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사막의 밤하늘이다. 중딩 때부터 30년간 갈고 닦은 '별 사진' 찍는 온갖 기술이 축적되어 있으나(ㅋㅋㅋ) 밤이 되자 사막이 너무 추워서, 각잡고 앉아서 진득허니 찍지 못했다. 덜덜 떨면서 몇 장 냅다 찍고 들어왔다. 맨눈으로 본 하늘을 보여줄 수 없어서 참으로 괴롭다.
대략 이 사진들보다 백 배쯤 별이 더 많이 보이고, 천 배쯤 더 아름답다 상상하심 된다!
새벽이다. 사하라 사막에 왔는데, 지금 잠이 오겠나?!? ㅎㅎㅎ 옷을 껴입고 밖으로 나왔다.
RV 팀이 빠져나가고, 다시 조용해졌다. 떠오르는 태양을 만나러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사막 호텔에서 찍은 지도 그림 위에 색깔로 덧입혀 보았다. 왼쪽부터,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내려와서,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계곡들을 들르며 동쪽으로 이동했다. 동쪽 끝이 메르주가. 사하라 사막의 서쪽 끝 지점이다. 거기서 쭉 올라가면 페스로 통한다.
생명이 살 수 없는 곳 주위에서 며칠 지내면서 청아한 공기와 물빛 밤하늘을 말 그대로 만.끽. 했더니, 스트레스가 다 사라졌다. 이렇게 가끔씩 일상의 템포를 끊어주는 것이 너무도 소중함을 절감했다. 사막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이런 기회를 가져주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