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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탐험이라고 하니까 좀 웃기다... 오늘 동선은 미시시피강을 따라 남하하면서, 남북전쟁 주요 전적지와 플랜테이션 농장들을 거쳐, 루이지애나주의 주도인 배턴루지의 숙소까지 가는 것이다. 미시시피 강줄기를 따라 뻗은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중간중간 관심있는 곳을 들르며 하루를 보냈다.

미시시피주 지도를 보면, 왼쪽 아래가 루이지애나주. 저 가운데 주 경계선에 있는 빅스버그에서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결국 루이지애나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결론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로드트립다운 날이었다. 다만, 이곳이 미국의 가장 가난한 동네에 속해서, 돌이켜보면 미시시피&루이지애나 여행 그 자체가 썩 편하진 않았다. 그래도... 미국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어서... 결론은 좋았다!

 

맨 처음 방문한 곳은 '포트 깁슨'에 있는 First Presbyterian Church. 한국식으로 하면 '제일교회' 정도의 느낌을 주는 이런 이름은 지역마다 있는데, 특별히 이 교회는 미시시피 지역 전체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교회라고 한다. 사실 아침 산책을 겸해서 일찌감치 '성큰 트레일'에 가려고 계획했는데 지도를 잘못 파악해서 그냥 눈 앞에 먼저 나타난 교회부터 들렀다.

혹시 예배당 안에도 들어가볼 수 없을까 고민하던 그 순간, 뒷편 교육관에서 교인들이 어딘가에 가려고 우루루 쏟아져 나왔다. 주말 피크닉이 잡혔던 모양... 그들 중 한 분에게 방문 의도를 말하자 안내하시는 분이 근처에 산다면서 열쇠를 가지고 오도록 전화를 걸어주셨다. 조금만 늦었어도 못 들어갔을 듯. ㅎㅎㅎ

나가라고 하시는 거 아님 ㅋㅋ 예배당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지, 묻지도 않았는데 내부 구조와 장식 등을 설명해 주셨다.
심지어 줄을 당겨서 치는 교회 종을 쳐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중층으로 올라가서 교회 종을 쳐보았다. 괜히 마을사람들둥절 하셨겠... ㅎㅎㅎ


이어서, 과거에 미시시피강 지류가 흘렀던 흔적인 '성큰 트레일'을 방문하여 자연의 신비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찍먹해보았다. 수많은 산짐승과 사냥꾼들 그리고 도망치는 노예들이 사용했을 성큰트레일은 그 자체로 신비로웠다. 

원래 겁나 긴 길인데 짧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주차장 시설까지 잘 되어있음

위치 : https://maps.app.goo.gl/eEShWFfGebf1dtcY6

 

성큰 트레이스 · Port Gibson, MS 39150 미국

★★★★★ · 하이킹코스

www.google.co.kr

이런 장대한 숲길 중 한 포인트라고 봐도 되겠다.


다음은 윈저 루인스(윈저 저택의 폐허)에 방문했다.

당시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주 양쪽에 걸쳐 어마어마한 농장을 경영하던 부자가 어마어마한 대저택을 건축하고는 얄궂게도 고작 일주일 만에 죽어버렸고, 결국 저택도 불에 타서 완전히 무너져 버린 흔적이다. 흔적이라고 하지만 상당히 거대한 기둥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이런 저택과 농장을 경영하던 거부들이 이 지역에 많았을 것이고, 그 휘하(?)에 흑인 노예들이 노동력을 제공(이라고 쓰고 착취당함이라고 읽음)했을 것이다.

윈저 루인스를 오가는 길에 악어를 볼... 수 있을 뻔 했으나, 악어는 못 보고, 거북이인지 자라인지... 아무튼 파충류를 보긴 봤다.


다시 남하하다가, 나체스라는 동네에서 미시시피강을 넘어서 루이지애나 쪽으로 잠깐 건너가보았다. 다리 건너에는 수변공원이 있어서, 거기서 경치도 구경하면서 쉬고, 가볍게 점심도 먹...

...으려 했지만....

넓은 수변공원이 마련되어 있긴 있었는데... 문제는 여기엔 식당도 전혀 없고, 그 흔한 까페도 하나 없어서, 땡볕과 더위에 지친 우리는 그냥 자포자기 상태로 다시 다리를 건너 가장 가까운 맥도날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어컨 나오는 여기가 천국이여~~


다음으로 이 지역 인디언들의 과거 생활 터전이었던 빌리지 터에 방문했다.

먼저 방문자센터를 둘러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드문지, 직원이 우릴 보고 무척 반가워 하심;;) 

실제로 빌리지가 있던 공터(잔디밭)를 거닐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보....

...려 했지만, 역시나 너무 땡볕이었고 너무 더웠다.

한 15분 버티다가 후퇴......


다시 열심히 차를 달려서, 구글맵에서 미리 보아둔 플렌테이션 농장으로 들어갔다.

과거에 거대 목화농장을 운영했던 저택을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플렌테이션 체험 농장이다. 거금 12달러(둘이서 24달러)를 내고 가이드 투어를 받았다. 고급 저택을 방마다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다.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지만 대충 뭔 소린지 느낌으로 알아먹을 수 있는 정도의 설명이었다.

노예가 수작업으로 작동시키는 선풍기. 저거 우리나라 덕수궁 석조전에도 있더만..... 카피였어......
갖고싶은 방이 많았다...
고해성사소를 닮은 옷장과 공주님 방을 닮은 할머니 방
우아한 고급 목재 난간 계단 vs 노예들이 이용하는 좁고 가파른 계단
바깥어르신의 집무실. 조용히 들어왔다 나갈 수 있도록 별도의 현관이 마련된 방이다.
역시 별도의 건물에 마련된 주방. 과거에는 건물이 연결되어 있었다고 설명을 들은 것 같다.(영어가 딸려서 정확하진 않음)
가이드 투어를 마치고 돌아 나오면서 정원을 산책했다.
너무 덥다.. 여기까지...


오늘 참 먼 길을 달렸다. 오늘의 숙소 배턴루지의 허름한 모텔에 들어서면서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생각났다. 헐리우드 영화에 보면 항상 주인공네 가족이 망해서 집에서 쫓겨나 며칠 지낼 곳으로 이런 모텔을 고르곤 했는데... ㅎㅎ

분명 사진에서는 그럴듯한 수영장이었는데, 와보니 물이 없네~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로 저녁을 해결하고 빨래를 마치고 드러누워 쉬었다.

내일은 드디어 재즈와 블루스의 고향, 대망의 '뉴올리언즈'에 간다.

 

다음 글 보기 : [미국] 뉴올리언스 - 한 여름 찜통에 째즈와 블루스의 도시 돌아다니기 (tistory.com)

 

[미국] 뉴올리언스 - 한 여름 찜통에 째즈와 블루스의 도시 돌아다니기

어우 더워 ㅎㅎㅎ그냥 더운 정도가 아니라 푹푹 찐다. 이곳은 미시시피강 하류, 어마어마한 넓이의 삼각주 + 늪지대 비슷한 지역이라 습도가 무시무시하다. 배턴루지 숙소에서 1시간가량 고속화

joyanc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