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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늘은 하루에 정말 많은 것을 했던 날이다. 스크롤의 압박이 예상되어, 3편으로 나눠서 올린다.

1. 오리엔트 특급열차 종착역 &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좌 교회
2. 금각만 너머 - 갈라타 지역 탐방
3.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 아시아 지역으로 - 카디쿄이 탐방

'1453 콘스탄티노플 함락'의 역사적 현장들... 오늘 이 세 지역을 다 다녔다. ㅎㅎㅎ 아래 쪽이 아시아 지구이다.


오리엔트 특급열차 종착역

이곳은 과거 오리엔트 특급 노선의 동양 쪽 종착역이다. 이번에 숙소를 바로 이 역 근처로 잡았다.

1883년 10월 4일부터 2009년 12월 13일까지 운행되었으며, 노선은 파리에서 출발하여 이곳 이스탄불까지, 무려 3,500km, 7개국을 횡단하는 거대한 철도 노선이었다. 전성기는 1920~1930년대... 즉 100년 전이다. 이 노선과 관련하여 유명한 추리소설 작품이 "오리엔트 특급 살인"(애거서 크리스티, 1934년)인데, 영화로도 몇 번 제작되어 유명하다.

 

최근에는 이런 영화가 있는데, 내용을 아는 분이든 모르는 분이든, 과거에 개봉했던 영화를 이미 본 분이든 아직 안 본 분이든, 추천드린다. 새롭게 만들어서 나름 보는 맛이 있다. 내 경우 디즈니플러스에서 봤던 기억이~

현재는 도심 지하철 역으로만 사용되고 있음. 출퇴근 시간에는 사람이 붐볐지만, 10시 조금 넘으니 아주 한산하다.
구 역사는 보존되고 있다. 문이 잠겨있어서 못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문을 여는 방법이 있었다. ㅎㅎㅎ
이 기차역과 관련된 물품들이 모여있는,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박물관이 한쪽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미국에서 이런 거 하도 많이 봐서 크게 신기하진 않았지만, 이 역에서 실제 사용하던 물건들로 보여서 의미가 있었다.
공항처럼, 캐리어(?) 무게 재는 저울도 있다. ㅎㅎㅎ
박물관 지키는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니 느릿느릿 그러나 친절하게 움직여 열어주셨다. 이곳은 구 역사의 대합실로 보였다.
텅 비어있음. 하긴 대합실이니까 원래 비어있어야 맞지...
정면에 보이는 문이 아까 밖에서 봤던 잠긴 문이다. 이곳에 사람이 가득했을 시절의 모습을 한참 상상해본다.
옆 공간은 까페로 운영중이었다. 우린 갈 길이 멀어서 굳이 들어가지 않았고, 어차피 오픈 시간도 아직인 듯했다.
이 열차와 관련한 추억(?)이나 낭만이 있는 분들에겐 의미있는 공간이 될 듯하다.
까페 입구 겸 인증샷 찍는 곳. 우리가 구경하는 동안에도 한 팀이 열심히 인증샷을 찍고 계셨다.

 

가만있자.. 근데 이걸 내가 굳이 이렇게 설명하고 있어야 하나... 그냥 이걸 보면 되는 거 아닌가....??

...... 요즘 이런 세상인데, 나 블로그 왜 함??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좌 교회

이어서 가본 곳은, 동방정교회의 세계총대주교 겸 그리스정교회의 수장이 있는 교회였다. 이곳은 (신기하게도) 이스탄불에 있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좌 교회이다. (응? 형이 왜 여기서 나와??)

로마 가톨릭의 최고위 성당이 로마에 있는 게 당연하듯이, 이 교회는 기독교 역사 가운데 동방정교회의 상징적 의미를 담아 콘스탄티노플의 아주 중요한 장소에 세워졌지만, 1473 콘스탄티노플 함락으로 이제 이 도시의 주인이 바뀌고 도시 이름도 이스탄불로 바뀌었다. 그러면 당연히, 상식적으로 볼 때 너무나 당연히, 기독교 국가 쪽으로 교회 터를 옮겼을 것 같으나... 실제는 달랐다. 그 종교적 상징성 및 이슬람의 포용정책으로 인해, 함락 이후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즉, 좀 무식하게 단순화 시켜 설명하면, 적국에 땅이 넘어갔는데, 헤드쿼터가 그 땅에 그대로 남아있는 셈...

동방정교회는 역사적으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걸쳐 신자들이 퍼져있었다. 어쩌면 총대주교좌 교회가 이렇게 이스탄불에 남아있음으로써, 이러한 다양한 민족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신도들이 공유하는 신앙적 정체성의 중심지로 역할하기에 더 나았을 수 있겠다.

위치 이스탄불 페네르 지구
중요성 동방정교회의 최고 지도자 주재 / 6세기 중엽,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총대주교 임명되면서부터
건축 양식 비잔틴 양식
역사적 의의 동로마 제국 시대부터 이어진 기독교 전통 / 동서로마 교회가 갈라진 뒤로 두 교회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옴
현재 상태 여전히 활발한 종교 활동 중심지
관광 포인트 금으로 장식된 내부, 고대 성물 (신비주의 신학의 반영)
 * 그러나 이슬람 교인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건물 외관은 대단히 검소하고, 종탑이나 화려한 건축양식도 없다.

 

 

숙소에서 가려면 버스나 트램을 타면 되는데 기왕이면 트램을 타고 싶어서 광장까지 걸어 나갔다.
트램에서 내렸더니 보이는 장면. 구도심 중심부에 비하면 동네가 비교적 깔끔하다.
언덕을 살짝 걸어올라가, 보안검색을 받고 들어간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좌 교회.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로 소박한 외관.
콘스탄티노플이 정복당한 뒤, 이슬람 사원들보다 규모와 장식이 소박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썰이 있다. 충분히 그럴듯한 이야기다.
내부 입장. 저 촛불(헌금을 내야 함!)은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 전 세계 교회 공통인 듯 ㅎㅎㅎ
첫 인상은 상당히 어두웠다. 보안 때문인지(?) 어떤 협약 때문인지, 역사 속 어느 순간에 창문들이 작고 좁게 리모델링 된 것으로 나는 보인다.
좁은 공간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장식되어 있다. 뭐랄까... '있을 건 다 있도록', '갖출 건 다 갖추려고' 노오력한 티가 난다. 그래서 좁아 터진다.
심지어 그 좁은 공간에 성물, 성화 등이 깨알같이 배치되었고, 심지어 설교단까지 설치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신비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교파라서 그런지 내부에는 의미심장한 요소들이 빼곡했다.
로마 가톨릭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정성이 매우(?) 들어갔다.
유물함 및 그 주위에 제단들도 빼곡하다.
어쩌면 외부에 장식되었을 교육용 요소들이 내부에 있었다. 흥미로운 차이점이다. ^^

독특한 경험이었다. 새롭고 신기했다. 일부러 트램 타고 버스 타고 왕복하면서 와보길 잘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러시아 정교회만 가보면 크리스트교는 종류별로(?) 대략 다 가보는 셈이다. 바티칸, 그리스정교회,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개혁교회당, 영국 성공회 교회당, 미국의 복음주의교회 예배당, 스페인의 화려한 성당들, 동유럽의 성당들...... 아 또 뭐가 있더라...... ㅎㅎㅎㅎㅎㅎ

이제 버스를 타고 금각만 너머 - 갈라타 지역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