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로셸의 둘째 날이다. 늘 그렇듯 유럽의 도심에서 아침 일찍 가볼만한 곳이라고는 청과물 시장밖에 없다. 거주자는 물론, 관광객 중에서도 동양인이 거의 보이지 않는 프랑스 서쪽 끝에 위치한 작은 항구도시에서, 우리 동양인 두 사람은 아침부터 시장에 가서 뭘 파는지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녔다. ㅎㅎㅎ
이제 앞의 글에 이어서, 어제 늦어서 못 탑에 가볼 참이다. 두 탑은 내부를 박물관처럼 꾸며서, 꼭대기까지 올라가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선박이 항구로 진입하는 길목을 철벽처럼 방어하는 두 개의 탑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있다. 물길 아래로 체인이 연결되어, 도시로 들어오는 선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원치 않는 배가 진입할 때는 체인을 걸어버리면 된다. 리슐리외의 막강한 군대가 항구도시 라 로셸을 함부로 칠 수 없었던 이유 중에는 바로 이런 방어장치도 있었을 것이다.
바다 쪽에서 도시를 볼 때 우측에 있는, 가장 큰 타워, 생 니꼴라 타워에 먼저 들어가자. 이곳 타워에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1층은 입장료 판매와 서점, 기념품 등으로 꾸며져 있다. 타워 1개만 입장하거나, 2개 모두 입장하는 등, 티켓에 차이가 있으니 주의하자.
생 니꼴라 타워에서 내려오면 1층의 기념품샵과 서점에 잠깐 들러보자.
특히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들은 인상깊다.
리슐리외 추기경의 초상화를 책 표지에 과감하게 그려 넣은 책이 마음에 들어 펼쳐 보았다가 경탄했다.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그들은 프랑스의 역사를 바꾸었다(Ils ont change l’Histoire de France)” 이런 류의 역사책은 보통 표지만 그럴싸하고 속지는 글자만 가득하거나, 그림 몇 장 삽입된 게 전부인데, 완전히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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