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파리에서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제네바까지 세 시간을 달린다. 빠르고 쾌적하고 안전한(느낌이 드는) 기차여행을, 마음이 편한 분들과 함께 앉아서 했더니, 세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짧게 느껴졌다. 강사로 따라와서 긴장되었던 마음이 잠시나마 힐링 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 힐링이 잠시 후 스트레스로 바뀐다. ㅎㅎㅎ 스위스 현지 가이드 분의 수준이 너무나도 열악했기 때문에 ... ;; (종교개혁 탐방에 대한 준비가 1도 안 된 사람이 나와버렸다. 결국 대부분의 해설을 내가 해야 했다. 어찌보면 이날을 위해 내가 따라온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 제네바의 종교개혁과 관련해서 국민일보에 기고했던 글:

 

제네바에서 칼뱅은 무엇을 했을까? - mytwelve

아름다운 레만 호수 끝에 위치한 제네바. 이곳의 종교개혁사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칼뱅’이다. 제네바에 얽힌 칼뱅의 인생과 업적이 너무나도 다채롭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www.mytwelve.co.kr

 

3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제네바 도착, 여기서부터 우리를 이번 여행의 끝까지 실어나를 전용버스에 탑승했다.
버스로 잠깐 이동해서 제네바 구도시 입구로 이동.

제네바 쌩 삐에르 교회당 앞에 집결한 우리는 본격적인 해설을 시작한 가이드의 "준비 부족"이 당장 드러나면서부터, 모두들 그야말로 "경악"했다. 작은 폭동(?)이 일어났고, 결국 흔쾌히(?)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여기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고, 해설을 시작했다.
얼떨결에 ㅎㅎㅎ
별관에 마련된 종교개혁 박물관으로 갔다. 여긴 가이드가 심지어 건너 뛰자는 것을, 몬소리냐 이걸 보러 왔다, 기어코 가야 된다! 막 그렇게 주장해서, 결국 갔다. (휴..)
상당히 잘 세팅된 박물관인데, 전시물에 한글은 물론, 영어로 된 설명도 거의 없다. 그래서 해설이 필요한데, 문제는 이곳이 원래 내부에서 가이드 해설 투어가 금지된 곳이라는 것. 개인용 음성 수신기를 귀에 대고 둘러보는 곳인데, 거기도 아직 한국어 지원은 없다. 그래서...
그래서 나는 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담당 직원분께 "아윌 스픽... 콰이어틀리.... 플리즈~"라는 콩글리시를 썼더니, 직원은 잠시 생각하더만 "오케이!" 하면서 무선마이크 사용을 허락해줬다. (감솨 ㅠㅠ). 마침 다른 관람객이 거의 없었기에 성사된 일이다. 
대략 1시간 정도 각 방을 다니며, 순간순간 나타나는(?) 주요 전시물을 나의 스키마를 최대한 쥐어짜내면서 해설했다. 2012년에 딱 한 번 들어와 본 기억을 토대로 해설을 하자니 죽을 맛이었지만, 순간순간 아내의 도움으로 힘을 얻었다.
시간절약 및 개인 맞춤식 만족도 향상을 위해 계략(?)을 세워서, 그룹을 둘로 나눴다. 한 그룹은 현지 가이드를 따라 종탑에 올라갔다 오시라고 했고, 다른 그룹은 밖으로 모시고 나와서 화장실에 들른 뒤, "파렐 거리"에 있는 "칼뱅 강당"을 보여드렸다. (문이 잠겨있어서 외관만 보여드림)
제네바 대학 인근에 있는 종교개혁 기념비에서도 해설을 했다. 기념비에 열 명이 있다고 했더니 다들 놀래셨는데, 문제는 현지 가이드도 놀라더라는;;; 처음 알았다며..... -_-;; 아니, 저기에 "위대한 열 명"이라고 적혀있잖;;
우여곡절 끝에 짧았던 제네바 투어를 마치고 다시 버스가 있는 곳으로 하산(?)했다. 내려오다 순간적으로 생 제르맹 교회당의 일부분을 사진으로 찍었다. 제네바에 두 번 왔는데도 저길 못 가보다니 아쉬웠지만 전체 일정이 더 중요했다.
이제 버스를 타고 숙소를 향해 달린다. 다음날 알프스 일정을 위해 인터라켄으로 가는 것이다.
인터라켄 도착! 
저녁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했다. 이 도시는 2003년에 와보고 정말 오랜만에 재방문이다. 그 사이 인터라켄도 꽤 현대적인 도시로 변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