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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오늘은 마르세유를 떠나 엑상프로방스로 가는 날이다. 조식을 양껏 먹고 B&B 숙소와 작별했다. 

지금부터의 일정은 엑상프로방스(현지에서는 엑스라고 부름)에서 한인목회를 하시는 이우석 목사님의 도움을 받았다. 마르세유까지 차를 끌고 우리 일행을 델러 와주셨다. 먼저 점심을 먹으러 엑스 외곽에 있는 식당으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분위기 좋은 정원에서 먹으니 기부니가 겁나 좋아졌다. ㅎㅎㅎ
이어서 방문한 곳은 목사님이 공부하는 칼빈 신학교.
우리 시대 위그노의 후예들이 공부하는 곳이랄까 ^^
신학교 채플실.


시간 절약을 위해, 우리는 숙소로 바로 가지 않고, 곧장 첫 번째 답사 장소로 향했다.

첫 장소는 메린돌(Mérindol)이라는 마을. 화려한 관광지도, 유명한 포토스팟도 아니다. 초기 종교개혁자들이라 할 수 있는 발도인들(발도파 교인)이 숨어지내다가 결국 학살을 당했던 곳이다. 라벤더 향 가득한 프로방스에도 이렇게 아픈 역사가 숨어있다. 외딴 곳이지만 이우석 목사님 덕분에 엑스에서 차로 1시간 내로 갈 수 있었다.  차가 있으니 이렇게 편하다. 대중교통으로는 아예 생각하지 못했을 일정이다.

고속도로에서 지방도로로 들어서니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마을 중심에 있는 박물관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이곳의 의미를 설명하는 입간판들이 보인다.
1545년 4월, 이 평화로운 마을에서 수백 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었다.
이곳 기념관은 지난 번 라로셸 종교개혁 박물관처럼 미리 예약을 하고 왔어야 했다. 우린 이번 일정이 유동적이어서 예약은 못했고, 곧장 언덕 위 유적지로 걸음을 옮겼다.

 

Mémorial Vaudois · 프랑스 84360 Mérindol, Unnamed Road

★★★★★ · 박물관

www.google.co.kr

 

시골길과 돌계단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유명 관광지처럼 안전한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니 조심히 걷자.
마을에서 유적지 쪽으로 들어가는 초입부. 언덕 위로 옛 성벽의 흔적이 남은 것이 보인다.
이곳 주민들의 사유지를 피해서 걷다 보면 계속해서 안내판이 보이면서 제대로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학살의 그 날짜가 4월 18일이라고 되어 있다.
정상에 오르니 이 근방 경치가 한눈에 보인다. 프로방스 지역은 파리 주변과 달리 산지가 많아서 경치가 다채롭다.
흔적만 남은 오래된 성벽과 탑
이곳에서 있었던 끔찍한 일들을 이우석 목사님이 설명해주셨다. 나는 중세교회사와 기독교 세계관을 연결시킨 책을 구상 중이라고 말씀드렸다.

⋇ 발도인들에 대한 정보는 다른 거 볼 필요 없고, <권현익 저 『16세기 종교개혁 이전 참 교회의 역사』 (세움북스)>를 참조하면 된다.

50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장소는 여전히 종교적 관용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현장이다.

 

돌아오는 길은 일부러 지방도로를 타고 천천히 돌아왔다.

 

우리는 엑스(엑상프로방스)의 어느 기숙사를 개조한 숙소에서 한 주간 지내면서 엑스도 구경하고, 이우석 목사님의 차량으로 주변 도시들을 다녀오는 방식으로 여행을 계속했다. 아비뇽, 아를, 퐁뗀느 드 보클뤼즈, 고흐드, 에그모흑뜨 등이다. 사랑과 정성으로 우리 일행을 대접하고 도와주신 이우석 목사님과 그 가정에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