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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얼마만이냐 대체..) 덕분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도전을 맞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미국이랑 중국 사이의 알력다툼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한국의 기존 수출 시장을 뿌리부터 흔들었다. 2018년 트럼프 정부가 철강이랑 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기면서 EU랑 무역 갈등이 생겼고, 이게 한국 수출에도 영향을 줬던 것이 예고편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은 제3국들에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글로벌 무역 흐름의 불확실성을 더 키웠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서 이런 변화에 특히 약하다.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은 미국과 중국이었는데, 최근 미국이 최대 수출 시장으로 올라섰다. (US Overtakes China as South Korea’s Top Export Market - Bloomberg). 평소같으면 한국에게 좋은 뉴스였겠지만, 보호무역주의 시대를 본격 맞이하는 지금으로서 이는 시장 다각화의 필요성 측면에서 한국에게 리스크가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수출 시장을 나눠서 위험을 줄여야 한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그동안 솔직히 말해서 꿀을 빨았다. 하지만 이제는 동남아시아(베트남, 싱가포르), 중동, 아프리카 같은 신흥 시장으로 더 들어가지 않으면 정말로 큰 코 다친다.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같은 다자간 무역 협정을 통해 아시아 안에서 시장 접근성을 서둘러 키워야 한다.

물론 한국은 첨단 기술과 혁신으로 잘 알려진 선진국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십 수년 동안 그 발전 속도가 다소 정체된 느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은 커져만 가는데 한국의 존재감은 생각보다 미미하다. 현재까지는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산업에서 강점이 있지만, AI, 바이오테크놀로지, 신재생에너지 같은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더 빨리 전환해야 한다. K-컬처(게임, K-POP, 드라마) 수출에 더욱 힘을 모으고, Ai 시대에 맞는 반도체 등의 제품군을 다변화 시키고, Ai 관련 소프트웨어 산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부가 세금 혜택, 연구 보조금, 산학협력 등의 정책을 밀어주면 이런 노력을 더 도울 수 있다. 특히 AI 관련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정책만 잘 따라준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역량은 아직 한국의 기업들에겐 남아있다. (How South Korea Is Honing a Competitive Edge |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이를 위해 정부가 산업체에 자본과 제도 차원에서 지원을 더 강하게 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저리 대출, 보조금, 스마트 팩토리 기술 도입 지원 등은 경제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IT 분야에서 국내 시장을 주로 겨냥하던 습성을 버리고,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야 한다. 2023년 10월에 EU랑 디지털 무역 협정 협상이 시작됐는데, 이건 디지털 경제에서 경쟁력을 키울 기회였다. (EU trade relations with South Korea). 이미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고 있는 나라들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윈윈 전략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또,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현재의 철강, 화학, 자동차 같은 기존 산업을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그 자산을 아직 가치가 있을 때 신산업 동력으로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물론 충격파가 있겠지만,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길게 봤을 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일본의 SONY가 사업부문에 금융사업을 적극 추가한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다.)

이러한 노력에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신재생에너지이다. Ai와 같은 신 성장 산업이 한국 경제의 새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재생 가능 에너지 비율을 대폭 늘여야 한다. 이는 RE100 등 수출 조건을 맞추기 위함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South Korea needs to accelerate renewable energy adoption to fuel Artificial Intelligence (AI) and semiconductor sectors | IEEFA). 더 미룰 때가 아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두서없이 적은 것을 표로 정리해본다.

수출 시장 다각화
신흥 시장 FTA 확대, 아시아 및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강화
경쟁력 강화
R&D 투자 늘리기, 세금 혜택 주기, 산학 협력 밀어주기
전략적 무역 협정
새 디지털 무역 협정 협상, 보호무역 국가들과 대화 채널 유지
국내 산업 지원
중소기업 지원, 저리 대출, 스마트 팩토리 기술 도입 지원
고부가 가치 전환
K-컬처 수출 키우기, AI 소프트웨어 서비스 개발, 고부가 제품 생산 늘리기
신산업 탐구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 AI 스타트업 생태계 만들기, R&D 투자