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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어느 도시를 가든지 첫 일정으로 그 도시의 역사박물관을 가보는 편이다. 웬만한 관광도시는 자기만의 역사박물관을 갖고 있는데, 물론 좀 실망스러운 곳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 도시에 대한 지적 욕구를 충분하고 넘치도록 채워준다. 특히, 외부에서 보던 인상과, 자기네 스스로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이 아무래도 다르기 때문에, 방문자들은편견도 깰 수있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다. 또한 이곳을 첫 일정으로 하는 이유는, 그래야 그 다음부터 돌아다니는 그 동네의 모든 일상과 풍경이 "이전과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숙소를 관광지 한 중심에 있는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호텔로 잡았더니, 값도 싸고 어디든 나다니기 편했다.
상해 지하철은 서울보다 깨끗하고 화려했다. 서울 지하철이 최고라메? 누가 그랬어?? ㅎㅎ 물론 '종합점수'에서는 서울이 짱이겠지만.

 

보통은 역사박물관을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땅값 싼 곳에 만들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상해 역사박물관은 어쩌면 '중국 전체에서 가장 핫한 곳', 동방명주라는 기이한 모냥의 전망대 빌딩 지하 1층 쇼핑타운 내부에 있다. 그만큼 힘을 빡 준 곳이다. 

입장료를 여기서 사지 말고(여기서는 안 판다!) - 애초에 동방명주 앞 광장에 들어오기 전에 있는 매표소에서 사자.

상해라는 도시에 대해 오늘날 경제적으로 잘 나가는(세계에서 6번째로 부자 도시) 점만 부각되기 쉬운데, 이곳 역사박물관에서 "그리워하는" 상해의 시절은 "개항 직후부터 문화혁명 이전까지"의 찬란했던, "동양의 파리(paris)"이던 시절인 듯하다. 문명만이 아니라 문화까지도 빛나던 그 시절... 지금은 아무래도 문화보다는 문명이 더욱 빛을 발하는, 지극히 "LED스러운" 시절이니까... 

전시물의 구성이나 설명 방식 등이 미국의 박물관들에 비하면 아주 놀라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의 박물관들보다는 뛰어나다. 그리고 중국을 잘 모르는 우리는 그들이 그들의 역사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스토리텔링에 한번쯤 빠져들 필요가 있다. 상해에 가는 분들은 꼭 가보시기를 바란다. 어차피 거길 가면 당연히 '동방명주'는 보러 갈테니, 입구에서 역사박물관 티켓를 미리 끊으시기를. 요금도 저렴하다. 이미 가본 분은 '난 별로던데' 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관점을 바꿔서 한 번 더 가보시기를...

동방명주 전망대에 올라가려는 사람들. 우리는 상해 전망을 다른 곳에서 대체했다. (다음 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