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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여행에서 첫 번째 탐방지는 터키 서남부 에페소스였다. 이곳은 이즈미르 남쪽 셀추크 지역에 속한다. 

버스를 타고 이 지역에 산재된 몇몇 유적들을 둘러봤지만, 역사적 신빙성이나 중요도는 대체로 낮았다. 예를 들면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가 숨어서 지냈다는 곳과, 그곳에 세워진 교회당 터... 이런 스토리를 담은 장소들은 나름의 근거는 있겠지만 팩트라고 보기엔 어렵다. 그러니, 기왕에 동선이 맞아서 둘러보는 정도야 괜찮겠지만 일부러 순례하듯 찾아갈 가치는 낮는 곳...

추천 지점들은 아래와 같다.

사도요한 기념교회 >> 기둥이 하나 남은 아르테미스 신전(멀리서 전망) >> 마리아의 집 >> 고대 항구도시 에베소 유적(하드리안 신전, 켈수스 도서관, 마리아 기념교회 등)

이 중에서도 확실한 곳은 크게 두 곳이다. 하나는 성 요한 순교 기념교회 터, 다른 하나는 에베소(구 도시) 유적지.

먼저 간 곳은 성 요한 순교 기념교회 터였다. 사진 속 돌들을 자세히 보면 새로 복원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술영화 세트장을 보는 기분이랄까;; 2003년도의 사진인데 최근의 사진은 어떻게 보일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주위에 성채도 있다. 당시 8월의 태양이 아주 화끈한 땡볕이었어서, 올라가보진 않았다. 목숨은 건지고 봐야;;
대리석, 벽돌, 콘크리트 등이 뒤죽박죽이라, 솔직히 제대로 복원될거란 기대가 들지 않았다. 차라리 돌 무더기만 놔두고 복원 안 하면 좋겠다.
마리아의 집 가는 길에 웅덩이. 고대교회당 유적지 근처에 있는 이런 인공 물웅덩이는 대체로 침례와 관련이 있다.

 

에베소 유적지로 이동했다. 많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그늘이라곤 찾을 수 없는 광야(?)이니, 여름에 방문할 때는 모자와 생수병을 필참하자. 그리고 이곳 역시 광범위한 복원작업이 진행중이라 현재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을지는 모르겠다. 인근에 공항까지 건설 중이었으니...

구글 지도로 본 에베소 유적지. 남쪽과 북쪽에 주차장이 있다. 우리는 남쪽에서 출발했다.
뭔가 사연 있어 보이는 돌들이 그냥 막 굴러다닌다.
켜켜이 쌓인 역사의 흔적들

굴러다니던 돌들을 모아서 그럴듯하게 쌓아두었다. 분실한 부품(?)은 보충재로 대체하면서 일단 쌓아둔 것으로 보인다. 이걸 보면서 약간, 스타워즈에서, 잘못 조립된 3PO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전문가들이 최대한 본래의 형태를 추정해서 하려고 노력했겠지만... 글쎄... 

혼란하다 혼란해

 

인상깊었던 상업지구 브로드웨이. 지금은 흙에 뭍혀있지만 대로변으로 호화 상점들이 쫘악 깔려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발굴됨)

 

대로변 상점 내부. 상당히 복합적인 건축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뭐라고 적혀있을까. 광고판 같기도 하고 ㅎㅎㅎ
아치형태는 로마제국과 1세기 속주 도시들의 다운타운 건축물에 있어서 아주 기본이다.
본래의 모습은  얼마나 정교하고 놀라웠을까
도서관 빌딩의 한쪽 벽면(아마도 주 출입구가 있는 면). 에베소 유적지의 하이라이트이다.

 

글씨가 잘 보이도록 페인트(-_-)를 칠해놨다.. 이런 친절은 굳이 안 베푸셔도 되는데..
반원 반구형 대극장.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말해도 저 뒤까지 얼추 다 들린다. 발성법만 좀 익히면 대중연설이나 공연에 전혀 문제가 없었겠다.
항구쪽으로 뻗은 또 다른 대로. 이곳은 부둣가라고 봐야 한다. 바닷물이 바로 저 앞까지 들어왔었다고 한다. 

 

한때 화려했던 지중해 무역 항구도시를 이곳 답사를 통해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었다. 지금은 폐허만 남아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