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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로마 여행기록의 마지막 편이다. 날씨는 끝까지 좋다.
그동안 주로 고대 로마에 집중한 기록을 포스팅 했다면, 이번엔 중세와 르네상스의 로마를 주로 모아보았다.

로마 시내에서 반가운 봄볼로네를 만났다. ㅎㅎㅎ
로마에서 여러 날을 보내고 나니, 뭔가를 꼭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도시 자체를 그냥 걸으며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관광객이 많은 곳은 많은 곳대로, 한산한 곳은 한산한 곳대로 매력이 있었다.
이곳은 진실의 입인가 하는 사자 조각이 있는 곳... ㅋㅋㅋ 저거 하수구 뚜껑인데... 웨이팅 줄 보고 빵 터져서 돌아나왔다. 심지어 2유로 내야 함 ㅋㅋㅋ


내가 볼 때 로마가 특별한 이유는 이것이다. 고대 로마도 대단했고, 중세 로마도 대단했는데, 그 두 대단함이 한 공간에 중첩된 시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 천 년 위에, 그것을 고스란히 그대로 두고 중세 로마 천 년이 이루어졌고, 현대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완벽한 정복도, 완벽한 파괴도, 완벽한 재개발도 없었다는 것이, 로마는 물론 우리 인류에게도 천만다행이 아닐까 싶다.

왼쪽은 동네 골목 한 가운데 덩그러니 서있는 로마 시대 기둥, 오른쪽은 이스탄불에 있는 "지층" 건물 (응?)

 

그 대표적인 예를 하나 소개한다. 지난 번 여행 때 발견한 곳인데, 그땐 왠지 음침하고 무서워서 빨리 지나가버렸다. 이번엔 차분히 봤다.  

이곳은 과거에 고대 로마의 극장이었던 곳이다. 그 극장의 잔해 부분에 의지하여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았고, 그대로 독특한 형태의 마을이 되었다.
원래의 모습 및 오늘날의 골목길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는지 보여주는 그림. 너무나도 신기한 곳이다.
이게 뭔 소린지 이해에 도움을 주는 사진. 프랑스 아를의 고대 경기장이 중세 때 어떠했는지, 그리고 현대 일본 오사까의의 야구장이 다시 하나의 커뮤니티가 된 예.

위치는 다음과 같다. https://maps.app.goo.gl/4NvAKkJGjbw1SNub7

 

Edificio su cavea del teatro di Pompeo · Via di Grotta Pinta, 19, 00186 Roma RM, 이탈리아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kr


로마 시내 뚜벅이 여행의 매력 중 하나는...
이렇게 길을 걷다가 아무 성당이나 들어가도 나름대로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곳을 나만의 것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통로들을 발견하면...
거기서 맞닥뜨리는 뜻밖의 놀라움과 재미.
뭔가 허술하면서도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도시를 걷다보면 영혼의 자유를 느낄 수 있다. ^^
아내가 뭘 발견하고 부른다. 가보니...

이탈리아 북부에 갔을 때 들렀던 바사노 델 그라파가 여기서 갑자기 눈에 띄어 반가웠다. ^^

포폴로 광장. 지난 번 여행 때는 못 왔던 곳이라 와봤다.
광장 자체가 워낙에 의도적인 기하학적 계획도시의 일부라서, 성당도 쌍둥이 성당.

 

다시 조금 걸어서 스페인 광장 쪽으로 왔다.
로마에서 사람 많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곳 ㅎㅎㅎ
군밤을 지나치지 못하는 아내 ㅋㅋㅋ
그리고 이곳에는... 반가운 존재가 있다???
이탈리아 최초의 맥도날드 ㅎㅎㅎㅎ 1986년도 설립이다.

 

스페인 광장 주변은 정말 관광객의 홍수였다. 다음에 갈 곳 역시 로마에서 사람 많기로는 최고로 알아주는...
트레비 분수!
아니 근데 사람들이 여길 왜 오는지 나는 진짜 모르겠음... ㅎㅎㅎ (그러면서 사진은 찍고 있음...)
내가 예술을 볼 줄 모르는 것인지, 내 눈엔 다들 가스라이팅 당해서 홀린 듯 찾아오는 것으로 보임 ㅎㅎㅎ 여기가 뭐가 좋을까.
아무튼 이제 더 늦기 전에 중요한 마무리를 하러 가야 한다. 그것은 바로...
젤라또 맛보기 ㅋ


숙소로 돌아가는 길
실베스트로 광장에 마련된 종합 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로마는 항상 그 자리에 있고, 우리가 찾아가면 언제나 넉넉하게 받아준다. 아무리 관광객에 몸살을 알아도, 그게 자신들의 운명인 것을 알기에 불평하지 않는다. "투어리스트 고 홈!"을 외치는 어느 도시들과는 다르다. ㅎㅎㅎ 
그래서 나는 또 기회가 생기면 로마를 다시 찾을 듯하다. 이젠 꼭 뭔가를 해야 하는 것도 없으니, 더더욱 자유롭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