나......
매우 피곤하여 쓰러지듯 식당 의자에 앉았다. 비싸고 맛 없던 집 ㅎㅎㅎ


숙소에서 좀 쉬다가, 오후에는 좀 특이한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슬람 과학기술의 역사 박물관. 중세 때까지만 해도 동방의 이슬람 과학 기술이 서구 크리스트교 문명보다 훨씬 앞섰다는 것은 이제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어떤 부분들이 그러한지, 이스탄불에 있는 박물관에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박물관은 숙소 코 앞에 있는, 귈하네(Gülhane) 공원이라는 곳 내부에 있었다.   

https://maps.app.goo.gl/b1QjNrM8WNHedHL46

 

이슬람 과학기술의 역사 박물관 · Cankurtaran, Gülhane Parkı, Taya Hatun Sk No:8A, 34122 Fatih/İstanbul, 튀르

★★★★☆ · 역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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귈하네(Gülhane) 공원은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열린 녹지 공원이다. 해변까지 이어져 있다. 자유여행자라면 꼭 가보시길 권한다.

박물관은 공원 진입 후 바로 왼쪽으로 가면 된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입구에서 망설일 수도 있지만, 과감히 들어가자.

박물관에 기여한 사람에 대한 리스펙
뭔가 비슷한데 생소한 맛 ㅎㅎㅎ
다만, 아무래도 유명한 박물관은 아니다보니 설명이나 전시 방식이 친절하지는 않다. 알아서 잘 봐야 한다. ㅎㅎㅎ 스마트폰 구글번역 필수!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이 있었다. 특히, 과학 기술이라고 해서 남자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여성 관람객도 꽤 많았다.
신기한 게 많다. ㅎㅎㅎ
마지막에는 간이 기념품 샵도 있다.


2층으로 된 길다란 공간은 실제로 과거의 톱카프 궁전 성곽을 개조한 것이다. 그래서 내부는 생각보다 넓지만, 전시물이 단조로워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다. 전시를 다 본 뒤에는 귈하네 공원에서 쉬거나, 10분 쯤 걸어서 İBB Sarayburnu 공원(혹은 European Side, Cankurtaran라는 곳)에 가보기를 권한다. 아래에 구글맵 위치를 남겨놓는다.

https://maps.app.goo.gl/jf8GHGkakAQmDAtP9

 

European Side, Cankurtaran · Cankurtaran, 34122 Fatih/İstanbul, 튀르키예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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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스탄불의 중요한 두 박물관을 둘러보고 휴식을 취했다.
이스탄불에서 필수 관광지는 가본 분들께, 그 다음 1순위로 이 박물관들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