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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방문 이후 14년만에 다시 하이델베르크를 찾았다. 스트라스부르에서 하이델베르크는 가깝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가이드가 하이델베르크의 종교개혁에 대해 설명하는데, 아차! 싶었다. 독일 가이드는 우리 탐방팀이 거길 왜 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요리문답 이야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역시, 아직은 여행사의 컨텐츠 부족이 문제다. 아니나다를까,하이델베르크 성에서 40분, 성령교회당에서 5분 정도를 머물렀을 뿐, 곧바로 면세점으로 직행... 스트라스부르에 이어서, 전체 일정 중 가장 불만스러운 날이 되고 말았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었지만 만족스러운 사진은 얻지 못했다. 프리드리히 3세와 카시미르 공의 조각상을 만난 것은 그나마 성과였다. 아쉬움을 달래며.....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이곳의 종교개혁에 대해서는 매체에 기고했던 글을 링크한다.

 

하이델베르크성, 요리문답을 잉태하다! - mytwelve

종교개혁 당시 하이델베르크는 같은 독일에 있는 개신교 도시였지만 루터의 종교개혁과는 살짝 결이 달랐다. 시대적으로도 한 세대 뒤에 해당한다. 하지만 종교개혁 탐방에서는 비슷한 동선상에 있기 때문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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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그림 찾기" : 이 사진 좌측은 2003년에 찍은 것이고 우측은 이번에 찍은 것이다. 최대한 비슷한 각도로 찍으려 했지만 카메라의 화각이 달라서 약간 차이가 난다. 그러나 14년의 세월이 무색하도록,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유럽의 도시들... 부럽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는 하이델베르크의 지형적 특징이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 쪽에서부터 쭈욱 평지를 달리다가 갑자기 산간지방에 들어서는데, 바로 그 자리에 하이델베르크 성이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헬름협곡과 같은 지정학적 위치랄까. 
산간지방에서 라인강 본류로 흘러가는 네카 강이 하이델베르크를 지나면서 탁 트인 개활지로 나오며 일종의 삼각주를 형성한다. 산간지방으로 이동하려면 하이델베르크를 지나가지 않을 수가 없다. 즉, 하이델베르크는 이 지역 수로 운송에 있어서 과거부터 엄청난 요충지였던 것.
중세 후기에 화약의 발명으로 대포가 만들어지면서부터, 성벽은 한없이 두꺼워진다. 하이델베르크 성은 밖으로부터의 공격에 의해서는 결코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한 성벽을 세운다. (실제로 이 성이 함락된 것은 내부에 쌓아둔 화약의 폭발로 인한 것이었다고...) 
이와 관련해서는 2003년도에 찍은 이 사진을 보면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무식하게 두꺼운 성벽 ;;;
깊은 해자에는 과거에 사자를 풀어두었다고 한다. ㄷㄷㄷ
이곳에 오면 거대한 맥주통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 주요 코스이다. 그러나 종교개혁지 탐방팀이라면 여기보다는 이곳으로 가는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인물상들 중에서 하이델베르크의 종교개혁과 직접 관련된 인물들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하이델베르크 구도심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 성.
구도심, 대학가. "황태자의 첫사랑"이라는 영화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공동 저자 "올레비아누스"가 사역했던 성령교회당.
이곳은 성당 벽을 등지고 각종 마켓이 자리잡고 있어서, 교회와 쇼핑몰의 콜라보를 보여준다. (응?)

마지막에도 "다른 그림 찾기"를 하나 더 제시하면서 하이델베르크 편을 마친다. 역시 2003년도에 사진을 찍었던 그 건물(왼쪽) 앞에서 다시 사진을 찍었다. 명패를 읽어보니 1572년 프랑스에서 망명한 어느 위그노가 세운 건물이었다. 1572년이면, 성 바르톨로매오 축일에 학살이 벌어졌던 바로 그 해이다......

건물 꼭대기에 적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문구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 2003년도 사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