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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떠난 유럽 종교개혁지 탐방의 마지막 코스이다. 얀 후스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 시내를 돌아다녔다. 프라하 성에도 오르고, 블타바 강(몰다우 강) 주변도 걸었다. 물론 프라하의 야경도 보았다.

프라하 성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언덕을 한참 올라야 하는데, 트램을 타면 힘들지 않고, 금방 올라간다.
이곳은 현재 대통령 집무실로도 쓰이고 있어서, 입장할 때 시큐리티를 통과한다. 하지만 무려 대통령이 있는 곳인데 생각보다 경비가 삼엄하지 않았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이곳 사람들은 별로 그런 걱정을 하지 않고, 대통령이 뭐 혹시 죽으면 또 뽑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ㄷㄷㄷ
내부에 성 비투스 대성당이 있다. 
규모가 객관적으로 볼 때 막 엄청난 것은 아닌데, 좁은 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무척 거대해 보였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목판인데, 카를교 위에 동상들이 안 보인다. 목판이 먼저 만들어졌다는 뜻.
어마어마한 자본이 들어간 듯, 무척 화려하다. 물론 나중에 스페인에 가보고, 프라하는 참 소박하고 검소하구나 생각했지만 ㅋㅋㅋ
사실 이 성당은 프라하 옛 왕궁과 거의 붙어있다시피 해서, 전체적으로 이 지역이 거대한 복합 건축물에 가깝다.   

 

이곳 왕궁은 종교개혁사와 관련해서 유명한 "1618년 프라하 창문 투척 사건"이 있었던 곳이다. 내가 갔을 때가 399주년이었던 셈이다. 신교 귀족들이 종교개혁을 탄압하던 황제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황제의 신료들과 비서관을 창밖으로 내던진 유명한 사건이다. 이렇게 말하면 낯설게 들리겠지만, 다음 그림을 보면 언제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한 느낌일 것이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었지만(세 사람이 떨어졌는데 기적적으로 살았음) 당시 귀족사회에서 이것은 ‘충분히 과격한 행동’이었고, 이 일을 계기로 어마어마한 신교도 탄압이 촉발되고 만다. 블타바 강이 보이는 정원 쪽으로 나가서 왼쪽을 보면 건물의 툭 튀어나온 부분이 보인다. (아래 지도 참조) 이곳 3층 창문에서 아래로 떨어졌다고 하니, 직접 보면서 그 높이를 가늠해보자.

 

성당 동편으로 계속 진행하면 골목길이 나타난다. 황금소로(Golden lane)라고 부르는 곳인데, 이름이 풍기는 아우라가 뭔가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소로'라는 말 자체가 좁은 골목길이란 뜻이고 '황금'이 붙은 이유는 (여러 설이 있긴 하지만... ㅎㅎㅎ) 이곳에 궁정 공예품을 만드는 공방이 많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황금소로를 빠져나오면 프라하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여기서 꼭 쉬어가자.
시내로 내려왔다.
하벨 전통시장. 프라하 관광 필수 코스.

 

이제 후스가 처음으로 설교하였다는 베들레헴 교회(The Bethlehem Chapel)를 가보자. 하벨 시장 근처에 인증샷 포인트 중에 하나가 ”매달린 지그문트 프로이트 동상“이라는 곳인데, 베들레헴 교회당도 바로 그 근처에 있다.

 

지금은 어느 대학의 소유가 되어 있어서, 대학에서 행사가 있거나 학생들 모임만 있어도 우선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관광객 입장이 종종 제한된다. 혹시 딱 그런 상황이었다면 (우리 경우가 그랬다!) 아쉬운대로 구글 스트리트를 이용하자. 내부를 360도로 볼 수 있도록 구글에서 친절하게도 사진을 찍어두었다.  https://goo.gl/maps/YoFEkC2PC972

우리 일행은 들어가보지 못하고 단체 인증샷만 찍었..

 

마지막으로 프라하 구시가 광장(Old Town Square)으로 갔다.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리는 곳이다.

이 움직이는 시계를 보겠다고 그 난리다.
뮌헨 시청앞 광장에 갔을 때 워낙 잘 만들어진 시계를 본 터라,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프라하에서 꼭 봐야 할 포인트라니 그냥 가기 섭섭 ㅎㅎ

보통 이 광장은 이렇게 관광객들이 시계탑을 보고, 광장 주위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씩 마시다가 떠나는 곳이다. 하지만 종교개혁 탐방팀은 발걸음을 빨리해서 광장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종교개혁 기념비를 보러 가야 한다.

광장에서 꼭 봐야 할 종교개혁자 후스의 동상.

후스의 개혁과 부당한 죽음은 수많은 보헤미안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갔고, 후스의 뒤를 이어 개혁과 저항운동이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도시가 앞의 글에서 찾아갔던 ”따보르“이다.

 

※ 프라하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에 적어보았다.

 

프라하: 후스, 그리고 케플러의 도시 - mytwelve

지금까지 이탈리아를 누볐다. 종교개혁 이전의 교회가 어떠했는지, 탐방의 배경 지식을 얻은 셈이다. 이제 본격적인 종교개혁의 현장으로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해보자. 시간 순으로 보면 그 첫걸음은 프라하가 적...

www.mytwelve.co.kr

 

프라하의 저녁이다. 일정상으로는 하루 전에 봤던 곳이지만, 블로그에 하나의 게시물로 올리면서, 사진 순서를 바꾸었다.

프라하 성 야경을 배경으로 우리 부부도 인증샷을 찍었다.

 


 

프라하를 끝으로, 영국 - 프랑스 - 스위스 - 독일 - 체코로 이어지는 종교개혁지 탐방의 대장정이 끝났다.

유럽 대륙의 상당 지역을 육로로 이동했다. ㄷㄷㄷ 

 

다시 생각하니 꽤 괜찮은 여행이었다. 그런데 왜 우리 부부는 실제로 여행을 하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을까. 그것은 강사 자격으로 따라간 탓이기도 했겠고, 우리가 그곳 현장에서 종교개혁지 탐방이라는 이름을 걸고 마주하기엔 불편한 모습들이 있어서이기도 했을 것이다.

관련하여, 이번 여행에 대한 아내의 "백자평"을 남기며 모든 글을 마무리한다.

"우리가 붙잡아야 할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반복하며 마음에 새긴다.
신을 섬긴다며 인간을 하찮게 여기고, 교회를 섬긴다며 삶을 하찮게 여긴 이들의 결국이 어떠한지도 함께 배웠다."

 

한국 교회가 종교개혁을 기념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짜로 개혁할 것을 개혁하는,
진정한 종교개혁의 그날이 오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